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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게임 유저 100명에게 물었다] "당신의 PC방 선택 기준은?"

  • 김상현 기자 AAA@kyunghyang.com
  • 입력 2006.07.03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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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하는 장소에서 문화공간으로 변모한 PC방. 2005년 여러 사건들을 거치면서 PC방들이 변해가고 있다. 고객의 눈높이에 맞추는 서비스는 물론, 업소환경에 대한 문제까지 단순히 고객을 기다리는 것에서 벗어나 고객을 한 명이라도 유치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 사실. 컴퓨터 사양에 대한 업그레이드는 기본적인 사항이 돼버렸고 담배 연기로 눈살을 찌푸리는 고객이 없도록, 환풍기의 위치를 보정하면서 수를 늘리고 있다. 고객들이 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온라인 게임 유저들이 원하는 PC방은 어떤 모습일까. 유저 100명이 원하는 PC방 그 모습을 설문을 통해 알아봤다.

■ 어떻게 선정했나?
지난 6월 20일부터 6월 23일, 4일 간에 걸쳐 온라인 게임 동회에 회원들을 주축으로 100명을 랜덤하게 뽑아 설문을 진행했다. 대상자는 온라인 게임을 1개 이상 플레이하는 유저로 PC방에서 게임을 한 시간이 100시간을 넘는 유저로 제한했다.

PC방의 역사
PC방의 태동은 지난 1995년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현재 우리가 PC방이라고 부르는 공간의 모태는 인터넷 카페로부터 출발한다. 그 당시 인터넷 카페라는 용어조차 생소했다. 차를 마시면서 간단한 통신을 할 수 있는 장소로 ‘통신카페’, 혹은 대학가에 워드프로세싱을 위한 공간이 전부였다. 이런 과정을 밟아 나가면서 96년 말부터 차츰 PC방의 모습을 갖추게된다. 우리나라 최초의 PC방 가운데 하나는 부산에서 시작해 서울 신촌으로 자리를 옮긴 ‘슬기방’이다. ‘슬기방’이 PC방의 효시로 인정받는 이유는 최초로 PC에 ‘커맨드 앤 컨커’(Command&Conquer)라는 게임을 설치, 사용자에게 멀티플레이(Multi Play)환경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이때만 해도 PC방에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부족해, 호응은 그리 크지 않았다. 콘텐츠의 부족으로 사양 서비스업으로 접어들 뻔한 PC방을 구원한 것은 스타크래프트. 1998년 스타크래프트의 출시는 PC방을 전 국민들이 게임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대중화시킨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한다.

이후 2000년 전국적으로 2만여개의 PC방이 생기고 방송 CF에서 스타크래프트 고수들을 볼 수 있게 된다. PC방의 산업이 게임산업의 가장 큰 토대를 구축한 업적으로는 ▲ 네트워크 기반 설립 ▲ 유저들에게 게임을 직접 유통(개발사와 유저간에 창구 역할) ▲ 게임의 양성화, 크게 이 3가지를 들 수 있다. PC방의 붐과 함께, PC(개인용 컴퓨터)보급률은 급격하게 증가하였고 가정에서도 한가정 한 대의 PC가 보편화되기 시작한다. 이와 더불어 인터넷 전용선의 보급이 활발하게 이어졌다. 현재 온라인게임 시장의 기반인 네트워크가 바로 이 시기에 이뤄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게임에 대한 정보를 PC방에서 얻는다는 유저들이 증가하면서 PC방은 개발사와 유저들간의 창구 역할을 하기에 이른다.

1998년 불어온 MMORPG의 돌풍은 한국 게임산업에 한 획을 그었다. ‘리니지’와 ‘바람의나라’를 필두로 MMORPG의 인기는 다음해 12월 단일 게임으로는 최초로 ‘리니지’의 동접자 수가 1만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하게 된다. 그간 스타크래프트에 지쳐버린 유저들의 포섭과 신규 유저들 창출에 고민 하던 PC방은 MMORPG라는 콘텐츠로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에 이른다. 이런 새로운 콘텐츠의 유입은 PC방의 인기에 급격한 상승을 가져왔다. 스타크래프트와 달리 MMORPG게임의 경우 장시간에 걸쳐 플레이를 요구해야하기 때문에 그간 단시간에 승부가 결정되는 스타크래프트의 수익성에 비해 월등한 이윤을 창출해줬다.

PC방 역시 MMORPG의 도입으로 유저들에게 강한 피드백을 전달, 개발사와 유저간의 창구 역할을 하면서 신규 유저 창출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 일명, ‘선 순환’ 구조를 만들어낸 것이다. 이에 개발사들 역시 PC방에 대한 영향력 및 신규 게임의 소개를 위해 총판을 만들어 PC방에 대한 관리를 시작하기에 이른다. PC방의 역할이 공식적으로 개발사들에게 인정을 받는 시기가 이때부터다. 게임산업에 가장 정점을 이루었던 순간 PC방은 촉매제 역할을 넘어 개발사와 유저간의 창구 역할을 충실히 수행, 게임발전에 동반자로 자리잡게된다. 그간 블랙마켓의 대명사로 불리던 게임 역시 PC방의 붐과 함께 음지에서 양지로 이동했으며 하나의 문화 코드로 자리잡아갔다. 새로운 콘텐츠의 유입이 새로운 문화를 대동하는 것은 산업과 문화사이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게임산업 역시 그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새로운 콘텐츠의 유입은 문화를 파생시켰고 그 문화는 다시 PC방에서 새로운 문화로 꽃을 피웠다. MMORPG의 경우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면서 PC방은 자생적인 커뮤니티 공간으로 거듭나게 된다. 오프라인 모임의 장으로서 혹은 같은 지역내 유저들의 아지트로 활용되기 시작하면서 PC방의 역할은 단순히 게임을 하는 공간이 아닌 자생적인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되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이런 계기로 유저들과 PC방 업주들의 관계는 더욱 굳건해 지고 새로운 콘텐츠 유입에 제 3자로서 방관해왔던 PC방은 유저들과 함께 호흡하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PC방은 또 한번 ‘게임메카’의 장으로 거듭나게 된다.

≫ 우린 이런 PC방을 원한다 BEST 5
+ 1위 : 쾌적한 실내공간(34명) - 34%
+ 2위 : 아르바이트생이 친절한 곳(20명) - 20%
+ 3위 : 최고급 사양의 PC(16명) - 16%
+ 4위 : 게임 커뮤니티가 잘된 곳(12명) - 12%
+ 5위 : 부대시설이 좋은 곳(8명) - 8%
+ 기타 (10명) - 10%

No.1 웰빙시대 PC방
최근 PC방에서 가장 중요시 여기는 것은 실내 인테리어 및 공간 활용. 유저들 역시 PC방 선택 기준으로 쾌적한 실내 공간을 1위로 뽑았다. 특히, 대부분의 응답자들이 담배연기와 냄새에 대해서 민감하게 반응한 것으로 나타났다. 흡연공간과 금연공간을 명확히 구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응답했으며 되도록 칸막이나 밀실로 흡연공간을 만들어 줄 것을 요구했다. 최근 많은 PC방들이 환기에 신경을 쓰면서 PC방에서 담배연기나 냄새가 사라지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PC방=담배연기’라는 공식이 유저들 머릿속에서 지워지지는 않은 듯 보였다. 공간에 있어서도 개인이 PC를 사용하는 만큼, 자신만의 공간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옆자리와 너무 붙어있거나 칸막이가 없어서 자신이 하는 게임이 남에게 노출되는 것을 꺼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No.2 서비스는 최고로
전체 인원의 20%가 아르바이트생이 친절한 PC방일수록 정감이 간다고 답하면서 2위를 차지했다. 문화공간으로 변모한 PC방이지만, 여전히 유저들에게는 서비스가 가장 중요한 점으로 차지한 대목으로 해석된다. 아무리 시설이 좋아도 아르바이트생이나 업주가 불친절하다면 그 PC방에 가는 것을 제고하겠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특히, 손님이 와도 본척만척하는 아르바이트생들이 싫다는 의견이 많았다. 반면, 같은 말이지만 한마디 한마디 친절이 밴 목소리는 다음에 또 그 PC방을 찾는 중요한 요인으로 꼽힌 것으로 조사됐다. 이외에 한번이라도 갔던 나를 알아줄 때, 그 PC방에 다시 한번 가고 싶다는 의견 등이 있었다.

No.3 시스템은 기본
PC방 하면 역시 컴퓨터 사양이 빠질 수 없다. PC방을 선택하는 이유로 3위로 최고급 사양의 PC가 뽑혔다. 집에서 할 수 없는 부분들을 PC방에서 채울 수 있는 요건으로서 가장 가시적으로 느낄 수 있는 요인은 PC의 사양. 대부분 PC방을 찾는 유저들은 게임을 즐기기 위해 가는 만큼, PC 사양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최근 출시되는 게임들 역시 최고 사양의 PC를 지원하고 있어 앞으로도 사양에 대한 기대감은 지속적으로 요구될 것으로 예상된다.

No.4 길드 활성화는 촉매제
4위로는 게임 커뮤키티가 잘된 곳이 차지했다. 온라인 게임도 혼자서 하면 재미없다는 인식이 자리잡았고 게임의 승패 역시 커뮤니티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PC방에서 같은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이 많을수록 정보 및 게임에 대한 어려운 점을 해결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커뮤니티가 활성화된 PC방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임과 현실사이의 교량 역할을 할 수 있는 PC방이 인기가 좋았다.

No.5 쉴 수 있는 공간 활용
쾌적한 실내 공간과 다르게 부대시설도 PC방 선택에 중요한 요인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쉴 수 있는 공간은 있는지, 식사를 할 곳은 있는 지 등이 PC방을 찾는 고객들에게 중요한 요소로 나타났다. PC방이 인기가 있는 곳일수록 부대시설이 발달, 휴식공간이나 대기장소로 활용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타 의견으로는 “렉이 없는 PC방”, “서비스를 많이 주는 PC방” 등 게임과 직접관련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PC방이 뽑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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