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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 국내 온라인게임 트레일러의 현주소

  • 김상현 기자 AAA@kyunghyang.com
  • 입력 2007.08.01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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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게임의 홍보수단으로 주목받았던 트레일러가 거품이 붕괴되면서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트레일러는 게임업체가 자사 게임을 홍보하기 위해 제작하는 동영상 예고편이다.
하지만 최근 트레일러가 픽션 영상으로 단지 ‘겜심’을 유혹하기 위한 고화질 그래픽이어서 메리트가 없다는 단점이 부각되고 있다.

이로 인해 게임 트레일러 동영상은 실제 게임과 괴리감을 좁히지 못하면서 유저들에게 외면받고 있는 상황이다.



거품 붕괴되면서 좌초될 위기

- 겜심 유혹하는 고화질 불신… “메리트 없다” 주장
- 천편일률적 내용도 한 몫…눈 즐겁게 할 방법 모색해야

지난 2003년 게임업계에는 획기적인 사건이 일어났다. 주목받던 ‘RF온라인’의 트레일러 동영상이 공개됐기 때문. 패키지 게임에서나 볼 수 있었던 트레일러가 온라인게임에서도 등장했다. 이 동영상은 메카닉 로봇들의 전투를 생생하게 담고 있어 보는 이들로 하여금 게임을 해보고 싶다는 욕구를 자극시켰다. ‘RF온라인’은 트레일러 동영상 덕분에 동시 접속자수가 폭주하는 등 혜택을 톡톡히 봤다. 이후 ‘아크로드 온라인’도 트레일러를 선보이며 유저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았다. 뛰어난 그래픽과 배경화면은 유저들로 하여금 게임에 대한 환상을 심어주기 충분했다.

이처럼 온라인게임이 트레일러로 인해 부각되면서 확실한 마케팅 수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러나 먹기 좋은 것도 한 두번이라고 했던가. 유저들의 눈만 즐겁게 했던 고화질 트레일러는 게임 플레이와 직접적인 연결고리를 찾지 못하고 단순한 영상으로 전락했다.

유저들은 아무리 뛰어난 영상을 보더라도 소위 ‘낚시(거짓말에 속았다는 은어)’라는 표현을 쓰면서 의구심을 먼저 피력하고 나섰다.



황금알에서 낙동강 오리알로
실제로 온라인게임의 플레이 영상과 고퀄리티 트레일러는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기대감 부푼 유저들의 희망은 게임 접속 10분 만에 절망으로 바뀌었다. 이제 더 이상 유저들은 고화질 트레일러에 속지 않았고 초반 붐업을 노렸던 트레일러 마케팅은 하향곡선을 그렸다.
실력과 비례하지 못하는 높은 외주 가격 또한 트레일러 발전에 발목을 잡았다. 2003년 ‘RF온라인’과 ‘아크로드 온라인’ 이후, 게임업체들은 너도나도 게임 트레일러 동영상에 제작에 심혈을 기울였다. 이에 편승하면서 게임 트레일러 전문 제작사들도 우후죽순으로 생겼다. 이들은 외국 사례를 견주며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을 책정했다. 분당 최고 1억원을 호가하는 가격이 형성된 것도 바로 이 시기다. 메이저 게임업체들은 한술 더 떠서 해외 유수 게임 트레일러 제작업체에 의뢰, 수억원을 쏟아 부으면서 그 거품은 눈 덩이처럼 커져갔다.

그러나 대규모 자본을 들여서 만든 게임 트레일러 동영상이 실제 동시접속자 수 증가 효과로 이어지지 못했고 게임업체들은 트레일러 정책을 선회하기 이르렀다.



획일화된 기획 연출이 문제
게임업체들은 고비용 외주제작에서 벗어나 자체 트레일러 제작으로 눈을 돌렸다. 유저들의 요구에 발맞춰 실제 게임 플레이 영상을 편집해 트레일러 유저들에게 선보였다. 게임 플레이 트레일러는 유저들의 선택을 좀 더 명확하게 할 수 있는 판단의 잣대로 작용했다. 게임업체 역시 마케팅 측면에서 톡톡한 효과를 봤다. 게임 플레이에 관심이 있는 유저들이 참여하면서 동시 접속자수 증가에 큰 재미를 봤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성과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출시되는 온라인게임 대부분이 똑같은 컨셉으로 트레일러를 제작, 차별성을 끌어내지 못했다. MMORPG의 경우 화려한 그래픽과 타격감, 웅장한 사운드를 기반으로 타 MMORPG와 차이점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캐주얼 장르도 다르지 않다. 비슷한 장르의 게임들이 내세우고 있는 특징들이 천편일률적으로 유저들에게 전혀 어필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게임 특징을 부각 시켜야
전문가들은 게임의 특성에 맞는 기획력 있는 연출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개발단계부터 충분히 그 게임에 대한 특징을 인지해, 유저들에게 어필해야한다는 것이다. 

넥슨 영상제작팀 최상렬 팀장은 “시나리오는 물론, 신규 게임이 강조하고 싶은 요소를 정확히 짚어내서 (게임 트레일러 동영상을) 제작해야한다”고 말했다. 기법 또한 다양화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무조건 게임 플레이 동영상을 편집하는 것 이외에 고화질의 연출 장면, 원화의 오버랩, 모션 캡처 방법 등을 활용해 유저들의 눈을 즐겁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 팀장은 “게임 트레일러 동영상은 게임을 유저들에게 보여주는 것 이외에 마케팅으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며 “특징 부각과 함께 꾸준한 영상 업데이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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