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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 진단] 네이버 게임 검색순위믿을만 한가?

  • 안일범 기자 nant@kyunghyang.com
  • 입력 2007.03.12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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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의 검색사이트라 불리는 네이버 검색순위의 신뢰도가 추락하고 있다. 스크린샷 한 장 없는 게임이 검색어 순위 상위권에 등극하는가 하면, 일일 게시판 사용 유저가 5명에도 못 미치는 게임이 주간검색어 20위에 등장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오픈 베타때만 되면 각종 게임들의 순위가 갑자기 급상승했다가, 다음 주에 급락하기를 밥먹듯하는 데…. 네이버 순위 괴담, 그소문의 진상을 따라가 봤다.

네이버가 검색 순위를 조작한다고?
지난 2월 23일 본지로 한통의 제보 전화가 걸려왔다. ‘네이버가 검색순위를 조작한다’라는 내용의 제보였다. 자신을 한 개발사의 관계자라고 밝힌 A씨는 “상부의 지시에 의해 네이버에게 광고료를 지급하고 실시간 검색어에 이름을 올렸다”고 고백했다. 그는 “신생 게임으로 ‘리니지’나 ‘와우’ 와 같은 게임을 제치고 검색순위에 등극할 수 있는 정상적인 방법이 없다”면서 “상부에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네이버 검색 순위만를 높이라고 지시하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네이버 검색순위를 높이기 위해 밤새도록 블로그와 카페와 같은 곳에 글을 남기거나 매크로프로그램을 이용하는 등 가능한한 모든 일을 한다”며 “양심에 가책을 느끼지만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어 이 같이 행동했다”고 말했다.

그는 “네이버가 ‘제 3의 언론’이라고 일컬어지는 현 상황에서 이러한 ‘서비스’를 하기 보다는 보다 공정한 집계를 실시해야한다”며 “이같은 운영이 게임 마케팅의 본질을 흐리게 만들고 있는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실제로 이 게임은 스크린샷 한 장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높은 순위를 기록해 많은 유저들의 의혹을 산 바 있다. 특히 밤 12시경에 웹 사이트가 공개되자마자 게임 검색순위 1위에 올랐지만, 게시판에는 단 10개의 글도 게시되어 있지 않아 의혹을 증폭시켰다. 또한 이후 꾸준히 검색어 상위권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 사이트에 대해 코리안 클릭, 랭키닷컴 등 인터넷 순위를 집계하는 기관은 방문자 순위 및 클릭률을 모두 100위권 밖으로 집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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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한 조회수 높이기
국내에 유통되는 오토마우스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손쉽게 조회수를 높일 수 있다. 실험에 사용한 프로그램은 ‘고스트 마우스’라는 프로그램과 ‘졸라빨라’라는 프로그램. 이를 이용해 실험해본 결과 각각 10분당 1500회 / 800회의 조회수를 올릴 수 있었다. 별다른 어려움 없이 간단한 키 하나를 누르는 것만으로 사용할 수 있어 그 여파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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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검색순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게임 중 L모 게임, K모 게임 C모 게임도 의혹의 대상이 되고 있다. 모두 네이버 게임 검색순위 상위권인 반면, 타 순위 선정기관에서 100위권 이하로 집계되고 있기 때문. 심지어 코리안클릭에서는 이 사이트들의 점유율이 rate 1%미만의 소규모 사이트이므로 집계를 하지 않을 정도였다. 코리안 클릭 산업분석2팀의 강나래 분석관은 “코리안클릭이 PC방 접속자를 계산하지 않기 때문에 이와 같은 결과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 하지만 게임트릭스, 게임리포트와 같은 각종 PC방 순위 집계사이트에서도 K모 게임이 간신히 100위 남짓한 순위를 기록했을 뿐, 나머지 게임들은 순위 집계에도 오르지 못했다. 타 사이트에서 100위권에 해당하는 게임들을 검색한 결과 네이버 검색순위에서는 150~200위권에 머무르는데 그치는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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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페디엠 사태
지난 2월 3째주 네이버 검색순위에는 ‘카르페디엠’이 108계단 오른 15위에 등극했다. ‘카르페디엠’은 지엔아이소프트가 개발, 지난 2003년 4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게임이다. 최근에는 단 한번도 검색순위 100위권에 진입한 적이 없었다. 자유게시판에는 1일 2~3개의 글이 게시되는 수준에 지나지 않을 정도로 활동이 미비했다. 개발사조차도 순위가 급상승했다는 사실을 당혹스러워 했다. 사실인즉슨 최근 MBC를 통해 인기리에 방영중인 ‘거침없이 하이킥’이라는 시트콤에 ‘카르페디엠’이라는 대사가 등장해, 네티즌들이 이를 검색했고 이것이 게임 ‘카르페디엠’의 검색 순위에 영향을 미친 것. 결국 게임 ‘카르페디엠’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었지만 순위가 상승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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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네이버측은 “결코 돈을 받고 순위를 조작하는 일은 없다”며 “상기 게임들의 순위가 높은 이유는 유저의 관심이 높기 때문일 뿐, 결코 네이버가 임의로 변동시키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허나 네이버는 상세한 데이터 공개요청에 대해 “실제 클릭률이나 조회수는 현재 민감한 이슈가 되고 있어 노출시키지 않는다”며 공개를 거부했다. 이같은 사례에 대해 게임전문가 정승훈 씨는 “L모 게임을 비롯한 상기게임들은 실제 접속자가 미미한 수준이다”며 “상식적으로 던전앤 파이터, 리니지2 등과 같은 타이틀과 경쟁할 수 있는 게임이 아니지만 유달리 네이버에서만 동등한 수준이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이어 “네이버가 실시간 검색어 순위를 돈을 주고 판다는 루머는 예전부터 업계에 파다하게 돌고 있는 상황”이라며 “일련의 현상은 (광고의 현금거래)진위여부를 떠나 네이버 게임 검색순위가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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