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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베끼기'심각하다 ③ 이렇게 생각한다

  • 경향게임스
  • 입력 2002.07.0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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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음악을 비롯한 창작이 들어가는 모든 제작에는 간접적이던 직접적이던 모방이 부분적으로 혹은 조금씩 들어간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또한 이러한 모방이 똑같은 창작의 작업 중에도 순수 예술 보다 상업 예술에서는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고 본다. 가령 순수 예술은 자신의 창작으로 본인이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창작하느냐 아니냐에 주안점이 있겠지만 후자의 경우는 남에게 만족시켜 상업적인 이윤을 내는 것이 목적인가의 차이라고 볼 수 있겠다.
영화, 음악, 게임 등 상업적인 예술로 간주되고 영화, 음악뿐만 아니라 게임 개발에 있어서는 이윤을 창출해내기 위해 대부분의 개발사는 시장에서 다수가 원하는 게임을 제작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의 유저가 원하고 적응되어 있는 디자인과 인터페이스가 세월을 거듭하며 나오기 마련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모방은 좋은 측면으로 풀이하면 다수가 적응돼 있고 다수가 원하는 기존의 디자인과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라고 설명 할 수 있다.
하지만, 이와는 달리 개발 기간을 단축하고자 하는 외부의 환경에 의해서 급조되거나 개발사가 기존의 디자인을 그대로 카피라도 한 듯이 제작하는 사례가 나오기도 했다. 지난 2001년 그라비티가 제작한 ‘악튜러스’라는 게임에서 나오는 캐릭터가 일본 작가의 것을 그래도 카피했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모방한 일로 문제가 붉어진 일이 있었다. 이러한 모방은 나쁜 측면으로 해석 될 수밖에 없는 모방의 부정적인 면이다.
그러나, 이 같은 모방이 아닌 기존의 게임에서 좋은 점을 그대로 유지하는 모방은 앞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적절하게는 필요하다고 본다.
‘스타크래프트’ 개발사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게임 개발사 블리자드는 게임을 제작할 때 새로운 것을 18% 정도만 적용하고 일본의 닌텐도 또한 새로운 것을 30% 정도만 적용한다고 한다. 선진 개발사의 방침은 기존의 잘 된 게임에서 나온 룰, 디자인과 인터페이스를 그대로 가지고 가되 새로운 요소를 부분적으로 첨가해 제작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사례이다.
게임 개발에 있어서의 모방은 게임 퀄리티나 그러한 모방을 계승 발전 시켰는지 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 같다. 모방을 하더라도 룰과 디자인을 더 다듬어서 나온 작품들은 시장에 나왔을 때 유저에게서 인정을 받는 반면 모방만 하되 출시일에 쫓겨 나온 듯한 작품은 외면을 받고 아류작 이라는 타이틀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예를 들어보면 판타그램에서 제작한 ‘킹덤온더파이어’는 판매 초기에 ‘워크래프트2’를 그대로 모방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지만, 개발자의 한 사람으로서 생각해보면 ‘워크래프트2’에 없었던 히어로 도입이라던지 16비트 칼라를 사용해 더 화려한 그래픽을 선보인 점 등 보다 계승 발전 시켰다고 생각한다. 또한 몇 번의 패치를 통해 안정적인 게임으로 다듬어지자 지금은 아류작이라는 말보다는 국산 RTS 중 손꼽히는 게임 중 하나가 됐다.
이렇듯 모방은 기존의 게임에서 좋은 점을 채택해 발전시키면 좋은 면을 가지고 있지만 요즘과 같이 거의 모든 게임 개발 업체가 온라인 RPG 만 제작하려고 하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 획일적인 경쟁과 모방은 장기적으로 보면 게임 시장과 개발 기술 발전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되므로 모방의 긍정적인 면만을 활용해 계승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하고 싶다.

<조기용 웹젠 개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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