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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개발자 100인에게 물었다] “나는 이런 연애를 꿈꾼다!”

  • 하은영 기자 hey@kyunghyang.com
  • 입력 2007.01.15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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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정해년 황금돼지띠의 해가 시작됐다. 작심삼일로 끝날 계획이라도 모두가 새 마음 새 뜻으로 신년 계획을 세우며 한해를 준비하는 이때, 모든 솔로들이 그렇듯 새해를 맞아 올해는 반드시 애인을 만들고 말겠다는 굳은 결심을 하는 우리의 게임 개발자들! 그러나 오로지 멋진 게임 한 번 만들어 보겠다는 굳은 각오로 청춘을 바친 그들에게 개발보다 더 어려운 것이 있었으니, 바로 ‘연애’다. 특히 늘 바쁜 일정과 시간에 쫓기는 게임 개발자라는 직업적 특성은 그들을 영원한 솔로부대로 남게 만들지도 모른다. 그들이 꿈꾸는, 그들이 경험하는 연애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게임 개발자 100인의 입을 통해 그 이야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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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개발자들에게 물었다. ‘나는 이런 연애를 꿈꾼다!’

안녕하십니까? 게임 전문 주간지 경향게임스입니다. 저희는 이번에 본지 게재 기사 ‘260호 초이스 코너(2007년 1월 8일 발행)’ 관련 게임 개발자 여러분들의 소중한 의견을 들어보기 위한 조사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귀하께서 응답해주시는 설문내용은 기사 작성을 위한 자료 외 다른 용도로는 사용되지 않을 것입니다. 잠시만 시간 내어 응답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설문방법: 객관식은 해당 번호에 진하게 표시하고 주관식은 단답형으로 작성하시면 됩니다.

문 1. 지금까지 연애경험이 얼마나 되십니까? (현재 사귀고 있는 사람 포함)

①1회 ②2회
③3회 ④4회 이상
⑤없다

문 2. 연애에 있어 가장 중요한 점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단답형으로 답해주세요.
( )

문 3. 게임 개발자라는 직업 특성이 연애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①약간 영향을 미친다. ②많은 영향을 미친다.
③별다른 영향이 없다. ④전혀 영향이 없다.

- 이유( )

문 4. 게임 속 캐릭터와 실제 이성상을 연관 지어 생각한 적이 있습니까?

①있다 ②없다

문 5. 연애 상대가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와 비슷하기를 바라십니까?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①약간 비슷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②많이 비슷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③비슷하지 않은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④전혀 다른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⑤상관없다.

- 이유( )

문 6. 현재 사귀고 있는 사람, 혹은 미래에 사귀게 될 사람에게 가장 바라는 점이 있다면?
( )

문 7. 어느 파트에서 근무하고 계십니까?

①기획 ②그래픽
③프로그램 ④운영
⑤기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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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떻게 조사했나?
<경향게임스>에서는 지난 1월 2일부터 4일까지 총 3일간 게임 개발자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지를 통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은 각 파트별, 성별에 따라 총 8가지 문항으로 나누어 조사됐다.

* 조사협조: 그라비티, 엔트웰, 엔도어즈, 한빛소프트, CCR 등

≫ 지금까지 연애경험이 얼마나 되십니까?
+ 4회 이상 - 48.8%
+ 3회 - 13.3%
+ 2회 - 6.7%
+ 1회 - 15.5%
+ 없다 - 15.5%

‘개발자 = 솔로부대’는 이제 옛말
축 쳐진 뱃살에 늘어진 남방을 입고 회사에만 틀어박혀 연애 한 번 제대로 못하는 우울한 청춘으로 대변되던 개발자들의 모습을 기억한다면 이제는 잊어도 좋을 것 같다. ‘지금까지 연애경험이 얼마나 되십니까?’라는 질문에 무려 48.8%의 응답자가 ‘4회 이상’이라고 대답해 ‘개발자 = 솔로부대’라는 공식을 과감히 깨버렸다. 또한 ‘2회 이상’ 6.7%, 3회 이상은 13.3%로 나타나 개발자들의 연애경험은 적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여전히 ‘없다’고 답한 응답자도 15.5%나 됐다. 그렇다면 그들은 연애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이 무엇이라고 생각할까? 1위는 26.6%의 응답자가 답한 ‘믿음과 신뢰’가 차지했다. 이어 ‘재력’ 17.8%, ‘존중과 배려’ 11.1%, ‘사랑’ 8.9%, ‘성격과 가치관’ 8.9%, ‘시간’ 6.7% 등이 있었고 기타 의견으로는 ‘노력’, ‘외모’, ‘콩깍지’ 등이 있었다. 대부분의 응답들이 감정적인 부분이었지만, 2위 ‘재력’이 17.8%나 돼, 경제적인 면을 중요시하는 젊은 세대의 가치관을 그대로 반영했다.

≫ 게임 개발자라는 직업 특성이 연애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십니까?
+ 많은 영향을 미친다 - 46.6%
+ 약간 영향을 미친다 - 33.3%
+ 전혀 영향이 없다 - 8.9%
+ 별다른 영향이 없다 - 11.1%

개발자와 ‘일반인’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한 번도 연애경험이 없는 개발자들. 그리고 연애를 시작했지만 아름다운 결실을 맺지 못하고 아쉽게 끝나버리는 개발자들. 물론 개인적인 문제가 개입돼 있겠지만, 게임 개발자라는 직업적 특성이 이들의 연애와 어떤 상관관계를 가지는 것은 아닐까? 이에 대해 ‘영향이 있다’라고 답한 응답자가 무려 79.9%로 조사됐다. 특히 거의 절반에 가까운 46.6%의 응답자가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이에 반해 ‘별다른 영향이 없다’고 답한 응답자는 11.1%, ‘전혀 영향이 없다’는 8.9%에 그쳤다. ‘영향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 중 절반이 넘는 51.1%의 응답자들은 역시 ‘시간 부족’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그들은 하나같이 잦은 야근과 불규칙한 개발 스케줄로 인해 제대로 연애할 여건이 마련되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이어 ‘일반인과 관심 분야가 다르다’ 17.8%, 금전문제 6.7% 등이 있었다. 기타 의견으로는 ‘솔로에 익숙해 질 수밖에 없다’, ‘컴퓨터에 대해 모르는 이성이라면 공감대 형성이 어렵다’, ‘일에 열중하다 보면 여유가 없어진다’등의 의견이 있었다. 여기서 재미있는 답변은 2위를 차지한 ‘일반인들과 관심 분야가 다르다’이다. 게임을 사랑해서 게임 개발자의 길로 들어선 사람이 대부분인 개발자들은 평소에도 단연 게임을 가장 큰 즐거움으로 생각하는 성향이 짙다. 그런데 연애상대가 게임에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서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 실제로 프로그래머로 일하고 있는 Y씨는 “소개팅 자리에서 상대 여성이 게임에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이 나와서 할 말이 별로 없었다”면서 “게임을 잘 모르는 이성이 여자친구라면 고충이 클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게임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을 ‘일반인’이라 지칭하며 스스로 오타쿠임을 강조하는 대한민국의 젊은 개발자들이여, 진정 그대들과 ‘일반인’의 연애는 이루어 질 수 없는 사랑이더냐?

≫ 연애상대가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와 비슷하기를 바라십니까?
+ 상관없다 - 82.1%
+ 약간 비슷한 사람 - 6.7%
+ 많이 비슷한 사람 - 4.4%
+ 비슷하지 않은 사람 - 2.2%
+ 전혀 다른 사람 - 4.4%

게임 캐릭터와 연인
크고 깊은 눈에 늘씬한 몸매를 자랑하는 8등신 그녀들의 모습에 한껏 취해 현실에서도 그런 여인을 찾아 길을 떠났다는 어느 개발자의 슬픈 전설은 개발자들을 더욱 솔로부대로 이끄는 것일까? 언뜻 생각하면 개발자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게임의 캐릭터와 닮은 이성을 좋아할 것 같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이와 상반되는 결과가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게임 속 캐릭터와 실제 이성상을 연관 지어 생각한 적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75.5%의 응답자가 ‘없다’고 답했다. 또 ‘연애 상대가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와 비슷하기를 바라십니까?’라는 질문에는 무려 82.1%의 응답자가 ‘상관없다’는 의견을 내 놓았다. 그 이유로는 ‘현실과 게임은 엄연히 다르다’는 의견이 35.5%로 가장 많았다. 이어 나온 답변으로는 ‘캐릭터는 너무 완벽하다’ 11.1%, ‘사람이 캐릭터보다 훨씬 아름답다’ 6.7% 등이 있었다.

기타 재미있는 의견에는 ‘호드나 언데드를 좋아하는데 그런 이성은 절대 사양이다’, ‘필요조건은 아니다’라는 의견이 있었다. 이와 함께 ‘연애상대가 좋아하는 캐릭터와 비슷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11.1%로 나타났다. 캐릭터와 연애상대가 비슷하기를 바란다고 답한 응답자들은 그 이유로 ‘왠지 모르게 친근감이 갈 것 같다’, ‘대부분의 캐릭터는 누가 봐도 멋있게 만들어지므로 연애상대도 그에 따라 멋질 것 같다’를 들었다. 게임 개발자라는 직업 특성상 늘 일정에 쫓기다 보니 제대로 연애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아쉬움을 토로하는 개발자들. 그리고 늘 가상공간의 아름다운 캐릭터와 마주하면서 한편으로는 그녀, 또는 그들을 동경하는 개발자들.

그러나 그들이 바라는 가장 이상적인 연애상대는 무엇보다도 ‘상대를 가장 잘 이해해 주는 사람’이었다. 게임 서비스 일정에 맞추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만남의 횟수가 줄어들고 약속을 제대로 못 지킬지 모르니, 그런 부분을 많이 이해해 주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물론 게임을 좋아하고 즐겨하는 사람이라면 금상첨화라는 답변과 함께. 게임 개발자와 사람에 빠진 대한민국의 모든 애인들이여, 앞으로는 그가, 혹은 그녀가 바쁘다는 이유로 소홀해 지더라도 유저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그들의 모습을 생각하며 조금만 더 상대의 일을 이해해 보자. 그리고 나아가 좀 더 게임을 사랑해 보기 위해 노력해 보는 건 어떻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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