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 아르바이트생에 묻다] PC방에서 이런 사람이 제일 싫다
[PC방 아르바이트생에 묻다] PC방에서 이런 사람이 제일 싫다
  • 김상현 기자
  • 승인 2006.04.24 09: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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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가장 각광받는 아르바이트 직종 중 하나가 바로 PC방 아르바이트다. 육체적으로 힘든 일이 거의 없고 전문적인 지식이 없이도 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 이외에 온라인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PC방 아르바이트는 금상첨화다. 그러나 그들도 힘들 때가 있다고 말한다. 만취한 손님, 커피를 키보드에 엎지르는 손님, 담뱃재를 아무 곳에 버리는 손님 등. 그렇게 쉬운 직업만은 아니라고 말하는 그들. 과연 그들이 뽑은 PC방 꼴불견은 무엇일까. PC방 아르바이트생 200명에게 직격 설문을 통해 알아봤다.

■ 어떻게 설문을 진행했나?
지난 4월 10일부터 4월 14일, 5일 간에 걸쳐 PC방 아르바이트 종사자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했다. 프렌차이즈 PC방 100명의 아르바이트생과 개인 PC방 아르바이트생 100명을 대상으로 조사했으며, 기존 PC방에서 아르바이트를 경험했던 사람들도 포함을 시켰음을 밝힌다.

PC방의 역사
PC방의 태동은 지난 1995년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현재 우리가 PC방이라고 부르는 공간의 모태는 인터넷 카페로부터 출발한다. 그 당시 인터넷 카페라는 용어조차 생소했다. 차를 마시면서 간단한 통신을 할 수 있는 장소로 ‘통신카페’, 혹은 대학가에 워드프로세싱을 위한 공간이 전부였다. 이런 과정을 밟아 나가면서 96년 말부터 차츰 PC방의 모습을 갖추게된다. 우리나라 최초의 PC방 가운데 하나는 부산에서 시작해 서울 신촌으로 자리를 옮긴 ‘슬기방’이다.

‘슬기방’이 PC방의 효시로 인정받는 이유는 최초로 PC에 ‘커맨드 앤 컨커’(Command&Conquer)라는 게임을 설치, 사용자에게 멀티플레이(Multi Play)환경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이때만 해도 PC방에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부족해, 호응은 그리 크지 않았다. 콘텐츠의 부족으로 사양 서비스업으로 접어들 뻔한 PC방을 구원한 것은 스타크래프트. 1998년 스타크래프트의 출시는 PC방을 전 국민들이 게임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대중화시킨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한다. 이후 2000년 전국적으로 2만여개의 PC방이 생기고 방송 CF에서 스타크래프트 고수들을 볼 수 있게 된다.

PC방의 산업이 게임산업의 가장 큰 토대를 구축한 업적으로는 ▲ 네트워크 기반 설립 ▲ 유저들에게 게임을 직접 유통(개발사와 유저간에 창구 역할) ▲ 게임의 양성화, 크게 이 3가지를 들 수 있다. PC방의 붐과 함께, PC(개인용 컴퓨터)보급률은 급격하게 증가하였고 가정에서도 한가정 한 대의 PC가 보편화되기 시작한다. 이와 더불어 인터넷 전용선의 보급이 활발하게 이어졌다. 현재 온라인게임 시장의 기반인 네트워크가 바로 이 시기에 이뤄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게임에 대한 정보를 PC방에서 얻는다는 유저들이 증가하면서 PC방은 개발사와 유저들간의 창구 역할을 하기에 이른다. 그간 블랙마켓의 대명사로 불리던 게임 역시 PC방의 붐과 함께 음지에서 양지로 이동했으며 하나의 문화 코드로 자리잡아갔다. 특히, 대학가를 중심으로 급속도로 퍼진 PC방은 젊은 층의 코드로 자리매김 했다. 이렇듯 PC방은 게임산업의 전반적인 인식구조의 개선과 함께 게임산업의 기틀(특히, 온라인 기반 게임)을 마련하게 된다.

1997년 태동, 1998년 스타크래프트와 함께 붐을 일으켰던, PC방은 1999년과 2000년에 가장 큰 전성기를 누리게된다. 스타크래프트의 꾸준한 인기와 함께 MMORPG(대규모 멀티플레이어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의 콘텐츠가 추가되면서 다양한 게임을 제공. PC방은 최고의 서비스 산업으로 부상하게 된다.

≫ PC방 꼴불견 BEST5
1위 만취상태로 입장한 손님 38%(76명)
2위 24시간 이상 게임 하는 손님 22%(44명)
3위 사운드 볼륨을 조절 못하는 손님 18%(36명)
4위 금연석에서 담배 피는 손님 12%(24명)
5위 돈을 지불하지 않고 가는 손님 10%(20명)

1위 만취상태 손님
PC방 꼴불견 대망의 1위는 만취상태의 손님으로 전체 인원의 38%가 답했다. 최근 대중교통 수단이 끊겼을 때, 여관이나 찜질방 대신 PC방을 이용한다는 조사가 있었다. 지역마다 차이는 있지만, 시간 당 1,000원에서 1,500원이면 이용이 가능하다. 저렴한 가격 때문에 첫차가 다닐 때까지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만취상태로 PC방을 이용한다는 점.

설문에 응답했던 대부분의 아르바이트생들은 “PC방은 절대 여관이 아니다”며 “술 취한 상태로 제발 들어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술을 먹고 자는 것까지는 봐줄 수 있지만, 와서 난동을 피우는 손님이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만취상태로 다른 손님들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가 많았으며, 아르바이트생들에게 시비는 물론, 폭력을 행사하는 경우도 있다고 그들은 전했다. 심한 경우 경찰까지 부르는 사태가 벌어진다는 것. 키보드에 구토를 하는 취객도 있다고 답했다. 설문자들 대부분, 취객을 받고 싶지 않지만, 특별한 제재 방법이 없어 알고도 당하는 경구가 많았다. 응답자들은 찜질방처럼, 취객 손님은 입장이 불가능하다는 문구를 PC방에도 붙였으면 좋겠다고 입 모았다.

2위 24시간 이상 게임 하는 손님
‘24시간 이상 게임 하는 손님’이 44명이 응답하면서 2위에 뽑혔다. 게임방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경우도 있어 아르바이트생들의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라는 것이 응답자들의 중론. 대부분 PC방들이 3교대에서 2교대로 일을 하는데, 다음날 같은 자리에 수북하게 쌓여있는 담배와 음식물 찌꺼기들을 보면 짜증이 난다는 것. 심한 경우 3일 동안 같은 자리에서 먹고 자고 게임만을 반복하는 손님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렇게 게임을 하다 보니, 중간중간 치워도 자리가 지저분하고 씻지를 않아서 심한 악취까지 난다고 대답했다.

아무리 게임이 좋아도 PC방도 공공장소인데, 청소년들에게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교육에도 악영향을 미친다고 입 모았다. PC방을 이용하는 손님이기에 싫다는 기색도 할 수 없고 이런 유의 손님이 들어오면 난감하다고 말했다. 설문자 중 한 명은 “나도 게임을 좋아하지만, 24시간 이상 게임을 하는 손님을 보면 게임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자신은 모르겠지만, 옆자리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라며 자제를 부탁한다고 충고했다.

3위 사운드 볼륨을 조절 못 하는 손님
3위는 PC방에서 스피커를 매우 크게 틀어놓는 손님이 뽑혔다. 특히, 최근 FPS 열풍이 불면서 다른 손님들에게 심각한 피해를 준다는 것이 응답자들의 중론. 자신의 안방인지 공공장소인지 구분하지 못하고 음악을 PC방 전체가 들리게 켜놓는 손님들이 꼴불견인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자들은 “그런 손님들은 가서 볼륨을 줄이라고 하면 대부분 말을 듣지 않는다”며 “오히려 내가 내돈 주고 게임 하는데 무슨 상관이냐고 오히려 따지는 경우가 많다”고 답했다.

볼륨 문제로 옆자리 손님과 시비가 붙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크게 다투면 주먹까지도 오가는 사태가 발생한다고 응답했다. 특히, 젊은 층 이용자가 볼륨을 크게 높이고 게임을 한다고 답했다. 아르바이트생이 강제 퇴장 조치도 할 수 없어 그 피해는 고스란히 다른 이용자들이 감수해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4위 금연석에서 담배 피는 손님
4위는 금연석에서 담배를 피는 손님이 차지했다. 현재 PC방과 만화방 등의 금연구역을 ‘1/2’ 이상을 만들어야하는 것이 법으로 지정되어 있다. 그러나 PC방의 경우 심야 시간이 되면 금연석과 흡연석을 나누어 놓은 것이 무색할 정도로 구분이 안 된다는 것이 그들의 의견. 금연석에서 흡연을 하는 손님에게 흡연을 못하게 하면, “걸리면 벌금을 자신이 내면 될 것 아니냐”며 큰소리 치는 이용자가 많다고 응답자들이 답했다. 심야시간이라도 여성 이용자나 금연 이용자들에게 큰 피해가 갈 수 있어 문제의 심각성이 대두됐다.

그러나 이번 경우도 아르바이트생의 강제적인 제재 역시 한계가 있어 뚜렷하게 해결하지 못하는 것이 사실. 설문자 중 한명은 “이 상태로 간다면 차라리 전체 금연구역을 설정하던지 전체 완전금연을 실시 하던지 둘중 하나를 해야 할 것 같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공공장소인 만큼, 제발 선진 국민답게 룰을 지켜줬으면 좋겠다고 응답자들 대부분이 의견을 적었다.

5위 돈을 지불하지 않고 가는 손님
5위는 PC방을 이용하고 돈을 지불하지 않는 손님이 뽑혔다. 아르바이트생이 다른 일에 몰두하고 있을 때, 슬그머니 나간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이 밖에 PC방과 화장실이 따로 분리된 경우 그 피해는 더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응답자는 “화장실까지 따라 갈 수도 없는 노릇이고 이용 대금을 못 받을 경우 아르바이트생 실수로 인정, 자신이 배상해야 한다”고 한탄했다. 4일 동안 게임을 하다가 중간에 도망가는 이용자가 있어 2위를 차지한 24시간 이상 게임을 하는 손님들이 PC방 이용료를 지불하지 않고 도망가는 경우 중복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경우 액수가 커져 월급에서 그 비용이 제외돼, 속이 타는 경우가 한두번이 아니었다는 것이 그들의 중론. 이런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 장시간 이용자들에 한해서 중간 정산을 하는 PC방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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