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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 200명에게 물었다 | “우리아이가 이 게임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 김상현 기자 AAA@kyunghyang.com
  • 입력 2005.07.25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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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이 기다려지는 이유는 휴가와 방학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직장인들은 휴가 계획으로 아이들은 방학 때 무엇을 할까라는 행복한 고민에 빠진다. 그러나 학부모 입장에서 방학이 그렇게 달갑지만은 않다. 그 동안 밀린 공부에 대한 보충과 아이들의 안전 사고 등 신경 쓸 일이 많기 때문이다.

한 조사기관에서 발표한 결과를 보면 아이들이 방학 때 가장 하고 싶은 일로 게임을 1위로 뽑았다. 하루에 하고 싶은 시간도 5시간 이상이 1위를 차지했다. 학부모들 입장에서 이 결과가 못 마땅한 것이 사실이다. 알찬 방학을 계획해서 다음 학기를 준비할 생각은 하지 않고 게임이라니. 그래서 준비했다. ‘우리아이가 이 게임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주제로 학부모 200명에게 물었다.

조사는 지난 11일부터 14일까지 4일간 서울에 사는 초·중학생 학부모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했고 어머니가 70%(140명), 아버지가 30%(60명)으로 신뢰도 95%, 표본오차는 3%다. ‘저출산시대’로 접어들면서 아이들 출산이 평균 1명이 되지 않고 있다. 그렇기에 “내 아이만큼은 최고로 키우고 싶다”라는 학부모들의 말은 당연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현실은 또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 어려운 경제사정으로 맞벌이를 하지 않으면 생활이 힘든 가정이 대부분이다.

결국 아이들은 하교 후 집에 혼자 남는 경우가 많다. 이때 아이들이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문화가 PC문화다 PC문화에서도 빠지게 되는 것이 게임이다. 학부모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이 바로 내 아이가 게임에 중독되는 일이다.

■ ‘게임이 학습과 생활에 악영향을 미친다’
+ 예 : 92%(184명)
+ 아니오 : 8%(16명)

학부모들 조사 인원 92%가 게임이 학습과 생활에 악영향을 미친다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림동에 사는 김혜숙 학부모는 “하교 후 학원 갈 생각도 안하고 게임에만 미쳐있는 아들을 보면 속에서 분통이 터져요”라고 게임중독이 아이들에게 심각한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8%의 소수 의견으로 게임이 꼭 악영향만 주는 것은 아니다라고 대답한 학부모들은 아이들의 스트레스 해소 및 학습효과에 촉매제를 한다는 정반대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의외로 젊은 학부모들이 더 게임에 대해서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 ‘우리아이가 이 게임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 1위 : 스타크래프트 34% (68명)
+ 2위 : 메이플 스토리 30% (60명)
+ 3위 : 카트라이더 25% (50명)
+ 4위 : 모든 게임 6% (12명)
+ 5위 : 기타 5% (10명)

‘우리아이가 이 게임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는 설문에서 1위는 스타크래프트였다. 아이가 미성 초등학교에 다니는 이진희 학부모는 “밥도 안 먹고 이 게임을 해요. 처음에는 무슨 게임인지도 몰랐는데, 게임 방송에서 나오는 걸보고 스타크래프트라는 것도 알았어요. 질리지도 안나봐요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하네요”라고 하소연을 했다. 아이들이 가장 먼저 게임을 배우는 단계가 바로 이 스타크래프트다. 가장 쉽게 접할 수 있고 집에 대부분 ‘스타크래프트’가 설치돼 있기 때문이다.

2위로는 최고 동접자 수를 갈아치우고 있는 메이플 스토리가 차지했다. 특히, 초·중학생들에게는 가히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이번 조사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3위는 메이플보다는 5% 낮은 25%로 카트라이더가 차지했다. 공교롭게도 1위를 차지한 스타크래프트를 제외하고 2,3위를 차지한 게임 모두 넥슨에서 서비스를 하고 있는 게임이였다.

4위는 게임은 무조건 안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으로 12명의 학부모가 대답했다.

5위 기타 의견으로 리니지, 뮤 등 MMORPG를 꼽았으며, 그 중 몇몇 학부모들은 아이가 현금거래를 한 사실까지 알았다고 했다.

■ '방학중 게임플레이 시간은, 이 시간이 적당하다’
+ 1위 : 2시간 - 60% (120명)
+ 2위 :1시간 - 22% (44명)
+ 3위 : 안 했으면 좋겠다. 15% (30명)
+ 4위 : 3시간 - 3% (6명)

방학중 자녀들의 게임플레이 시간을 물어본 설문 조사에서는 1위가 2시간으로 전체 응답자의 60%가 답했다. 딸아이가 ‘화곡중학교’에 다니는 김희수 학부모는 “아예 게임을 안 하게 할 수는 없죠. 아이들도 스트레스를 풀 때가 필요하죠. 하루에 2시간정도는 적당하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2위는 1시간으로 게임보다는 PC를 활용해 인터넷 정보 검색을 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비췄다.

3위는 안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으로 전체 인원의 15%가 답했고 PC를 방학동안만이라도 치워버릴까 고민중이라고 까지 이야기했다. 4위를 차지한 3시간은 방학인데, 규칙적인 생활 속에서 3시간 정도는 허용 가능하다고 말했다.

게임의 순기능이니 역기능이니 대해서는 그 동안 많은 논란이 있었고 아직까지 확실한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다. 이번 조사 역시 게임의 영향에 대한 조사는 아니다. 방학을 맞아 학생들과 다르게 생각하는 학부모들의 생각을 알아보려는 의도로 설문을 실시한 것이다.

학부모들의 경우 게임에 대해서 부정적인 면이 더 많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게임명만 알고 있지 사실 그 게임이 어떻게 하는 것이고 무엇을 다룬 것인가에 대해서는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아이들이 많이 하는 게임이 그냥 싫다는 분위기였고 그래서 그 게임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역으로 생각하면, 결국 학부모들이 싫어하는 게임이 요즘 아이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게임이라고 보여진다. ‘무조건 안 된다’는 말로 아이들을 윽박지르는 것보다 그 게임에 대해서 알아보고 어떤 측면이 좋고 어떤 측면이 나쁜 것인가에 대해서 아이들과 대화를 갖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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