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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 X박스 정식발매 1개월 성적표는?] X박스360, 정식발매 한달 성적표는 ‘낙제점’

  • 윤영진 기자 angpang@kyunghyang.com
  • 입력 2006.04.10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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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24일 X박스360이 화려한 데뷔 무대를 치렀다. 예약판매 물량 4천대는 단 9일 만에 모두 동이 나 버렸고, 타이틀 또한 매진되는 등 장밋빛 성공 가능성을 유추케 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한 달. 상황은 역전됐다. 차세대기로서의 발판 마련은 점차 힘을 잃었고, 판매량이 곤두박질치기에 이르렀다. X박스360의 지난 한달 간의 추이를 밀착 취재했다.

X박스, 7천대 고지에서 ‘주춤’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의 X박스360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2월 24일 국내 정식 발매될 당시만 해도 순항을 예견케 했던 X박스360의 판매량은 최근 제자리걸음만을 되풀이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러한 사실은 CJ조이큐브 관계자의 증언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따르면 현재 X박스360은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 할인점이 전체 판매량의 40%를 차지하고 있으며, 용산을 거점으로 한 국내 도소매점이 40%, 온라인 쇼핑몰(종합 쇼핑몰 및 중소형 게임전문 쇼핑몰)이 약 20%의 파이를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를 토대로 현재까지 국내 쇼핑몰을 통해 판매된 X박스360의 총 판매량이 지난 한달 간 500여대에(인터파크와 삼성몰, 옥션 등을 포함한 국내 모든 쇼핑몰 판매 집계량) 불과하다는 사실에 비춰볼 때, 최종 소비자에게 돌아간 X박스360의 실판매량(2,500대)은 예약판매량과 CGV에서 국내 정식 발매 기념행사를 통해 판매된 150대를 포함, 총 6,650여대다. 또한 북미버전과 일본버전을 구입한 하드코어 유저들은 최대 5백대 전후의 X박스360를 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판매량까지 합한다면 국내에 보급된 X박스 360은 약 7천여대 뿐이다.

이러한 추세라면 X박스360은 특별한 판매량은 급증하는 시즌을 감안한다 해도 연간 판매되는 수량은 최대 9만대를 밑돌 전망이다. X박스 360의 전작격인 X박스가 출시 후 1년동안 6만대의 판매량에도 미치지 못하고 실패했던 전례를 볼때 초기 판매부터 비상이 걸린 셈이다. X박스 판매를 책임지고 있는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총 1만대~1만 5천대 가량이 판매됐다”며 “그러나 정확한 판매내역은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CJ 조이큐브 측도 “초도물량 1만대 이후, 더 이상의 추가 주문은 없다”고 밝혔다. 한편 PS2는 국내 정식 출하 당시, 한달 사이 6만대의 판매량을 올린 바 있다.

판매 창구들 연이어 ‘한숨’
발매 초기 X박스360과 관련해 빗발치던 구입 문의는 3월을 기점으로 종적을 감췄다. 일부 쇼핑몰에서는 아예 X박스360의 판매를 중단했다. 실제 용산 아이파크 몰과 국제전자상가, 테크노마트 등의 재래시장에서도 X박스360은 맥을 못 추고 있음이 확인됐다. X박스360이 박스째 쌓여있어야 할 공간에는 포스터와 홍보 책자(X박스360 액세서리 완벽가이드 등)만이 덩그러니 자리하고 있었다. 이들 매장의 업주들은 “3월 이후 1대도 팔기 힘든 상황”이라며 “일부 매장에서는 단 한 대도 판매치 못하고 있다”고 MS코리아의 유통정책에 불만을 털어놓았다.

할인점의 판매량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X박스360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는 고객들은 적지 않았으나, 구매로까지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관계자의 증언. 일반적으로 새로운 콘솔기기가 시판되면 초기 폭발적인 반응을 기점으로 점차 하향곡선을 그리는 것이 정설이다. 이처럼 불과 1개월 만에 수직하향 곡선을 그리는 경우는 극히 드문 사례에 속한다. 용산 아이파크몰에서 게임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강종모 사장은 “지금까지 단 3대를 판매했다”며 “최근에는 구입문의마저 없어 성공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보인다”고 예견했다.

끝없는 악순환에 ‘휘청’
X박스360의 난항은 서드파티의 킬러 타이틀 부재가 첫째 이유로 손꼽힌다. 게임기 자체가 아무리 뛰어난 스펙을 갖췄다할지라도, 이미 X박스에서 살펴봤듯 킬러 타이틀이 적을시 성공은 장담할 수 없다. MS코리아 관계자는 “현재까지 출시된 게임 타이틀 수는 15개로, 동기간 PS2가 국내 출시된 이후의 타이틀 발매 수보다 더 많은 숫자”라며 “6월까지 50여개의 타이틀이 발매될 예정인 만큼 킬러 타이틀에 대한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불어 MS코리아 역시 한글 타이틀 육성을 위해 극처방전을 취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글화를 진행하는 서드파티의 타이틀에 한해서는 플랫폼 로열티를 면제해 주는 파격적인 조건이 그것. 그러나 이러한 컨텐츠 육성책에도 불구하고 한글화에 소요되는 비용을 회수하기 위해서는 최소 판매량 5,000장을 넘어야만 손익 분기를 맞출 수 있다. ‘엘더스크롤4: 오블리비언’ 등의 킬러 타이틀조차 영문 버전 그대로 출시한 경우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러한 하드웨어의 판매 부진은 서드파티들로 하여금 한글화보다는 소량의 게임 타이틀만을 발매하게끔 유도하고 있다. 실제로 소량 발매는 ‘파이트 나이트 라운드3’의 경우 물량이 모두 소진돼 버리는 초유의 사태로 이어졌다.

또한 매번 한글화를 단행해왔던 코에이코리아 역시 ‘진삼국무쌍4 스페셜’을 일본어 버전 그대로 발매했고, EA코리아 역시 ‘로드 투 피파월드컵06’의 영문 버전을 정식으로 선보였다. 이 같은 현실적인 문제들은 곧이어 하드웨어 판매량의 발목을 잡게 되고, 또다시 서드파티들의 한글화 및 발매 타이틀을 기피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영업방식과 마케팅 전략 ‘삐끗’
X박스의 마케팅 전략은 크게 두 가지로 게이머들과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대중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 전략으로 나뉜다. 전자의 경우 ‘한국인 성향에 맞는 게임 타이틀 제공’을 통해 가시화시킬 방침이다. 후자는 X박스360이 지니고 있는 다양한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기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CGV에 6개의 체험관을 개설하고 200여개 소매점에 시연 매대를 설치한 것도 이 같은 정책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마케팅 전략은 X박스360 본체 기기의 가격 경쟁력에서부터 발목이 잡히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2005년 국민 1인당 GDP는 16,000달러로 40만원대 게임기 구매 시장이 형성되기에는 아직 이른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더욱이 MS코리아와 CJ조이큐브 역시 과거 X박스 당시의 런칭 때와 유사한 영업방식과 마케팅 전략을 고집하고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제기됐다. 판매 욕구를 고취시켜야 함에도 오히려 판매 창구에 희생을 강요하는 듯한 영업정책이 관행처럼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 밖에도 강조하고 있는 HDTV 지원도 오히려 이를 갖추지 못한 유저들에게는 구입을 꺼리는 현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결국 이러한 현상들은 X박스360의 동맥이 차단된 것과 같은 이치로, 대중화의 결정적인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인택커뮤니케이션 인터넷사업부의 유혁종 이사는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마케팅 활동과 유통업체들의 판매의지를 고취시키지 못하는 영업정책으로 인해 비관적인 시각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갔다”며 “기대 이상도 이하도 아닌 예상했던 성적표”라고 분석했다.

힘을 잃은 라이브 기능 ‘잠잠’
X박스 시리즈부터 이어져온 X박스360의 최대 매력 중 하나가 라이브 기능이다. 라이브 기능은 콘솔이라는 한계를 벗어나 온라인을 통한 다른 이들과의 협동 플레이와 다양한 컨텐츠를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MS코리아가 자신하는 부문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국내에서 가장 많은 판매량을 보인 ‘데드 오어 얼라이브4’ 조차, 피크타임이랄 수 있는 오후 7시부터 10시까지도 동시접속자는 20여명을 넘지 못하고 있다. X박스360의 큰 기둥이 돼줄 것이라 예견됐던 라이브 기능마저도 제대로 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메일 보내기나 채팅, MSN과의 연동, 웹캠을 이용한 화상 대화 역시 실제 사용 유저는 찾아볼 수 없었다.

사실상 X박스360의 라이브 기능은 허울 좋은 개살구 이상의 효과를 얻어내지 못하고 있음이 역력했다. 이에 대해 MS코리아측은 “소비자들의 적응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며 “다양한 이벤트가 진행될 예정인 만큼 곧 활성화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X박스360호의 미래상은 ‘미지수’
특정 시점에서의 공식적인 가격인하는 대중화 진입을 한결 수월하게 이끄는 원동력이 된다. 하지만 X박스가 한국시장에 런칭한지 고작 1개월밖에 되지 않는 시점에서 가격인하를 고려하는 것은 무의미한 대안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 새로운 변수가 등장했다. 소문만 무성했던 X박스360의 해킹이 가시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미 X박스 버전1의 불법개조와 PS2의 모드칩 탑재, PSP의 불법 다운로드 등의 어둠의 경로들은 오히려 하드웨어의 판매량을 가속화시켜 왔음을 이미 확인한 바 있다.

현재 MS코리아는 CJ조이큐브와 함께 단기간의 성과를 위한 마케팅 활동이 아닌 소비자들에게 사랑 받는 제품이 되기 위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실제로 MS코리아와 삼성전자는 지난 3월 23일부터 삼성 디지털 카메라와 X박스360을 하나로 묶은 패키지를 판매하는 등 보다 다변화된 판매 정책을 펴고 있다. 최대 기대주에서 불과 한달 사이 대중화에 실패한 또 하나의 비운의 게임기로 전락할 운명에 처한 X박스360은 강화된 마케팅 전략과 해킹 등의 변수로 인해 또한번 새로운 국면을 맞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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