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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집중] 틈새시장, 성인서버에 문을 열다?!

  • 김상현 기자 AAA@kyunghyang.com
  • 입력 2007.07.22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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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의 대박 신화는 없다?!’ 게임업계 전문가들은 온라인게임 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에 달했다고 진단하고 있다. 게임업체 관계자들 역시, 어떤 게임을 시장에 출시해야할지 모르겠다며 한숨만 내쉬고 있는 상황이다. 심지어 ‘중박만 해도 로또’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 틈새시장을 공략해 성공으로 이어가고 있는 업체들이 있다. 최근 너도나도 저연령층 캐주얼 게임에 매달리고 있을 때 성인들만을 위한 컨텐츠로 짭짭한 재미를 보고 있는 것이 바로 ‘성인서버’다. <경향게임스>에서 변신을 꽤한 ‘성인서버’의 이유 있는 성공에 대해 분석해봤다.

직장인들의 마음을 흔들어라
대부분 성공한 ‘성인서버’는 MMORPG에서 그 사례를 찾을 수 있다. ‘PvP가 가능한가?’, ‘선혈이 낭자하는가?’ 등 겉모습만 달랐던 기존 성인서버가 크게 변모하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확실한 타겟층 공략에서부터 시작한다.

‘직장인서버’가 좋은 예로 꼽힌다. 바쁜 직장 생활로 게임 이용 시간이 제한되어 있는 직장인들을 주 타겟으로 삼아 운영되고 있다.

시간을 투자하는 만큼 남들보다 강해질 수 있는 것이 MMORPG의 가장 큰 특징이다. 그러나 직장 생활로 이용시간이 제한되어 있는 직장인들은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없다. 자연히 남들에 비해 뒤쳐질 수 밖에 없다.

또한 PvP가 주요 핵심 컨텐츠로 자리 잡은 MMORPG의 경우 약육강식의 법칙이 존재 한다. 이에 약자의 경우 게임의 재미가 반감이 될 뿐더러,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한 게임이 오히려 스트레스를 주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직장인서버는 이런 불공평한 MMORPG의 룰을 완전히 깨버렸다. 직장인들을 생활 패턴을 고려해 퇴근 후부터, 정해진 시간까지만 서버를 오픈 한다. 최근 직장인서버 오픈과 함께 좋은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십이지천’ 직장인서버의 경우, 평일은 오후 7시부터 다음 날 새벽 1시까지 6시간 동안, 주말에는 오후 1시부터 다음날 새벽 1시까지 12시간 동안만 오픈 했다. 정해놓은 시간 밖에 이용할 수 없음에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면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플레이 시간이 짧은 대신 일반 서버에 비해 경험치 2배, 아이템의 드랍률 3배가 상시 적용되면서 시간에 대한 보상을 충분히 해주고 있다.

KTH 게임사업본부 박정환 PM은 “직장인 서버 오픈과 함께 유저들의 많은 괌심을 받아 전체 동접이 30% 이상 증가했다”며 “매출 또한 약 20%정도 증가하면서 지금도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매우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로한 온라인(이하 로한)’의 경우, ‘나이 제한’으로 유저들이 조금 더 편한 환경에서 게임을 할 수 있게 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로한’은 지난 2006년 2월, 30대 이상 성인유저를 위한 고연령 특화서비스 ‘타루카서버’를 오픈 했다.

타루카서버는 오픈 이후 지금까지 서버 현황을 알려주는 ‘Full’, ‘매우혼잡’, ‘혼잡’, ‘보통’, ‘원활’ 총 다섯 단계 중 ‘Full’에 가까운 ‘매우 혼잡’ 단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등 30세 이상 성인 유저들의 뜨거운 지지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20세 이상의 카이논 서버와 30세 이상의 타루카서버 등 성인서버의 동시접속자율이 ‘로한’ 내 21개 서버 중 2~3위를 다투고 있는 상황이다. YNK코리아 측은 유저들이 열광하는 이유로 ▲같은 연령과 게임을 플레이한다는 동질감 ▲욕설과 비매너 플레이가 적다 등을 들었다. 타루카서버에서 게임을 즐기고 있는 김태환(33, 회사원) 씨는 “30대 이상 서버에서 게임할 맛이 난다”며 “게임 내에서 친구를 사귀기도 편하고 비매너 플레이에 의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서 좋다”고 말했다.

YNK코리아 게임사업본부 마케팅팀 정의궁 과장은 “(30대 서버)는 30대 이상의 유저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고 차별화 된 마케팅 전략 및 다양한 개발 시도를 할 수 있다”며 “유저들은 특정 연령대와 직업군에 속한다는 소속감과 공감대 형성을 극대화할 수 있어 커뮤니티를 견고히 해 게임의 재미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유저들의 니드를 파악하고 그 틈새를 정확히 파고든 것을 성공요인으로 분석했다.



특화 성인서버는 양날의 검?!
특화된 성인서버가 앞의 두 사례처럼 탄탄한 성공만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지속적인 충성유저를 확보하지 못한다는 치명적인 단점도 존재한다. 게임플레이 시간이 한정된 경우, 플레이 시간이 제한되면서 자연스럽게 그 게임에서 멀어질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직장인서버에서 3개월 동안 플레이를 했던 김성욱(31, 회사원)씨는 “처음에는 남들과 동일한 입장에서 게임을 시작했지만, 이후 게임에 재미가 가속화 된 시점에서 제한이 짜증났던 것이 사실”이라며 “MMORPG의 경우, 지속적인 플레이 또한 게임의 재미인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직장인서버에서 1개월을 채 플레이하지 못했다는 이원희(33, 자영업) 씨 역시 “한참 게임에 몰두하고 있을 때, 서버가 종료되면서 김 빠진 경우가 한 두번이 아니다”라며 “이후 타 서버로 옮겨 플레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직장인서버에서 적응하지 못했던 유저들은 플레이 시간에 비해 경험치 및 아이템 드랍확률이 낮다는 점을 지적했다. 시간 제한으로 모든 유저에게 공평함을 주려고 노력했지만, 이에 대한 보상(경험치 및 드랍률)이 너무 적어 게임의 재미가 반감된다는 야기이다. 이 밖에도 타 서버에 비해 현저히 플레이 시간이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요금정책을 적용하지 않는 것도 실패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장서버를 운영하는 게임업체들은 “특화된 성인서버로 충분한 성과를 올렸다”며 “모든 정책이 모든 유저를 만족시킬 수는 없다”고 답했다. 이런 불만들을 줄이기 위해, 기존 시스템들을 상향조정이나 다양한 이벤트를 열어 불만을 최소화 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사전조사와 운영이 승패를 좌우 한다!
특화된 성인서버에 대한 성공사례가 증가하면서 MMORPG를 서비스하고 있는 대부분의 게임업체들이 군침을 흘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CCR의 한 관계자는 “성인층이 두터운 MMORPG의 경우, 특화된 성인서버는 매력 있는 기획”이라며 “‘RF온라인’도 직장인서버에 대한 기획이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특화된 성인서버의 철저한 준비 없이 뛰어드는 것은 자칫 실패를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서비스하고 있는 게임의 통계적 분석과 고객의 니즈파악이 선행돼야 성공에 다가설 수 있다는 것. 이어 전문가들은 성공을 위한 3가지 최소공약수를 제시했다.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한 다양한 서버의 환경 분석 ▲고객이 원하는 맞춤형 서비스 ▲지속적 운영관리가 그것이다.

게임평론가 정제훈 씨는 “특화된 성인서버의 경우, 유저들의 커뮤니티가 성공에 영향을 준다”며 “유저 들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컨텐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국내 게임시장이 정체기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많다. 대부분 게임사들이 어렵고 힘들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때일수록 유저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컨텐츠와 마케팅이 필요하다. 특화된 성인서버는 시장의 변화에 맞춰 이제는 게임도 변해야한다는 진리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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