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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방 고객 100명에게 물었다] "영원한 불청객? 초딩들의 PC방 습격 사건!"

  • 김상현 기자 AAA@kyunghyang.com
  • 입력 2006.09.18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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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내에서 초딩들(매우 유치하고 버릇없는 초등학생)의 파워가 날이 갈수록 막강해지고 있다. 몇몇 온라인 게임들은 이미 그들에 의해 점령 당한 상태다. 그들은 유아시절(4∼6세)부터 컴퓨터 게임에 대한 기술을 습득, 초등학교에 입학할 무렵 여타 성인들보다 게임 플레이가 뛰어나다. 하지만 이들이 여러 온라인 게임을 주름잡으면서 유저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이 온라인 게임을 즐기기 위해 찾는 장소는 PC방. 오후 2∼4시까지는 그들에 의해 PC방이 점령된다. 일반 PC방 고객들이 피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왜 이들을 두려워하는가’, ‘왜 이들을 피하려하는가’, PC방 고객 100명을 상대로 초딩들에 의한 피해 사례를 설문을 통해 알아봤다.

[초딩의 특징]
+ 머리 : 무슨 생각을 하지는 절대 예상할 수 없음, 개념은 이미 안드로메다로 보낸 상태.
+ 입 : 어떤 언어를 구사하는지 파악이 안됨, 1분에 100여개의 단어를 쏟아낸다.
+ 손 : 누구보다 빠르다.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채팅을 즐기는 그들의 능력은 손과 머리가 각각 움직여야 가능.
+ 가슴 : 그들에게 뜨겁게 뛰는 심장이 있는지 궁금함. 가슴은 살아있다는 신호를 보내는 기관일 뿐.
+ 발 : 좁은 공간을 파고드는 그들의 발놀림은 이미 경지에 올랐다. PC방 구석구석을 누비며 모든 일에 참견하는데 원동력이 됨.

■ 어떻게 조사했나
지난 9월 1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PC방을 찾은 성인(만19세 이상)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했다. 서울시 금천구에 위치한 PC방 5곳을 랜덤으로 선정 직접 설문방식을 선택했다.

≫ 초딩들에 의한 피해사례 BEST5!
+ 1위 : 정신 없이 어수선함(32명) - 32%
+ 2위 : 해킹위험(23명) - 23%
+ 3위 : 자리의 압박(12명) - 12%
+ 4위 : 끊이지 않는 욕설(8명) - 8%
+ 5위 : 어질러져 있는 바탕화면(7명) - 7%

그들이 있으면 집중이 안된다
‘초딩 피해사례’ 1위로 ‘정신 없이 어수선함’이 뽑혔다. 대부분의 응답자들이 PC방에 초딩들이 몰려오면 게임에 집중을 할 수 없다고 답했다. 김석환(32, 자영업)씨는 “PC방을 찾는 이유는 편하게 게임을 할 수 있어서 인데, 초딩들이 몰려 오면 전혀 집중이 안된다”며 “그들이 몰려오는 시간은 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주환(23, 무직)씨는 “타일러도 보고 윽박도 질러봤지만 그 때 뿐”이라며 “도통 이야기가 안통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초글링이 몰려오는 시간, 자리에 앉지 못하면, 다른 자리에 앉은 친구들에게 찾아다니면서 이야기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송재희(34, 자영업)씨는 “남들에게 피해를 준다는 생각이 없는 것 같다”며 “마치 자신의 방에 있는 것 같은 행동을 보인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게임을 플레이할 때, 스피커를 크게 틀어 옆 사람에게 피해를 준다’, ‘PC방 내에서 큰 소리로 떠든다’ 등의 의견이 있었다.

그들이 보고 있다
2위는 ‘해킹위험’이 뽑혔다. 초딩들에 의한 피해사례 중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임 로그인 시 뒤에서 아이디와 비번을 훔쳐보고 해킹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이동원(26, 대학생)씨는 “실제로 해킹 당한 경험이 있는데, IP추적 끝에 잡은 해킹범이 초딩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래서 맘놓고 PC방에서 게임을 할 수 있겠냐”고 덧붙였다. 김소희(23, 무직)씨는 “가끔 게임을 하고 있으면 초딩들이 뒤에서 쳐다보는 경우가 있다”며 “게임에 집중이 안되는 것을 떠나서 꺼림칙하다”고 말했다. PC방 뿐만 아니라, 게임 안에서도 사칭 혹은 사기의 주범으로 초딩들이 지목됐다. 최수원(24, 대학생)씨는 “PC방 안에서 해킹을 당한 적은 없지만, 게임 안에서 사칭을 당한적이 있다”며 “끝까지 추적한 결과 초딩들의 소행인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것을 포착한 후, 치를 떨었던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들의 목적은 사이버 머니판매를 통한 현금 축척. 이미 초등학교 4학년부터 사이버 머니에 대한 관념이 생기면서 현금거래까지 손대는 것으로 나타났다.

몰려다니는 그들
3위는 ‘PC방 자리의 부재’가 차지했다. 한번에 8∼9명의 초딩들이 몰려오면서 PC방 자리가 순식간에 없어진다는 것이 응답자들의 중론. 김경태(26, 직장인)씨는 “평일에는 솔직히 그들과 마주칠 시간이 없지만, 주말의 경우 이야기가 다르다”며 “주말에 PC방을 찾을 때, 초딩들 때문에 자리가 없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PC방을 운영하는 업주입장에서도 이런 경우 곤란한 것으로 드러났다. ‘ㅇ’ PC방 업주인 김모씨는 “평일의 경우, 초딩들이 올려주는 매출액이 PC방 수익에 한몫하는 것이 사실”이라며 “단골손님이 오더라도 그들을 쫓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미 수익적인 측면에서도 성인층과 버금가는 매출액의 원천이라는 것이 업주들의 설명. 한 명의 인원이 장시간 이용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한번에 많은 인원이 2시간 정도 꾸준히 이용하면서 매출액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반 고객들의 불만은 날로 늘어가고 있다. 단골PC방에 초딩들이 꼬이기 시작하면 단골을 옮기고 싶다는 의견도 있었다.

욕설은 그들의 힘
4위는 ‘끊이지 않는 욕설’이 차지했다. 실제로 큰 목소리로 이야기하는 중간중간에 심한 욕설을 쓰는 것을 PC방 곳곳에서 확인됐다. 대부분 몰려와서 같은 게임을 플레이하기 때문에 게임이 원하는 대로 진행이 안될 때, 욕설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상식(43, 자영업)씨는 “나도 자식이 있는 몸이지만, 그들이 욕설하는 것을 들으면 무서울 때가 있다”며 “내 자식도 똑같이 하고 있지 않나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참아 입에도 담기 심한 욕설을 들으면 초등학생이 맞는지 확인해 본다는 이건호(35, 직장인)씨. 그는 “어른들의 잘못을 PC방에서 통감한다”고 말한 뒤, “다 누구를 보고 배웠겠냐고 어른들부터 고쳐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프라인상 욕설은 게임 안에서 더욱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게임 안에서 익명을 이용, 처음 보는 유저에게도 서슴없이 욕설을 퍼붓는다고 응답자들은 입을 모았다.

그들이 지나가면 초토화
마지막 5위는 ‘그들이 지나간 컴퓨터는 바탕화면이 초토화된다’는 의견이 뽑혔다. 초딩들의 특징상, 1시간에 플레이하는 게임 수는 적게는 3개에서 많게는 5개가된다. 하나의 게임을 플레이하는 시간이 15분 안팎이라는 이야기. 상황이 이렇다보니, 기존에 깔려있던 게임들을 지우고 자신들이 원하는 게임을 설치한다는 경우가 빈번하다. 자신의 컴퓨터가 아니라는 생각에 아무렇게 써도 된다는 의식이 머릿속에 박혀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근호(27, 직장인)씨는 “초딩들이 쓴 컴퓨터는 정말 엉망”이라며 “바탕화면부터 정리하는데 10분이 소요될 정도”라고 말했다. 아무 프로그램이나 설치하면서 2차적인 해킹 위험마저 있다는 것이 응답자들의 중론. 그는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컴퓨터인 만큼, 주의가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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