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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 여름방학특수 150억 쏜다!

  • 김상현 기자/심민관 기자 smk@kyunghyang.com
  • 입력 2006.08.04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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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계의 대목 여름방학이 돌아왔다. 여름방학은 신규 유저들이 유입되는 시기이자 유저의 플레이 타임이 증가하는 시기이다. 또한 각 게임사들은 여름방학을 겨냥해 신규 게임의 런칭, 기존 게임의 대규모 패치 등 경쟁사와의 유저 쟁탈전이 심화되는 때이기도 하다. 따라서 이미 서비스중인 게임이라면 여름방학을 맞아 유저들의 이탈 방지 및 플레이타임 증가를 꾀하여야 할 것이고, 신규 게임이라면 유저를 늘릴 수 있는 기회로 삼을 것은 두말할 필요조차 없다. 그러나 같은 시기에 극대화된 마케팅이 집중되는 만큼, 경쟁도 심한 것 또한 사실. 극심한 레드오션에서 살아남기 위해, 혹은 지키기 위해 각 게임사들은 차별적인 전략으로 여름방학특수를 준비하고 있다. 국내 상위 게임사 20개를 선정해 성수기를 선점한, 전략적 마케팅과 효율의 성과를 유추해봤다.

■ 조사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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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인터넷 l NHN
엠게임 l 넥슨
엔씨소프트 l 한빛소프트
웹젠 l 제이씨엔터테인먼트
그라비티 l SCEK
윈디소프트 l 삼성전자
그리곤엔터테인먼트 l 액토즈소프트
EA코리아 l 조이온
그래텍 l 써니YNK
버디게임즈 l 네오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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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명, 여름방학 특수 잡아라
여름방학은 겨울방학과 더불어 게임마케팅에 있어서 절호의 찬스라고 할 수 있다. 여름방학은 온라인게임을 즐기는 시간과 종류가 압도적으로 많아지는 연중 대목이다. 여가시간이 증가하는 만큼 게임에 새롭게 유입되거나, 다시 복귀하는 유저들도 증가하는 것이 사실. 대부분의 게임업체들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분명 많은 게이머들이 여름 동안 새로운 게임을 찾을 것이기 때문에 이 시기를 놓칠 순 없다. 조사한 20개 업체 모두, 여름방학특수를 염두해 둔 상태로 마케팅 전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마케팅비용은 각 업체별로 대외비로 밝히기를 꺼려했으나 적게는 1억원에서 많게는 15억원까지 예산을 잡아 놓은 상태다. 국내 대표적인 게임사 20곳의 여름방학특수와 관련한 마케팅비용만 100억원이 넘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들 업체 외에 중소 개발사를 포함시킨다면, 150억원 시장 이상의 마케팅 비용이 긴급 투입될 전망이라고 예견했다. 그 만큼, 여름방학 시장이 중요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최대 동시접속자 수 50% 증가폭 기대
대부분의 게임사들이 실질적인 결과물에 대해서도 전략적인 계획을 짜놓고 있었다. 유저들의 유입이 많은 만큼, 동시접속자 수에서도 기대를 걸고 있었다. 그간 좋은 성적을 낸 게임들의 경우 10∼20%로 상향조정하고 있었고 역전을 노리고 있는 포스트 업체들은 30∼50%이상의 동시접속자 수의 증가폭을 목표로한 상태. 파란의 게임사업본부 퍼블리싱팀 전창준 팀장은 “전체 동시접속자 30% 증대를 목표로 잡고 있다”며 “신규 유저층 확보에 주력을 다할 것이다”고 말했다. 웹젠의 ‘썬’사업부 홍요한 부장은 “신규런칭이라고 하기에는 좀 무리가 있고 여름방학 특수와 함께 마케팅 전략을 보다 강화하겠다”며 “다양한 이벤트로 유저들의 시선을 잡을 계획이다”고 밝혔다.

반면, 조심스러운 입장도 있었다. 자칫 여름방학 특수로 돈만 쓰고 제대로 된 효과를 거두지 못할 수 있다는 측면도 고려해야한다는 것. 한게임 김석환 마케팅 실장은 “특수가 마케팅의 모든 것을 해결해줄 수는 없으니 역시 게임의 기본 요소에 집중하게 된다”며 “뛰어난 전략과 창의적인 크리에이티브가 뒷받침되야 실효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액토즈소프트 라테일 스튜디오 김혁 PM은 “누구나 노리는 시기인 만큼 광고노이즈가 심하기 때문에 마케팅비용의 증대 및 좀 더 다양하고 새로운 마케팅기법의 적용 등이 필요하다”면서 “(그렇지 않다면) 오히려 더 쉽게 고객들에게 잊혀져 버릴 수 있는 야누스적인 시기라고도 생각된다”고 말했다.

유저들 반응은 ‘냉담’
게임사들은 이번 여름방학특수를 잡으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정작 당사자들인 유저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경향게임스> 자체 설문 결과(지난 7월 18일부터 20일 동안, 온라인게임 유저 200명에게 설문)에서 73%가 여름방학 이벤트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정적인 응답을 한 유저 대부분이 ‘자신과는 무관한 이벤트’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벤트의 규모가 아무리 커도 자신들에게 돌아오는 이익은 거의 없다고 보는 등, 이벤트의 유무가 크게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벤트 선물로는 휴대용 게임기부터 자동차까지 다양한 상품들이 있지만, 고가의 상품일수록 상대적으로 일부 유저에게만 혜택이 돌아갈 수밖에 없다. 김상훈(24, 대학생)씨는 “그 동안 여름방학 이벤트 대부분이 요란스럽기만 했지 실속이 없다”며 “정작 유저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부터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홍석현(17, 학생)씨는 “여름방학이 대목인 것은 알겠는데, 왜 특별한 날에만 꼭 이벤트를 하는지 모르겠다”며 “평소에도 잘 챙겨준다면 굳이 이렇게 요란스러운 이벤트는 필요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응답자 대부분이 실질적으로 많은 유저들에게 혜택이 될 수 있는 이벤트를 원했다. 성민아(27, 회사원)씨는 “게임 안에서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부수적으로 얻는 이벤트를 원한다”며 “실질적으로 유저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달라”고 부탁했다. 김대호(27, 대학생)씨는 “많은 게임들이 이벤트를 하지만, 결국 응모형 이벤트가 대부분”이라며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게임 내에서 얻을 수 있는 혜택이 주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니드’ 파악이 키 포인트
여름방학특수에 대한 기대감과 유저들의 기대감이 엇갈리면서 마케팅의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실제로 5년 전과 비교했을 때, 이벤트 적인 측면에서 바뀐 것이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 시대가 바뀜에 따라 고객들이 니드가 바뀌는 것이 당연함에도 불구하고 게임업계는 기존의 마케팅을 고수하고 있다는 것.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유저들의 니드를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아무라 많은 마케팅비용을 투입해도 효과를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게임평론가 정제훈씨는 “경쟁이 치열하면서 유저들이 이벤트라고 인식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며 “유저들이 정말 원하는 이벤트가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는 이어 “이벤트의 규모만 키우기보다는 유저들이 흥미를 가질 수 있는 이벤트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비즈케이의 설문 연구원인 김선우씨는 “유저들이 원하는 점을 이해하는 것이 마케팅의 기본”이라며 “자금력 강한 이벤트가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유저들의 니드를 파악, 그 틈새를 파고드는 이벤트가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여름방학 시즌은 일년 중 가장 중요한 시점이며 이때 지각변동 또한 부지기수로 일어난다.

게임업체 마케팅 관계자들은 대부분이 여름방학특수와 관련, 대중적인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좋은 시점으로 이에 따른 마케팅이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유저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이벤트 등의 온·오프라인 마케팅 활동은 부족한 것으로 드러나 유저들의 니드를 파악한 새로운 마케팅 전략이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이미 시작된 2006년 여름방학 150억의 이벤트비용. 이번 여름방학 40일간의 대혈투는 하반기 시장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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