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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게임시장 각축현장 르포 ①승자는 없다

  • 지봉철
  • 입력 2002.08.23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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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PS가 당연히 승리할 것이다”고 보는 견해가 우세했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게 설득력을 얻었다. 게임메카의 이승연 팀장은 “비디오 게임기의 주 구매 대상은 성인보다는 중·고·대학생들로 이들은 DVD 기능보다 게임기 자체의 성능을 더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X박스가 국내 비디오 게임시장을 빠르게 점유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윈도우로 전세계 OS시장을 점령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가 2백억달러 규모에 달하는 비디오게임시장에 뛰어들면서 PS2의 소니나 GC의 닌텐도는 큰 갈등을 겪고 있다. 불법복제와 보따리 제품이 주를 이루고 있던 국내 비디오 게임시장은 공략할 가치조차 없다던 소니가 생각을 바꿔 22일부터 국내에 PS2를 정식 유통키로 한 것도 소니의 갈등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국내 비디오 게임시장을 MS의 X박스에 양보할 수 없다는 것.
또한 PS2가 최근 추진하고 있는 PS2게임의 온라인정책은 국내 비디오 게임시장을 무시할 수 없게 만들었다. 국내 게임시장이 세계적으로 온라인 게임분야에는 높은 기술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엄밀히 말하자면 소니의 기본정책은 국내 비디오 게임시장의 공략이 아니라 온라인 게임시장의 공략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미 X박스는 온라인 기능을 최대 장점으로 삼았다. 결국 X박스보다 한발 앞서 국내 시장을 공략, 독특한 국내 온라인 게임문화를 선별적으로 흡수하겠다는 것이 소니의 방향인 것이다. || 한국 마이크로소프트는 아직까지 X박스에 대한 국내 발매시기를 정확히 발표하지 않고 있지만 대략 빠르면 상반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2년간 한국 게임시장에 대한 조사가 지속적으로 이뤄져 왔으며, 전세계 OS시장을 모두 장악하고 있는 MS라는 점에서 비디오 게임기 분야에서는 무주공산인 국내시장에서도 큰 성괄르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게임산업의 기반인 PC게임분야의 프로그램 OS가 윈도우 기반인 것도 X박스가 빠른 속도로 국내시장에 정착할 것이라는 전망을 낳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빌게이츠가 돈 가지고 장난을 한다”라고 할 만큼 MS의 투자가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도 큰 장점이다. MS는 X박스가 발매되기 전부터 5억달러(한화 약 6천500억원)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마케팅 비용을 들여가며 X박스의 성공을 위한 대규모의 프로젝트를 시동시키고 있다.
X박스는 PS2와 마찬가지로 DVD 재생은 물론, 인터넷 접속 기능 등 멀티미디어 단말기로서의 다양한 기능을 가지고 있으며 현존하는 비디오 게임기 중 최고의 성능을 자랑하고 있다. X박스의 하드웨어 성능이 굉장한 수준이기 때문에 가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었지만, MS는 소비자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 상당히 저렴한 가격인 2백99달러로 가격을 결정했다. 따라서 가격이나 성능면에서나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서기에 충분한 셈이다.
X박스의 성능은 게임큐브와 PS2와 비교해서 최고의 수준을 보여주고 있으나 사실 CPU의 성능이나 메모리 등은 극적인 차이를 보여줄 요소도 아니고 폴리곤 수도 많다고 좋은 것이 아니라 제작사측에서 얼마만큼 폴리곤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느냐에 따라 차이가 나기 때문에 그리 중요한 부분은 아니다. 따라서 하드웨어 성능에서 승부수로 떠오를만한 것은 가격과 네트웍, 하드디스크(HDD) 등에 달려있다. 이 조건에서도 X박스는 최고의 성능을 보여주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국내에서는 국내 개발업체들이 MS에 얼마만큼의 도움을 줄 것인가가 큰 변수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되며 PC가 아닌 게임기에서도 온라인 기능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것인가가 성공의 갈림길이라 할 수 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의 권찬 부장은 “미국본사에 국내 게임시장의 장, 단점을 충분히 설명하고 이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진행하고 있다”며 빠르면 상반기중 X박스가 출시될 가능성을 내보였으나, 아직까지 내세울만한 게임이 없다는 점에서 초창기에는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역시 현재로서는 국내시장에서 가장 우세하다고 볼 수 있는 하드웨어는 PS2다. 게임큐브와 X박스가 북미에서 발매되면서 가히 폭발적인 판매량을 보여주며 PS2의 기세를 위협하고 있다지만, 국내 비디오 게임시장의 약 90%는 PS(플레이스테이션)와 PS2가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 소니에게는 상당히 희망적이라 할 수 있다. 또한 국내 게이머들에게 인기 있는 게임소프트웨어인 ‘파이날판타지10’이나 ‘철권’ ‘버추어파이터’ ‘위닝일레븐’ ‘메탈기어솔리드’ 등이 모두 PS2를 기본 하드웨어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PS2의 우세가 예상되기도 한다.
북미지역에서 게임큐브나 X박스가 팔려나가는 추세보다 PS2용 게임인 ‘메탈기어솔리드2’의 판매기세가 더 무섭다는 것을 봐도 게임소프트웨어가 하드웨어 판매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잘 증명해준다고 할 수 있다. 일본시장에서는 이미 ‘귀무자2’, ‘파이날 판타지11’ 등의 게임들이 준비돼 있어 소프트웨어면에서는 아직까지 최고의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소프트웨어의 라인업이 충실하다는 것은 PS2가 국내 시장을 빠르게 점유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다.
그러나 정식발매와 함께 국내에 들어오는 PS2 타이틀은 이미 해외에서는 2년내지 6개월 이상된 게임들로 국내 매니아들은 이미 다 구매하고 플레이해봤던 타이틀이라는 것. 또한 게임의 한글화 작업기간이 3개월 이상 소요될 것으로 보여 PS2 게임이 일본이나 미국과 동시출시 될 가능성은 당분간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또한 홈 네트웍 시스템의 기본인 PC가 MS의 윈도우OS인 것을 감안하면 DVD기능만으로는 홈 네트웍 시스템의 중심에 설 가능성은 희박하다.
온라인 분야에서도 PS2의 도전은 한번도 검증되지 못했다는 한계가 있다. 국내 게임개발사들이 자생적으로 제품을 생산하는데 드는 기간도 1~2년 이상이 소요될 것이라는 것도 큰 단점이다.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SCEK)의 윤여을 사장은 “국내 게임개발사들이 PS2 타이틀을 빠른 시일내에 생산하고 유통시킬 수 있도록 가능한 도움은 모두 주겠다”고 밝혔지만 그동안 관행처럼 굳어졌던 소니의 폐쇄적인 영업전략이 국내에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닌텐도64도 일본에서는 실패 했다곤 하지만 북미시장에서는 나름대로의 성공을 거두었다. 닌텐도는 패미컴-슈퍼패미컴-닌텐도64로 넘어가는 3세대에서 미국인들에게 확고한 하드웨어 제작사/소프트웨어 제작사로의 강한 이미지를 심어주었으며 ‘마리오’, ‘포켓몬스터’ 등의 초 인기 캐릭터로 수많은 아동층을 확보한 바 있다. ‘슈퍼마리오64’가 세계적으로 1천만장, ‘마리오카트64’가 6백만장, ‘젤다의 전설64’가 5백만장을 돌파하는 등 어마어마한 판매량을 보여줬던 킬러소프트 속편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결국 닌텐도의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GC는 미국인들에게는 매력적인 하드웨어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GC의 성공가능성을 점치는 전문가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에서는 그다지 큰 저변이 없으며 매니아 외에는 GC에 흥미를 가지는 게이머들이 없기 때문이다. 소프트웨어도 PS2에 비해 아직까지는 현격히 부족하다. 일본 내에서도 발매당시 3개의 소프트만을 발매해 저조한 판매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리고 현재까지 GC의 판매량은 일년 반전에 등장한 PS2보다도 저조한 판매량을 보여주고 있다.
X박스보다 1백달러나 싼 가격과 미국인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게임이 다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나 이것만 가지고는 국내 비디오 게임시장을 공략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GC 타이틀을 준비하는 국내 개발사들도 거의 없다는 것이 이를 증명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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