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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1지방선거 ‘겜心’ 잡아라

  • 김상현 기자 AAA@kyunghyang.com
  • 입력 2006.05.29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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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젊은 유권자와 후보자간의 연결고리
■ PC방은 물론, e스포츠 경기장도 선거 홍보장으로 활용

531지방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각 정당들의 후보자들은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해 막바지 선거운동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로 민심의 판단은 물론 차기 대선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 각 정당들의 공통된 의견. 정당들은 정당들대로 후보자는 후보자대로 그 어느 때보다 팽팽한 긴장감이 돌고 있는 사실. 이들에게 유동성이 큰 젊은 유권자들 표는 막판 뒤집기 카드다. 1987년 6월 1일 이전 출생자(만19세)라면 누구나 선거 참여가 가능하기에 젊은 유권자들의 표심을 잡으려고 두문불출 하고 있는 것이 사실. 실제로 후보자들은 젊은 유권자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직접 찾아다니고 있다. 그리고 게임이라는 매개체가 그들을 연결시켜줄 고리라고 생각, e스포츠 경기장은 물론 PC방까지 찾아다니는 그들은 지금 ‘겜心’을 원하고 있다.

게임 새로운 연결 고리로
서울시 금천구 시흥동 구의원으로 출마를 한 김의환(가명) 후보자. 선거일이 얼마 남지 않은 그가 찾아간 곳은 다름 아닌 PC방. “안녕하십니까. 시흥 X동 구의원으로 출마한 김의환입니다.” 그가 PC방에 들어선 시각은 오후 8시. 안으로 들어서자 그의 손은 바빠졌다. 게임을 즐기고 있는 손님들에게 다가가 명함을 건네면서 연신 밝은 미소를 잃지 않는다. 같은 시각 강남에 자리잡고 있는 e스포츠 경기장 앞엔, 각 후보자들 홍보도우미들이 줄을 서서 경기장 안으로 입장하는 사람들에게 명함을 건네고 있다. “잘 부탁드립니다”라는 홍보도우미들 말에 e스포츠 스타를 보기 위해 왔던 행인들은 어리둥절할 뿐이다. 각 매체들 설문조사로 후보자들의 당락 윤곽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는 지금, 그 어느 때 보다 유동적인 젊은 표가 필요하다는 것이 각 후보자들의 공통된 생각.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젊은 유권자들과의 창구가 쉽지 않은 것 또한 현실이다. 젊은 유권자들의 관심사가 무엇일까, 조심스럽게 고민한 후보자들에게 해답은 바로 게임이었다. 그들과 유권자을 연결시켜 줄 수 있는 고리로 게임을 선택한 것이다.

90년대 말에서 2000년도 초까지만 해도 젊은 유권자들의 표심을 얻기 위해 발로 뛰었던 곳은 술집이나, 예비군 훈련장이 전부였다. 현재 가장 효율적이면서 많은 젊은 유권자들을 만날 수 있는 곳으로 게임과 관련된 곳을 주저 없이 뽑는다. e스포츠 경기장을 찾은 한 후보자는 “젊은 유권자들과 만남의 장을 갖고 싶지만, 마땅한 곳이 없는 것이 사실”이라며 “최소한 게임과 관련된 행사나 장소에서는 그들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실제로 얼마나 많은 효과를 볼 수 있을 지는 모르지만, 게임이 젊은 유권자와 연결 시켜주는 매개체 인 것은 틀림없다”고 덧붙였다. PC방을 찾은 한 후보자는 “유세장(합동연설회장)에서 젊은 친구들을 보기란 매우 드문 일”이라며 “젊은 표심을 알기 위해서는 젊은이들의 트렌드를 찾아다니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젊은 유권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서는 후보자들 대부분이 게임이라는 연결고리를 최대한 활용한 선거전략을 필수 항목으로 채택하고 있었다.

막판 뒤집기도 가능
한 여론기관에서 대학생을 대상으로 531지방선거에 관해 설문조사한 바에 따르면 ‘지방선거에 대한 관심 낮지만, 투표는 하겠다’는 의견이 전체 인원의 63.5%로 투표참여에 강한 의지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에 따르면 531지방선거에 대해 67%가 ‘관심 없다’(‘별로 관심이 없다’ 48.4%, ‘전혀 관심이 없다’ 18.5%)고 답했으나 투표를 하겠다는 응답은 63.5%에 달했다. 투표 참여 이유는 ‘국민의 당연한 권리이기 때문’(48.5%) 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외 ‘이번 지방선거가 향후 대선을 비롯하여 한국 사회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기 때문’(10.9%) 이라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voiceofpeople 발췌)

선거에 대한 권리의식이 해를 거듭할수록 바뀌고 있다. 특히, 젊은 유권자를 중심으로 선거에 대한 중요성 및 권리가 점차 강해지고 있는 것이 사실. 물론, 정치에까지 깊이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당연한 국민의 권리를 찾아 행사하겠다는 의식이 고취되고 있다.

선거전략 전문가들은 그 어느 선거 때보다 젊은 유권자들의 실력행사가 빛을 발할 것이라고 입 모은다. 젊은 유권자들 대부분이 당에 대한 지지세력보다는 독자적인 생각을 표출하는 경우가 많아, 무소속 혹은 열세인 후보자들에게 마지막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게임과 관련된 연결고리와 병행, 온라인에서 선거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이 이번 531지방선거의 특징. 특히, 이번 선거부터 선거연령이 만20세에서 19세로 낮아지면서 젊은층의 표심을 사로잡기 위한 다양한 신기술로 유권자들의 눈길 잡기에 주력하고 있다. 실제로 후보자들은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홍보 동영상을 시작으로 실시간 명함, 배너등 다양한 방법으로 젊은 유권자들을 잡기에 혈안이 된 상태다.

금천구 구청장 한 후보자는 “젊은 유권자층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것을 실감하고 있다”며 “그들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가겠다”고 강조했다. 선거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현대리서치 관계자는 “여론조사에서 가장 유동이 심한 유권자가 20세에서 25세 사이”라며 “선거 결과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고 말했다.

성향파악이 중요
전문가들은 젊은 유권자의 만남 후에 그들의 성향을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무조건적인 만남이 표로 직결되는 것이 아니다라는 것이 그들의 중론. 선거전문 비전 포탈 코리아의 관계자는 “젊은 유권자들이 모두가 선거에 참여하는 것은 아니다”며 “젊은 유권자에게 후보자의 강한 인상을 남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게임이라는 트렌드를 파악하고 접근했다면 그것에 맞는 이야기로 화제를 풀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 모은다. 단순히 명함을 주고 나오는 것보다는 그들이 하는 게임에 대해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시작, 그들이 원하는 점을 파악하는 것이 젊은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지름길이라고 말한다.

게임과 관련된 연결 고리로 들어갔다가 제대로 된 말도 못 붙이고 나오는 후보자들도 적지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서초동의 한 후보자는 “e스포츠경기장을 찾아 홍보활동을 하려고 했지만,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아 가지고 간 명함을 반도 못썼다”며 “젊은 유권자들의 표심을 어떻게 잡아야할지 모르겠다”고 답답한 마음을 토로했다. 화곡동의 구의원 후보자 역시 “젊은 유권자들의 중요성은 누구보다 잘 알지만, 홍보를 한다고 해서 그들의 마음이 움직일지는 확신이 서지 않는다”고 말했다. 마포 을 정청래 국회의원은 “젊은 유권자를 만날 수 있는 장에서 게임이 확실히 촉매제가 되는 것이 사실이지만, 너무 맹신해서는 안된다”고 충고한다. 그는 “e스포츠, 온라인게임, 비디오게임 등, 젊은 층들의 트렌드를 파악하는 것이 선 과제”라며 “이후, 그런 소재를 가지고 대화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단순히 남들이 다 하는 것이 아닌, 자신만의 색으로 소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 그의 의견. 선거전략 전문가들 역시 “게임은 연결고리 일뿐 본질적인 부분에서 다가갈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하늘은 스스로를 돕는 자를 돕는다’라는 말이 있다. 활시위는 아직 떠나지 않았다. 단순히 한번 선거를 위해 젊은 유권자들의 취향을 맞추는 것이 아닌, 정말 그들을 위한 공약들로 그들의 마음을 사로 잡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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