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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 공대생 200명에게 물었다] “이 게임이 수업이었으면 좋겠다”

  • 김상현 기자 AAA@kyunghyang.com
  • 입력 2005.09.12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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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강이다. 꿈 같던 여름 방학을 마치고 썰렁했던 강의실이 학생들로 붐비고 있다. 그 동안 못 봤던 선, 후배들과의 만남도 잠시. 학교 일정에 맞추어 전쟁이 시작된다. 수강 신청부터 도서관 자리까지. 무엇보다 그 동안 해이 해졌던 마음을 고쳐 잡고 수업을 듣는 것이 가장 큰 고충일 것이다.

수업은 시작 됐지만, 여름방학의 여파로 몸은 피로하고 마음은 콩밭에 가있는 그들. 대부분의 학생들이 그렇겠지만, 특히 공대생들의 경우 그 일정이 더 빡빡하다. 수업 첫날부터 나오는 리포트 및 강의계획서를 보면서 내가 왜 공대를 왔을까하며 눈물을 흘린다. 어려운 수업일수록 그 정도는 심하다. 이런 수업이 게임으로 대체된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한번쯤은 상상해 봤을 주제로 공대생들에게 질문해봤다.

공대생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단무지'다
'단 : 단순하다', '무 : 무식하다', '지 : 지랄같다'라는 말로 단순하면서 무식한데 성격까지 좋지 않다는 말이다. 그러나 위의 말은 잘못된 판단이다. 공대생들은 수학에 능통하고 논리적인 판단능력이 뛰어나다. 대부분 전공 수업은 원서(영어)로 된 교재로 공부해 영어실력도 떨어지지 않는다. IT산업의 발달과 함께 경제적인 흐름에 대한 혜안을 가지고 있다. 성격은 개인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시원시원하게 '쿨(COOL)'한 편이다. 이런 장점을 바탕으로 어려운 취업난 속에서 공대생들은 선전하고 있다. IT산업의 강세에 따른 측면을 무시 할 수 없겠지만, 그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본다. 그들에 대해 좀더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자.

≫ 강신관 학생의 시간표(월요일 기준)
+ 6시 - 7시 : 기상 및 세면, 아침식사
+ 7시 - 8시 30분 : 대중교통을 이용해 학교에 도착
+ 8시 30분 - 9시 : 공대 열람실에 자리를 잡음
+ 9시 - 12시 : 전공 수업
+ 12시 - 1시 : 점심식사 및 휴식
+ 1시 30분 - 3시 : 전공 수업
+ 3시 - 4시 30분 : 교양 수업
+ 5시 - 6시 : 저녁식사 및 휴식
+ 6시 - 10시 : 열람실에서 토익 및 학과 공부
+ 10시 - 11시 30분 : 학교에서 집으로
+ 11시 30분 - 12시 : 세면
+ 12시 - 6시 : 수면

▲ 전공 수업은 하루에 3시간 이상, 복습 철저히
"전공 수업은 빠지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한번 빠지면 진도 맞추는데 어렵거든요"라고 말하는 강신관 학생은 00학번, 산업공학도다. "시험 범위가 매우 넓고 원서로 수업하는 전공들이 많아서 예습은 못해도 그 날 배운 내용은 복습을 합니다"라며 전공 수업은 자신뿐만 아니라 다 열심히 한다고 덧붙였다.

▲ 틈틈이 어학 공부도
"공대생이라고 해서 영어를 못해도 된다는 말은 예전 말입니다. 대부분의 기업들(대기업, 중소기업 포함)토익 점수를 서류전형에서 보기 때문에 기본 이상 점수를 꼭 획득해야 합니다." 공대생들에게 어학연수 또한 필수항목 중 하나라고 어학에 대한 점을 강조했다.

▲ 열람실 자리 쟁탈전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 공대 내에 있는 열람실을 많이 이용합니다. 중앙도서관까지 거리가 좀 멀어서 공대 내에 열람실은 연일 만원입니다." 이번 기사로 공대 열람실 확장이 좀 됐으면 하는 바람을 비췄다. 수업 시간을 제외하고는 열람실 및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는 공대생들이 대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전체적인 일정을 분석해 보면, 일단 대학생활에서 더 이상 '먹고 대학생'은 사라진 듯 보인다. 1학년들도 '대학만 오면 끝이다'라는 생각에서 벋어나 공부에 매진하는 모습을 이번 조사를 통해 알 수 있었다. 강신관 학생과 같이 3학년 학생들은 취업에 대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수업과 어학 및 타 공부를 같이 해야하는 것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수업만이라도 좀 편했으면 좋겠는데, 다른 것들과 같이 준비해야하는 것이 너무나 힘드네요."

≫ "이 게임이 수업이었으면 좋겠다"
1위 카트라이더 82명 (41%)
2위 프리스타일 76명 (38%)
3위 스타크래프트 20명 (10%)
4위 스페셜포스 12명 (6%)
5위 기타 10명(5%)

■ 1위 카트라이더 82명 (41%)
1위는 레이싱 게임인 카트라이더가 차지했다. 상반기 사건들이 많았지만, 대학생들에게 아직까지 큰 인기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유로는 ·빠른 시간 내에 끝낼 수 있는 게임이여서. ·4자동차의 역학적 움직임을 알 수 있어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게임이기 때문에. 등등 다양한 의견들을 보였다. 특히, 자동차와 관련된 게임이어서 인지 기계공학과 학생들의 지지가 높았다.

■ 2위 프리스타일 76명 (38%)
'힙훕'을 소재로 한 농구게임, 프리스타일이 1위와 근소한 차이로 2위를 차지했다. 공대생들이 가장 많이 즐기는 스포츠인 농구라는 장르를 게임화 했다는 것에서 큰 인기를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유로는 ·경기 시간이 정해져 있어서, ·수업 시간에 하기에 좋다. ·팀간에 팀웍을 다질 수 있어서. 그냥 요즘 가장 많이 하는 게임이어서 등의 의견이 나왔다. 직접 몸으로 뛰는 농구가 게임보다 좋다라는 의견도 보였다.

■ 3위 스타크래프트 20명 (10%)
전략시뮬레이션의 교과서인 스타크래프트가 전체 인원의 10%가 뽑아 3위를 차지했다. 이유로는 ·공대생이면 역시 전략적인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스타크래프트에 나온 기계들을 만들고 싶어서. ·배경이 공대생의 이미지와 맞는 것 같아서. 등의 의견이 나왔다. 그 동안 대학생들에게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었지만, 다른 캐쥬얼 및 하이브리드 장르에 밀려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 4위 스페셜포스 12명 (6%)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FPS게임인 스페셜포스가 적은 지지율이지만, 4위에 등극했다. 이유로는 ·예비역으로 사격만큼은 자신 있어서. ·받은 스트레스를 확 날려버릴 수 있어서. 등의 의견이 보였다.

■ 5위 기타 10명 (5%)
기타 의견으로는 거상, 군주 등 교육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게임들이 뽑혔다. "두둑한 배짱을 키워주며, 돈에 대한 관념을 명확히 해주므로 공대생에게는 꼭 필요하다"라는 재미있는 답변을 한 학생도 있었다. 설문조사 결과 공대생들도 대부분 타 학과 학생들과 같이 게임을 즐기고있었으나 많은 시간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결과는 요즘 유행하는 게임과 거의 흡사했다.

수업이 게임으로 대체 될 수는 없다. 여름방학이 끝나고 다시 수업을 듣기에 힘들어하는 공대생들에게 조금이나마 유쾌한 상상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하는 취지에서 설문을 진행했다. 이번 글로 취업난과 공부에 시달리던 학생들이 한번 웃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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