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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 e스포츠 축제, 광안리 결승

  • 부산 광안리 = 윤아름 기자 imora@kyunghyang.com
  • 입력 2007.08.13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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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계 별들의 전쟁이 부산 광안리에서 진행됐다. 지난 4일 부산 광안리 해수욕장에서는 신한은행 프로리그 2007 전기리그 결승전이 7만여명의 관람객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열렸다.
 특히 이번 광안리 결승은 프로리그 사상 처음으로 부산시의 후원을 받아 진행돼 전국적인 문화행사로 탈바꿈되면서 ‘완성형’ e스포츠 행사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부산시는 매년 부산 지역 해수욕장에서 열리는 ‘부산바다축제’와 연계해 이번 행사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 날 오전부터 결승 현장을 찾은 관중들은 바다축제 체험 이벤트와 각 게임단 홍보 부스, 팬 사인회 등 광안리 해변에 마련된 행사장에 적극적인 참여율을 보여 이번 행사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한국 e스포츠 협회 김신배 회장은 “4회 째를 맞이하는 광안리 프로리그 결승이 e스포츠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을 이끌어냈다.”면서 “매니아 층을 넘어선 대중적인 문화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광안리 결승, ‘완성형’ e스포츠로 대접

- 4회 째 광안리서 진행 … 협회·게임단·지자체 손 맞잡아 
- 흥행요소 두루 갖춰 … 대중적인 문화 콘텐츠로 자리매김


여러 지자체 관계자들도 이번 부산시의 e스포츠 행사 참여를 눈여겨 지켜보고 있다. 직접 결승 행사장을 찾아 이 곳 분위기와 관중 열기를 세심하게 관찰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광주정보 문화 산업진흥원의 김영주 원장은 “꽉 들어찬 관중석을 보니 e스포츠의 열기가 무척 뜨겁다는 것이 실감난다”면서 “광주시도 프로리그 유치를 위해 협회 측과 적극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도 6월 초 이번 전기리그 결승전을 한강시민공원으로 유치하는 방안을 협회와 논의한 바 있다.

협회 사업 기획국 김철학 과장은 “광안리 해수욕장을 결승 장소의 선순위로 올려놓고 서울시를 비롯한 타 지자체 관계자들이 결승전 유치를 위해 여러 차례 문의를 해왔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광안리 행사를 성공적으로 마침으로써 지자체를 비롯한 정부 부처의 e스포츠 산업에 대한 관심은 더욱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산시, e스포츠 ‘문화 산업’ 특화
부산시는 이번 대회 유치를 위한 남다른 욕심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부산시는 장소 유치 경쟁에서 서울시와 경합을 벌이기도 했다. 이미 여러 차례 굵직한 게임 대회를 치러본 노하우를 바탕으로 부산시는 지자체 최대 축제 행사인 ‘바다 축제’와 광안리 결승을 연계해 진행하는 방안을 협회에 내놓았다. 또한 서울시와 마찬가지로 장소 대여료를 포함한 무대 설치, 보조 인력 동원까지 제공키로 협회와 약속했다. 부산시의 이와 같은 움직임은 향후 e스포츠를 대중적인 문화콘텐츠로 보고 게임 사업을 육성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할 수 있다.

허남식 부산시장은 2020년 하계올림픽 유치 작전으로 e스포츠를 적극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언급했을 정도로 깊은 관심을 표명한 바 있다. 더불어 부산시의 e스포츠 참여로 대회 공신력은 더욱 상승하는 효과를 불러왔다.



각 게임단 홍보부스 설치 관중몰이 ‘성공’
이번 광안리 행사의 또 하나의 볼거리는 각 기업 게임단의 프로모션 행사 모습이다. 기존 행사에선 결승 진출 팀의 홍보부스나 이벤트 행사로 국한된 것이 올 해는 전체 기업 게임단의 참여로 늘어났다. 관중석 뒤에 마련된 게임단 홍보 부스와 이벤트 장소는 이날 오전부터 행사장을 찾은 관중들로 북적였다. 결승 진출 팀인 르까프는 이번 결승전을 위해 약 3천만원 규모의 예산을 잡고 현장에 홍보부스는 물론 각종 이벤트 상품으로 자사 제품을 제공하는 등 경기 외 팬심(心)을 사로잡기 위해 부단한 움직임을 보였다.

화승의 나은택 대표도 직접 현장을 방문해 행사장 주변을 꼼꼼히 살피는 등 깊은 관심을 보였다. 삼정전자도 CJ, KTF와 함께 자사 제품을 이벤트 사은품으로 내놓아 대기업 게임단의 참여율을 높였다. 무엇보다 현장 관객들의 발목을 붙잡았던 것은 스타 선수들이 총출동한 팬 사인회. 공군 임요환을 비롯해 이윤열, 서지수, 김택용 등 결승 진출 팀 외 게임단 선수들이 부산 현지를 직접 방문, 흥행을 위한 지원사격에 나섰다. 이들의 사인을 받기 위해 몰려든 팬들로 결승 장소 주변 일대는 북새통을 이렀다. 팬 사인회에 참석한 선수들은 행사장을 금방 떠나지 않고 관중과 함께 경기를 직접 관전해 눈길을 끌었다.



모두 하나 되어 ‘축제분위기’
관중들의 열기는 결승이 끝난 뒤에도 계속됐다. 2005년을 제외하고 매년 광안리 결승전을 참석하고 있다는 최지미(대학생, 23)씨는 “매년 대규모 행사로 거듭나고 있어 매우 기쁘다”며 들뜬 기분을 드러냈다. 그는 무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3시간동안 진행된 팬 사인회에 모두 참여해 선수들과 반가운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가족단위로 참석한 관객들도 많았다. 두 아들과 동행한 장옥진(해운대구, 40)씨는 “평소 ‘스타크래프트’를 즐기는 아이들을 위해 이 곳에 왔다”면서 “게임 행사는 처음이지만 볼거리가 다양해 무척 즐겁다”고 말했다.

광안리 상인들도 행사를 반기기는 마찬가지다. 해변에 밀집된 주변 상인들은 많은 인원이 동원되는 광안리 e스포츠 행사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가게 매출도 올리고 가게 홍보효과도 누릴 수 있어 일석이조라는 반응이다. 10년째 인근 음식점에서 근무하는 김태원(49)씨는 “e스포츠 행사가 열리는 날에는 평소보다 매출이 20~30% 가량 오른다”며 “가게를 찾은 손님들이 이후 재방문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매출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근처 편의점 주인 강봉연(54)씨도 “매출이 오르는 것은 물론, 함께 축제 분위기를 즐길 수 있어 주변 상권들도 전반적으로 반기는 분위기다”라고 전했다.

이런 분위기에 호기심을 갖고 찾아오는 외신들의 취재 열기도 뜨겁다. 이 날 현장에는 미국과 유럽권 몇몇 외신들이 방문해 광안리 결승 풍경을 담아갔다. 독일에서 현지 파견된 프리랜서 사진기자 유리 에릭(Juliane Eirich)씨는 “한국의 e스포츠 행사가 이렇게 큰 규모로 치러지는 지 미처 몰랐다”며 “팬들의 열성적인 응원이 인상적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부산 광안리 = 윤아름 기자 l imora@kyunghyang.com
                    하은영 기자|hey@kyunghyang.com
            사진 김은진 기자|ejui77@kyunghyang.com




광안리 하늘에 ‘3★’ 수놓다

- 삼성전자, 르까프 4대 0 완승 … 창단 첫 프로리그 우승 감격
- 김가을 감독 리더십 … 남성 중심 e스포츠의 ‘걸파워’ 보여줘



삼성전자 칸이 광안리 프로리그에 새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삼성전자는 4일 부산 광안리 해수욕장에서 열린 신한은행 프로리그 2007 전기리그 결승전에서 르까프 오즈를 4대 0으로 꺾고 창단 7년 만에 프로리그 우승컵을 가슴에 안았다. 그간 삼성전자는 전력에 비해 빛을 보지 못한 불운의 팀으로 알려져 왔지만 이번 정규시즌에는 나머지 11개 게임단에 비해 압도적인 실력 우위를 선보여 강호 팀으로 거듭났다.

특히 삼성전자는 정규시즌 내 줄곧 1위를 차지해 결승에 직행하는 등 강력한 우승후보로 지목됐다. 이처럼 삼성전자가 단숨에 최강팀으로 올라선 비결은 사령탑인 김가을 감독의 탁월한 리더십과 탄탄한 팀워크가 한 몫 했다.

김가을 감독은 11명의 기업 게임단 감독 가운데 유일한 프로게이머 출신 경력을 갖고 있는 홍일점 감독이다. 남성 중심의 e스포츠 계에 김가을 감독의 존재는 단연 돋보인다. 김가을 감독은 선수 생활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선수 운영 체계를 만들어 나갔다. 김 감독이 가장 중요시하는 부분은 선수들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 단, 선수 스스로 프로 마인드를 갖춘다는 전제가 따른다. 김 감독은 “(선수들의) 사생활은 철저히 보장하되 경기에 임할 땐 최선을 다해 임해주길 선수들에게 늘 당부한다.”고 전했다. 이를 유지하는 비결은 선수들을 무조건 신뢰하는 것. 한 예로 신예 프로토스 허영무를 들 수 있다. 허영무는 김 감독이 지목한 올 시즌 기대주였지만 정규시즌 4승 10패로 저조한 승률을 보였다. 그러나 김 감독은 예상을 깨고 허영무를 결승 엔트리에 포함시켜 눈길을 끌었다.

이 날 결승전에서 허영무는 1세트에 출전해 1승을 선취, 감독의 한결같은 신뢰에 보답했다. 나머지 선수들도 시종일관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로 경기를 리드해 르까프의 기를 눌렀다. 김가을 감독은 “이번 우승을 시작으로 팀이 최고의 자리를 유지하는 시작점이자 전환점이 됐으면 좋겠다”면서 “그동안 힘든 시간을 잘 버텨준 선수들에게 공을 돌리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이 날 삼성전자는 김가을 감독과 송병구가 각각 정규시즌 감독상과 MVP를 차지해 상복도 터져 겹경사를 치렀다. 이번 우승을 통해 삼성전자는 총 8천만 원의 상금을 가져갔다.



부산 광안리 = 윤아름 기자|imora@kyunghyang.com
             사진 김은진 기자|ejui77@kyunghyang.com




  광안리 행사 이모저모 

프로리그 시청률 수직상승
곰TV·네이버 등 인터넷 미디어도 현장 열기에 버금가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 날 곰TV는 4만 7천만 명 동시접속자 수를 기록해 4회 슈퍼파이트 임요환 경기(24만 명)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광안리 현장 7만 관중 집결
이 날 결승전 관중 집객은 7만 명으로 조사됐다. 경기 전부터 인근 지역 질서 유지를 위 전투 경찰 병력 300명이 투입되는 등 안전사고에 심혈을 기울였다.

위메이드 EX, 결승전 깜짝 방문
e스포츠 게임단을 창단하는 위메이드가 임직원과 선수단을 이끌고 광안리 현장을 찾았다. 서수길 대표를 비롯한 선수단 전원이 위메이드 EX 문구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광안리를 방문해 눈길.


▲ 위메이드 서수길 대표

광안리 해변 여기저기 관람열풍
경기장 밖에서도 결승전을 관람하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경기장에 미처 들어오지 못한 사람들은 신한은행 이동점포, 온게임넷 차량 등에 마련된 대형 전광판을 통해 경기를 관람했다.

조정웅 감독 연인, 안연홍 ‘애정과시’
르까프 조정웅 감독의 연인 탤런트 안연홍이 결승전 현장을 직접 방문해 관심을 사로잡았다. 조 감독은 이날 르까프가 우승한다면 안연홍에게 프로포즈할 것이라 공언해 주위의 부러움을 샀다.



하은영 기자|hey@kyunghyang.com




  현장 인터뷰 

“3년 후에도 e스포츠 투자한다” 신한은행 최상운 부행장



- 광안리 결승 행사를 찾은 소감.
작년 e스포츠 행사를 처음 후원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팬들의 뜨거운 열기에 감탄했다. 10만 관중이 동원된 역사의 현장을 직접 찾으니 무척 가슴이 뛰고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의 모습에 박수를 쳐주고 싶다.

- 프로리그 후원에 대한 만족감은.
뿌듯하다. 회사 내부적으로 e스포츠를 후원한 데 대해 깊은 만족감을 표시하고 있다. 향후 프로리그를 국내 최고의 e스포츠 행사이자 세계적인 대회로 만들고 싶다.

- 향후 프로리그 외 e스포츠 시장에 투자할 계획은.
프로리그 후원 계약은 3년간 50억 원 정도이다. 하지만 e스포츠와 프로리그의 가치가 높다는 것을 내부적으로 인지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3년 후에도 e스포츠에 대한 투자를 계속할 것이다. 프로리그 이외의 e스포츠 시장에 대한 투자도 적극 고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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