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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란의 여왕’ 서지수의 스타일기 <8>

  • 윤아름 기자 imora@kyunghyang.com
  • 입력 2005.06.13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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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티팬으로 인해 한 때는 심한 우울증세, “게임하기 싫어!”
지수는 SouL팀에 합류하면서 팀의 일원으로 각종 경기에 참가하게 된다. 이때부터 지수는 집에서 재미로 게임만 즐기던 때와는 달리 실제로 선수들과 직접 만나 경기를 즐기는 것은 상황이 다르다는 것을 절로 깨닫게 됐다. 자신의 종족을 테란으로 바꾸면서 그 어려움은 더욱 커졌다. 게다가 워낙 내성적이엇던 성격 탓에 무대에 올라가면 그 긴장감에 연습한 것만큼 제 실력이 나오지 않아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김은동 감독은 지수의 그런 성격을 극복하기 위해 가급적 많은 경기에 내보내 경험을 쌓게 했다. 이 때문에 지수는 작년 1월, 광주 여성부 리그에서 꿈에 그리던 첫 우승을 따내고 말았다. “누구라도 이기고 싶었어요. 만약 경기를 했는데 제가 지게 되면 밤에 잠이 오지 않더라구요. 그럼 이길 때까지 몇번이고 경기를 하고 또 하고 반복했죠. 승부욕은 정말 대단했어요”

여기에 출전한 지수를 본 사람들은 어린 소녀의 놀라운 게임 실력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 동시에 팬 카페가 생기면서 지수에게 관심을 보이는 이들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경기가 있을 때마다 하루에 2천명씩 늘어나는 팬들을 보는 즐거움이 지수에게도 생겨난 것이다. “솔직히 사람들이 보기에 수준이하의 경기였을 거예요. 일방적으로 지거나 이기거나 였으니까...그런데도 제가 어리니까 귀엽게 봐주시는 분들이 많았던 것 같아요. 처음 팬 카페가 생겼을 때 얼마나 신기했던지... (웃음)”

하지만 지수에 대해 비판적인 시선도 많았다. 남자게이머들이 대부분인 가운데 지수가 독보적으로 그 사이에 끼어있다는 것에 대해 질투를 느끼는 팬들이 많았던 것. 이로 인해 ‘서지수 안티 카페’가 생겨날 정도였다. ‘인기 많은 남자 선수들에게 친한 척 한다’,’게임도 못하면서 꾸미는 것만 좋아한다’ 등의 비하 발언이 쏟아지자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어 한 지수는 급기야 거식증에 우울증까지 겹쳐지고 말았다.

“차라리 외국에 나가서 혼자 살고 싶다는 생각까지 했어요. 가장 힘들었던 것은 제 게임에 대해서 사람들이 욕할 때였죠. 이겨도 ‘게임을 잘 해서 이겼구나’가 아니라 ‘상대편 여자 선수보다 연습할 시간이 많아서’라고 단정지을 때가 제일 듣기 싫었어요. 저를 제외하고 다른 선수들은 학교를 다니거나 직장을 다니고 있으니까요. 게임을 접고 저에 대해 아무도 몰랐을 때로 돌아가고 싶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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