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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신저그’ 박성준의 스타일기 <2>

  • 윤아름 기자 imora@kyunghyang.com
  • 입력 2005.07.11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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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모따라 처음 간 오락실, 4살 때부터 ‘오락실 붙박이’
형제가 없어서 또래 친구들과 만나서 노는 것 외에 재미있는 놀이가 없었던 박성준은 고모를 따라 처음 오락실에 가게 되면서 그곳 붙박이가 되버렸다. 성준은 군것질하라고 할아버지 할머니가 주는 용돈을 50원, 100원씩 모을 때마다 오락실로 달려갔다. 고모가 없어도 친구들이 가기 싫다고 말해도 혼자 가서 몇 시간이고 앉아 게임을 즐겼다. 이 4살배기 꼬마가 주로 했던 게임은 스트리트 파이터와 갤로그. 급기야 성준은 용돈이 다 떨어지면 직접 가서 ‘할아버지, 100원만 주세요’라고 조르기까지 했다.

“하도 오락실을 가길래 언젠가 한번 조립식 로봇을 사준 적이 있어요. 한참을 만지작 거리는가 싶더니 조립부품을 들고 ‘아빠가 만들어줘’ 하더군요. 그런데 오락실에 가면 50원 하나를 들고 가서 두, 세시간은 주욱 앉아있으니 용하다 싶었죠. 오죽했으면 오락실 주인이 저한테 ‘아들 좀 데리고 가세요’라고 혀를 내둘렀겠어요.”

이에 오락실에 매번 가는 것도 염려스러웠던 성준의 어머니는 성준을 여러 종류의 학원에 내보내기 시작했다. 뭔가 오락 말고도 다른 데에 재미를 붙였으면 하는 바램에서였다. 조립식 로봇을 잘 못 만질 정도로 손재주가 없었던 성준이는 이와는 반대로 피아노에 또다른 소질을 드러냈다. 피아노 경연대회에 나가 수상을 한 경력이 있을 정도. “지금와서 얘기하면 다들 의외라는 말을 많이 하세요. 저랑 피아노랑 별로 어울리지 않나봐요. (웃음) 솔직히 여러 군데 학원을 다니긴 했지만 어려서 그랬는지 놀러다니는 기분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도 피아노는 제가 생각해도 배운 보람이 있었어요. ‘체르니30’까지 쳤다니까요.”

성준의 부모님은 외동 아들이 내성적이지 않고 활발하고 씩씩하게 자라는 것에 안도했지만 형제가 없는 것에 대해 미안한 마음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한번은 성준을 재우고 모든 식구들이 외식을 나간 사이 잠에서 깨어난 성준이 자신 말고 집에 아무도 없다는 사실을 알고 울고 불고 난리를 피운 적도 있었다고. 식사를 마치고 돌아온 가족들은 울고 있는 성준을 보고 한참을 달래주느라 애를 먹었다. 이 때부터 어린 성준은 집에 혼자 있다가 무서운 생각이 들면 텔레비전을 틀어놓거나 온 집에 불을 켜두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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