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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의 문이 열렸다. 그 누가 막을쏘냐!

  • 김상현 기자 AAA@kyunghyang.com
  • 입력 2006.12.04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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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소프트, 온라인게임 퍼블리셔 명가로 자리매김하는가.’ 지난 2000년 ‘스타크래프트’ 하나로 일약 게임계 빅뱅으로 올라선 한빛소프트. PC패키지 분야의 성공을 발판 삼아 온라인게임 개발사로 사업분야를 확장하고 또 다시 퍼블리셔로 자리매김하기까지 유독 온라인게임에서 만큼은 비주류 게임사에 머물러 왔다. 올 초 IMC의 김학규 대표와 손잡고 야심차게 준비한 ‘그라나도에스파다’ 마저 유저들의 시큰둥한 반응에 퍼블리셔로서의 입지는 더욱 작아졌다. 그러나 한빛소프트에게는 대역전의 시나리오가 준비돼 있었다.

주인공은 ‘헬게이트 : 런던(이하 헬런)’. 지난 G★2006에서 ‘헬런’부스는 연일 관람객들로 북적였고 높은 인기를 반증하듯 G★2006에서는 최고부스의 영예를 안았다. 이런 초유의 관심은 국내에 국한되지 않았다. 해외 유수 웹진과 게임개발자들이 뽑은 2006∼2007년 기대 0순위, 게임 완성도 9.5점, 상반기 가장 플레이하고 싶은 게임 1위 등 끊임없는 극찬 속에 전 세계 온라인시장을 뒤흔들 돌풍의 핵으로 떠올랐다. 한빛소프트의 미래를 짊어질 초거대작. 이를 집중 조명해 봤다.

각종 게임쇼 싹쓸이
E3 2005에서 처음 공개되기 전부터 ‘헬런’은 이미 초유의 기대작으로 떠올랐다. 전 세계 1,300만장 이상 판매고를 올린 ‘디아블로’ 시리즈의 빌로퍼 사단의 명성만으로도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만들고 있다. 그리고 지난 E3 2005, 2006에서 ‘헬런’은 그 진가를 발휘했다. E3에서 공개된 동영상은 탄성을 자아내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실제 플레이화면은 유저들에게 상상 이상의 즐거움을 선사했다. 감칠맛 나게 보여주는 개발사항에 성급한 유저들은 불만을 토로했다. E3 2006에서 만난 한 관람객은 “작년(E3 2005)과 올해는 또 다른 느낌”이라며 “하루 빨리 플레이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작을 기다리는 고통이 이렇게 큰지 몰랐다”고 덧붙였다. 유저들의 폭발적인 반응에 발맞춰 해외 유수 웹진들의 극찬이 이어졌다. 게임스팟(GameSpot)의 베스트 RPG, 게임스파이(GameSpy) PC 플랫폼 TOP10 랭크, 야후 게임스(Yahoo Games)의 베스트 RPG 선정 등, E3 2006에서만 13개 수상 부분을 거머쥐었다.

이어 국내에 상륙한 ‘헬런’은 G★2006에서 또 한번 폭발적인 인기를 실감케했다. 빌 로퍼와 ‘헬런’의 개발자들이 있는 곳엔 관람객들이 인산인해를 이뤘고, ‘헬런’의 부스는 연일 관람객들로 발딛을 틈 조차 없었다. ‘헬런’의 사인회를 위해 한빛소프트 부스를 찾은 유저들은 개발자들의 사인을 받기 위해 긴 줄을 서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게임 개발자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이대훈(26)씨는 “같은 게임 개발자로서 존경스럽다”며 “내가 만들고 싶었던 것들이 잘 구현돼 있다”고 감탄했다. 이어 폐막식에서 중 가장 우수한 게임을 선정, 베스트 컨텐츠상을 수여했다. 선정은 G★2006을 방문한 관람객들과 기자들의 투표로 이뤄졌다. ‘헬런’을 총괄하는 이우영 팀장은 “G★가 국제 게임쇼로 자리매김하는데 있어 이번 ‘헬런’의 수상은 의미가 각별하다고 생각된다”며, “그 어떤 기준보다 관객의 선호도와 게임의 우수성에 바탕을 둔 이번 선정이 G★의 국제적인 위상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가 된 셈”이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게임계 신(新) 패러다임 제시
전문가들은 ‘헬런’이 이렇듯 폭발적인 관심을 받는 이유로 온라인게임의 새로운 패러다임 창출을 꼽는다. 빌로퍼는 장르를 MMORPG로 구분하고 있지만, 막상 게임을 접한 전문가나 유저들은 RPG와 FPS의 조합의 성격이 강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게임평론가 정제훈씨는 “2007년 온라인게임 트렌드가 탈 장르화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 만큼, ‘헬런’의 시스템은 게임계에 상당한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트렌드를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기본적으로 ‘디아블로2’를 즐긴 유저들, 그리고 최근에 FPS를 좋아하는 유저들이 늘고 있는 것 또한 ‘헬런’의 성공적인 안착을 짐작케 하고 있는 증거”라고 덧붙였다.

기술적인 부분에서도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다. ‘헬런’은 이제껏 나오지 않았던 최신 기술들을 탑재했다. 하복(Havok)의 차세대 기술인 엔비디아의 하드웨어를 지원하는 3D 물리엔진 ‘하복FX’를 도입했다. 이는 ‘헬런’에서 구현되는 모든 동작에 현실감 넘치는 3D 그래픽을 제공, 새로운 지평을 열 전망이다. 이전 ‘디아블로’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플래그십스튜디오 개발자들은 이미 구현된 무엇을 쫓기보다는 새로운 것을 창조해내는데 주력하고 있다. 처녀작임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개발보다 모험과 새로운 창조에 힘을 실었던 것이 유저들에게 더욱 주목받는 이유이다.

그러나 이런 새로운 패러다임이 주는 압박감도 만만치 않다. 새로운 외산 게임들이 국내 시장을 두드렸지만, 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쓸쓸히 퇴장한 경우가 부지기 수. 게임자체의 문제보다는 서비스에 대한 지적이 많다. 결국 국내 시장에서 성공의 열쇠는 한빛소프트에 달려있다. 한빛소프트 홍보 총괄 윤복근 팀장은 “국내에서 이미 7개 이상의 게임을 상용화시킨 노하우가 있다”며 “전문 Q/A팀과 온라인 서버팀들이 최적화 작업을 이미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빛소프트 역시, ‘헬런’의 성공적 안착에 따라 글로벌 퍼블리셔로 입지를 굳힐 수 있는 기회인 만큼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2007년 우리는 그를 ‘본좌’라 부를 것
‘헬런’은 한빛소프트의 모든 역량을 쏟았던 것에 반증이라도 하듯 국제 시장에서 성공가두를 달리고 있다. 이미 한빛소프트는 ‘헬렌’을 통해 중국 3,500만달러(한화 약 350억원), 동남아시아 1,000만달러(한화 약 100억원)에 수출하는 기염을 토해냈다. 국내 반응 역시 뜨겁다. 유저들뿐만 아니라 PC방 업주들 역시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G★2006에서 열린 PC방 업주들과 ‘디아블로2’ 커뮤니티 유저들을 위한 ‘헬런’의 특별 시연회는 큰 주목을 받았다. 특별 시연회에 참석한 한 PC방 업주는 회의실을 나서며 “우리 PC방에서 ‘헬런’을 플레이하는 유저들을 빨리 보고싶다”며 ‘헬런’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시연회에 참석한 PC방 업주들은 ‘스타크래프트’, ‘디아블로2’를 이을 최대 기대작이라고 평가했다.

2007년 상반기 정식서비스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는 ‘헬런’의 또 다른 성공요인은 뚜렷한 경쟁작이 없다는 점이다. 빌로퍼 역시 “라이벌을 꼽는 것은 무척 어렵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 “‘헬런’과 같은 장르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타겟유저층 또한 폭이 넓다. 기존 ‘디아블로’ 시리즈 유저는 물론, FPS를 즐기는 10대, 20대 유저들까지 포용하고 있다. 특히, ‘디아블로’ 시리즈를 즐기던 유저들이 대부분 30대가 되면서 경제력을 갖추게 됐다는 점도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밖에도 플래그십 스튜디오와 한빛소프트가 최상의 온라인 게임 서비스를 위해 설립한 ‘핑제로(Ping0)’ 역시 ‘헬런’을 든든하게 뒷받침해주고 있다. 2년을 기다려왔다. 이제 그 갈증을 씻어줄 날이 멀지 않았다. ‘헬런!’, 국내 게임시장은 물론, 전 세계 게임시장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벌써부터 예고하고 있다. 지금 같은 분위기라면, 헬런은 ‘스타크래프트’를 대체할 메가톤급 국민게임이 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을 것 같다.

[사이드 스토리]

헬게이트 개발자의 사인이 들어간 액자의 낙찰가는?
한빛소프트는 G★2006 현장에서 진행된 디아블로 컨셉아트 액자가 경매를 통해 22만원에 낙찰되었다고 밝혔다. 해당 액자는 디아블로 캐릭터를 표현한 컨셉아트로 전세계 단 10개 밖에 존재하지 않는 희귀 아이템이다. 한빛소프트는 이번 G★2006에서 특별히 경매를 통해 팬들에게 제공하는 이벤트를 가졌다. 특히, 낙찰 후에는 회사측이 낙찰 금액을 받지 않고 제공하기로 했다. 해당 액자에는 빌 로퍼, 데이빗 브래빅, 맥스 쉐퍼 등 ‘헬런’의 핵심 개발자들이 액자에 직접 사인해 전세계적으로 단 하나뿐인 소장품이 되었다.

최종 낙찰자로 선정된 신길섭 씨는 “경매 낙찰가도 생각보다 낮았는데, 무료에다가 친필 사인까지 받게 되어 너무 기쁘다”며 “‘헬런’이라는 좋은 게임을 직접 경험하고, 이벤트에 당첨도 되어 이번 G★2006은 정말 게이머를 위한 자리인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낙찰자는 이날 거동이 불편한 친구와 함께 G★ 현장을 꼼꼼히 둘러보는 등 우애있는 모습을 많이 보여주었는데, 주변에서는 그러한 좋은 모습이 경매낙찰이라는 행운과 무관하지 않을 거라는 반응을 보였다. 빌로퍼 사인회가 막 시작됐을 무렵, 단상 하단에서 이를 묵묵히 바라보던 낙찰자 친구에게, 갑자기 빌 로퍼가 직접 사인한 포스터를 전달해 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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