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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진단Ⅱ] 성매매 사이트로 전락해버린 역할대행 사이트!

  • 김상현 기자 AAA@kyunghyang.com
  • 입력 2007.03.26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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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인대행, 술친구, 애완견보모. 이색 아르바이트가 때 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 청년실업이 나날이 심해지면서 블루오션형 아르바이트를 찾는 이들로 이색 아르바이트 알선 사이트들은 연일 만원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색다른 아르바이트를 알선한다는 목적으로 설립된 취지와 다르게 게시판은 온통 이성과의 만남의 장으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문제는 대부분의 만남이 성관계로 직결된다는 점이다. 사이트 관계자는 극구부인하고 있지만, 피해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성매매 알선사이트로 전락해버린 이색아르바이트 사이트를 집중 해부했다.

수요 없는 이색 알바

현재 역할대행 사이트로 랭키닷컴에 등록한 업체는 6군데. 1위 사이트의 경우, 일평균 방문자 수가 5만 명에 이른다. 하루에도 수 천개의 글들이 올라온다. 그러나 정작, 이색 아르바이트에 대한 수요는 없다. 베이비시터, 애완동물보모, 실험보조 등 구인 게시판의 글은 전문한 상태다. 이와 대조적으로 만남을 주선하는 게시판은 구인, 구직 모두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구인자들의 대부분은 여성 회원으로 만남을 전제로 하고 있다. 문제는 건전 만남이 아닌, 스스로 성매매를 자초하는 데 있다. 한 역할대행 사이트 회원인 김수혜(가명, 24) 씨는 “솔직히 아르바이트의 목적은 돈”이라며 “건전, 비건전이든 페이(돈)를 많이 주면 대부분 원하는 대로 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이어 “이것도 일의 한 종류라고 생각하고 솔직하게 서로에게 원하는 것을 얻으면 좋은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결국 당초의 취지는 온데간데 없고 만남을 알선하는 사이트로 전락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번 만남에 1,300,000원?!
애인 구직을 원하는 남성들이 제시하는 금액은 한번 만남에 적게는 30만원에서 많게는 130만원까지 천차만별이다. 대부분의 애인 구직자들은 한번 만남에 성관계까지 원하고 있다. 여성의 상품가치가 높으면 돈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구직자들도 적지 않다. 강기원(가명, 35)씨는 “여자분이 마음에 들고 매너만 지켜준다면 돈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최고 70만원까지 지불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경제적인 여유가 있는 구직자들은 한번에 여러 명의 역할애인을 만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우섭(가명, 38)씨는 “꽤 많은 여성을 이색 알바 사이트에서 만났다”며 “경제적인 여유는 있는데 시간이 없는 사람들에게 꽤 유용한 사이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역할 대행 사이트 대부분의 애인 구직자들은 여성을 상품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법 규제 무용지물, 피해자 속출
이런 역할대행 사이트나 이색 아르바이트 사이트에서 이뤄지는 성매매 행위는 법적으로 처벌하기 매우 어렵다. 분명 돈이 오가는 윤락행위이지만, 증거를 잡기 힘들다는 것이다. 서울 남부경찰서 장태경 경장은 “돈을 주고 성관계를 맺는 것은 처벌 가능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돈을 받은 사실을 숨긴다”며 “법적인 처벌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서로 합의하에서 만남을 약속한 것이기 때문에 사건에 휘말리더라도 서로 입을 맞춰 법망을 피한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런 법망의 허술함 속에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다. 만남 이후 돈을 받지 못하고 오히려 협박을 받았다는 피해 여성들이 늘고 있다. 조은희(가명, 24)씨는 “한 역할대행 사이트에서 만남을 약속해서 성관계까지 갔지만, 가해자가 알몸사진을 찍어 협박했다”며 “개인적 신상이 공개되는 사안이라 신고도 못하고 있다는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피해자? 나 몰라!
조 씨와 같은 피해 여성이 늘고 있지만, 사이트 관계자들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는 반응이다. 한 역할대행 사이트 관계자는 “공지를 통해서 건전한 만남을 유도하고 있다”며 “부적절한 내용의 글은 바로 바로 삭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피해 회원들은 대부분 글들이 성매래를 연상시키는 글, 문구가 있음에도 처리 하지 않은 것은 알면서도 눈감이 주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조 씨는 “대부분의 글에서 성매매를 유도하는 문구가 확연하게 들어남에도 불구하고 의도적으로 삭제를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부분의 역할대행 사이트들에서 글을 올리는 것부터 쪽지를 주고받는 것까지 컨텐츠에 이용료를 부과하고 있다. 결국 그들의 얄팍한 상술에 피해자는 날로 증가하고 있다.

책임 떠넘기기 급급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정부 측은 서로 책임을 떠넘기기에 급급하고 있다. 정보통신부 측은 사이트 규제는 자신들의 소관이 아니라며 답변을 회피했다. 사이버 수사대 측은 정확한 정황이 없으면 수사에 착수 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책임 떠넘기기 속에 아무런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들 사이트에 대한 구체적인 법 규제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인터넷 사이버문화 수호대 이동원 팀장은 “불법 성매매에 대한 확증이 있음에도 사이트 업체, 정부, 사이버 수사대까지 책임을 회피 하고 있다”며 “더 큰 사건으로 확대되기 전에 법적인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성매매 특별법 시행 이후, 음성적으로 생겨나는 알선 사이트들에 의해서 사이버상 성매매가 급속하게 퍼지고 있다. 역할대행 사이트, 채팅 사이트 등을 통해서 이뤄지고 있는 성매매에 대한 특별법이 그 어느 때 보다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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