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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사이트는 ‘실명제’! 게임 사이트는 ‘별명제’? <2>

  • 김상현 기자 AAA@kyunghyang.com
  • 입력 2007.03.12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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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드스토리1] 온라인게임 실명제 도입한 중국의 사정은?

온라인게임의 급속한 보급으로 인해 각종 사회적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중국. 아직도 사회주의적 기질이 남아있는 중국은 이러한 문제를 효과적으로 차단하고자 2006년 중순 전격적으로 온라인게임 실명제를 실시했다. 그러나 시행 6개월이 지난 지금 이러한 조치는 별반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우선 중국은 우리나라와 같이 주민등록번호가 있다. 그러나 이 주민등록번호가 가짜 생성프로그램을 통해 무분별하게 도용되고 있다. 국내에는 이름과 주민등록번호가 일치해야 가입이 가능하지만 중국은 인구가 너무 많아 이러한 데이터가 아예 없는 것. 따라서 주민등록번호의 생성조건만 일치하면 무조건 통과된다고 한다. 일례로 중국의 어느 게임전문가는 이러한 생성프로그램을 통해 온라인게임 가입을 시도한 결과 10차례 중 7차례나 문제없이 통과했다고 한다.

특히 중국은 하나의 계정으로 동일 게임을 하루에 3~6시간 이상 플레이할 경우, 온라인게임중독방지 정책으로 인해 경험치나 게임머니가 초기화 되는데, 이를 피하기 위해서 도용을 빈번하게 시도하는 것. 따라서 이러한 주민등록번호 생성 프로그램은 거의 모든 PC방에 깔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그러나 실효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이와 같이 초법적인 행위를 일삼는 중국 유저들이지만, 모든 게임인구가 이러한 도용에 대해 밝은 것은 아니며, 특히 자신의 주 아이디는 본인의 주민등록번호를 이용하기 때문. 또한 이러한 제도를 시행했다는 자체가 유저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는 여론도 있다. 따라서 중국 내부에서도 온라인게임 실명제의 실효성에 대한 문제 제기가 끊임없는 가운데에서도 폐지 주장은 나오지 않고 있다.

■ 책임 회피를 위한 시나리오?

- 유저, 게임업체 모두 수수방관
- 각 부처 책임 떠넘기기 급급 … 피해 확산 우려

이렇듯 실명확인이 철저하게 이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게임포털 사이트 및 온라인게임 내 에서 사이버폭력이 나날이 심각하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보통신부는 ‘왜’ 인터넷실명제에서 제외시켰을까. 전문가들은 크게 두 가지 이유를 들었다.
▲첫 번째 이유는 게임산업이 정보통신부 소속이 아닌 문화관광부 산하라는 점. 자칫 지난 2001년 불거진 밥그릇싸움으로 번질 수 있기 때문에 게임을 제외시켰다는 의견이다.
▲두 번째 이유는 게임으로 불거지는 문제에 대한 책임회피론. 게임 사이트나 온라인게임을 제외시키면서 후에 발생되는 문제에 대해서 책임을 회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서 정보통신부는 극구 부인하고 있다. 정보통신부 한 관계자는 “게임물에 대해서는 실명확인이 명확히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서 이번 개정안에서 제외시킨 것”이라고 못 박았다. 문화관광부는 측은 “이번 개정안에 대해서는 정보통신망 법이기 때문에 문화관광부에서는 어떤 관여도 없었다”고 인터넷실명제에 대한 답변을 회피했다.

게임분쟁소 박성욱 이사는 “분명 문제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명확인이 명확하다는 점으로 게임을 제외 시킨 부분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이번 인터넷실명제의 의의를 생각했을 때, 게임포털 사이트 및 온라인게임 사이트의 인터넷실명제는 꼭 필요했던 사항”이라고 말했다. 유저들의 경각심을 위해서라도 이번 인터넷실명제는 꼭 필요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게임평론가 정제훈 씨는 “부처간의 책임 떠넘기기로 온라인게임 내의 사이버폭력이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며 “관련 법안이 어느 때 보다 시급하다”고 말했다. 인터넷 사이버폭력 게임이라고 절대 예외가 될 수는 없다. 문제의 심각성을 하루빨리 일깨워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할 것이다.

[사이드스토리2] 인터넷 실명제 피한 대형 커뮤니티 사이트도 문제

국내 네티즌들은 주로 포털이나 미디어 사이트를 이용해 인터넷 서핑을 즐기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디시인사이드’와 같은 대형 커뮤니티 사이트들은 이러한 실명제 조치에서 한발 비껴나가 있다. 특히 이들 사이트에서는 회원가입 없이 글을 쓸 수 있을 뿐 아니라, 개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각종 답글 들로 인해 사회문제가 야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은 포털이나 미디어 관련 사이트가 아니기 때문. 실제로 각 사이트의 순위집계 전문사이트에서는 디시인사이드가 ‘하드웨어 정보’ 사이트로 분류되어 있다. 이러한 사이트들은 하루방문자수가 여타 미디어 사이트보다 높고, 커뮤니티의 의견교류는 더욱 활발하다.

만약 인터넷 실명제 조치가 좀 더 쾌적하고 깨끗한 인터넷 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한 목적이라면 이들 사이트들에 대한 실명가입 조치는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 그러나 한편에서는 지금까지 비실명으로 운영된 사이트가 하루아침에 실명으로 전환될 경우, 그로 인해 사이트 자체가 막대한 타격을 입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이들 사이트를 이용하는 유저들의 성향은 포털의 검색어 순위를 1위로 만들 정도로 집단적인 움직임을 보인다는 것. 따라서 이러한 파괴력을 지닌 유저들에게 인터넷 실명제가 적용되지 않을 경우, 제도 도입에 따른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봉성창 기자 wisdomtoot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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