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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후기리그 개막 무산 ‘위기’

  • 윤아름 기자 imora@kyunghyang.com
  • 입력 2007.08.27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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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15일로 예정돼 있는 신한은행 프로리그 후기리그 개막이 불투명해지고 있다. 협회와 온게임넷의 신경전이 극에 달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협회는 주 5일제 10경기를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고 온게임넷은 이를 적극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방하고 있다.

여기에 IEG와의 중계권 문제가 불거지면서 양측의 입장차이는 더욱 벌어지고 있는 상태다.

관련업계는 온게임넷이 앞으로 어떤 행보를 펼칠지 여부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이미 일부에서는 온게임넷이 중계권을 포기하는 최악의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따라 자칫 e스포츠계에 찬물을 끼얹게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특히 최근들어 미국과 일본 등이 e스포츠 종주국의 자리를 노리고 있는 상황에서 양측의 신경전은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프로리그 일정 조율 난항

신한은행 후기리그 개막 무산 ‘위기’

- IEG와 중계권 미계약이 발단 원인... 주 5일 10경기 리그 일정도 충돌  
- 온게임넷 프로리그 중계 포기 배제 못해... 중계권 시장 새 국면 돌입


협회와 온게임넷의 신경전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지난 17일 양측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회사무실에서 논의를 펼쳤지만 단지 양사의 입장만 확인했다.

관련업계에선 최악의 경우, 온게임넷이 프로리그 중계를 거부하겠다고 나설 수도 있어 협회와 온게임넷 간의 갈등 양상이 새 국면을 맞이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협회와 신경전 돌입
후기리그 일정 조율을 앞두고 온게임넷은 이사회 관계자 회의 때 먼저 불만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온게임넷은 이사회 임원으로서 그간 협회-IEG간의 중계권 계약이나 협회-신한은행 측과의 프로리그 후원 계약 등 관련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협회 측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협회는 이를 온게임넷과 IEG 간의 중계권 계약이 이뤄지지 않은 점을 전제로 달고 모든 절차가 완료되면 공개하겠다고 대응했다.

개막당시 MBC게임은 IEG와 별 무리 없이 중계권 계약을 했으나 온게임넷은 계약서 최종 수정안을 7월 초 IEG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IEG의 이재명 실장은 “최종 검토하는 데 시일이 걸렸으나 이 달 안에 모든 것을 마무리 짓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후기리그 일정 조율과 맞물려 온게임넷이 순순히 도장을 찍을 진 미지수다. 전기리그를 진행해오면서 온게임넷은 전년도에 비해 확연히 떨어진 시청률을 실감하고 프로리그 중계에 대해 강한 회의심을 갖고 있는 분위기다. 온게임넷 관계자는 중계권료를 내더라도 굳이 프로리그 방송을 내보낼 필요성이 있냐는 의견도 내부적으로 심심찮게 거론되고 있다고 전했다. 당연히 프로리그 일정을 줄이는데 찬성하는 입장이다.

일단 협회는 기존 프로리그 일정대로 후기리그를 진행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게임단 관계자도 프로리그 정형화를 위해 기존 일정을 고수하되 양 방송사 개인리그가 줄어들 것을 희망하고 있다. 이에 온게임넷은 내부적으로 검토가 필요한 사안이라면서 후기리그 일정에 대해 말을 아꼈다.


▲ 지난 4월  신한은행 프로리그 2007 시즌 출범식 현장

스타리그에 주력
만약 후기리그 일정 조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온게임넷은 미계약을 빌미로 중계권 의사를 포기할 수도 있다. 특히 온게임넷은 시간 변경이나 개인리그 축소 방안에 대해 강경한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온게임넷 측은 스타리그가 주력 콘텐츠인 만큼 프로리그로 인해 스타리그가 타격을 받을 경우 과감히 중계권을 포기할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온게임넷 이학평 차장은 “스타리그 비중이나 국산 종목 리그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향후 프로리그 중계를 기존에서 줄일 수도 있다”고 전했다.

온게임넷이 중계권 의사를 포기하게 되면 절반의 프로리그 일정을 운영해 줄 대행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MBC게임이 주관 운영권을 단독으로 가지고 프로리그를 진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후기리그 일정에 대해 MBC게임은 기존 일정대로 가는 것이 옳다고 보고 있다.

MBC게임의 이같은 입장은 온게임넷 프로리그 시청률이 하락한 것에 반해 소폭 상승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게임채널 만년 2위로 머물렀던 MBC게임의 입장에선 프로리그 단독 운영에 대해 얼마든지 욕심을 낼 수 있을 만한 부분이다.

여기에 내년 프로리그부턴 협회가 주관방송사로 제 3미디어의 영입을 허락할 계획이어서 대안미디어인 곰TV·네이버 등도 참여 가능하다. 그러나 프로리그 공동 주최사인 신한은행의 입장도 고려해봐야 한다. 신한은행은 협회 측과 계약 당시 주5일제 원칙을 내세운 것으로 알려져 온게임넷의 축소 방안이 달갑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온게임넷에 비해 리그 운영이 미숙할 타미디어 활용도 신중히 따져봐야 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협회도 온게임넷 없이 후기리그 일정을 진행하는 것을 무리수로 여기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 초 중계권 싸움으로 앙금이 남아있던 협회-방송사 간의 세력 다툼이 프로리그에 악영향을 끼칠 것을 우려하고 있다.


▲ 올초 협회-방송사간의 중계권 싸움으로 팬들의 거센 비판이 쏟아졌다.

제 3미디어 영입 가능성 높아
남은 일정이 무리가 되더라도 계약상에 명시된 대로 움직이는 것이 옳다고 보는 견해도 적지 않다. 다시 한 번 같은 사태가 번복될 경우 되찾은 팬心을 영원히 잃는 상황까지 벌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미 한 번의 혼란으로 e스포츠 이미지 실추는 물론이고 관계자들 사이에선 동업자 의식까지도 잃어버리는 상처를 안았다.

물론 온게임넷이 현재로선 단번에 프로리그 콘텐츠를 내려놓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스타리그 외에 주목 받는 e스포츠 콘텐츠가 아직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안미디어가 계속해서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온게임넷의 입지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온게임넷도 이를 대비해 프로리그 의존도를 줄이고 자체 콘텐츠 개발에 주력할 가능성이 크다. 온게임넷의 중계권 세력 이탈은 대안미디어들의 활로가 넓어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곰TV의 경우 향후 프로리그 중계를 포함해 e스포츠 리그를 직접 운영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온게임넷, 향후 행보 어디로

하반기 재도약 위한 ‘잰걸음’

- ‘스타2’, e스포츠화 위해 블리자도와도 접촉... 국산 종목 리그 활성화 총력

프로리그 중계권 사태로 주춤했던 온게임넷이 하반기부터 재도약을 위한 움직임을 슬슬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온게임넷이 기존 리그를 벗어나 새로운 형태의 e스포츠 리그를 만들어 운영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온게임넷도 이를 부인하고 있지 않은 상태. 제 3미디어가 빠르게 e스포츠 시장에 진입하면서 케이블 채널들이 위협을 당하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에 이같은 행보는 한층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한 게임단 관계자는 “온게임넷이 블리자드와 직접 접촉해 ‘스타2’의 e스포츠화를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전작의 흥행성을 감안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아직 개발단계에 있는 ‘스타2’지만 벌써부터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 e스포츠 관계자들까지 ‘스타2’ 리그를 유치하기 위한 물밑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리자드 입장에선 e스포츠 리그 운영 노하우가 집결된 온게임넷의 제안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더욱이 블리자드 관련 행사를 여러 차례 온게임넷이 주관하면서 협회보다 훨씬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 온 상태다. 블리자드는 그간 협회가 중계권 개념을 도입하면서 저작권 문제를 제외시킨 채 일을 진행해온 것에 대해 내심 불만을 품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중계권 사태가 마무리된 이후에도 협회가 관계 개선을 위한 이렇다 할 행보를 보이지 않아 블리자드가 먼저  접근할 가능성은 적다.

뿐만 아니라 온게임넷은 WCG와 같은 국제 대회의 주관방송사로 활약하면서 해외미디어로부터 e스포츠 리그 운영 방식을 인정받은 점도 블리자드를 파트너사로 영입하는 데 큰 설득력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온게임넷 관계자는 “블리자드와는 지속적으로 접촉하면서 향후 사업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면서 “e스포츠 관련업자로서 당연히 ‘스타2’리그 유치에 욕심이 있다”고 속내를 내비쳤다.



전문가들은 블리자드와 온게임넷이 손잡을 경우 국내 e스포츠 시장 판도가 크게 바뀔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프로리그 콘텐츠가 국내 e스포츠에 집결된 것이라면 ‘스타2’리그는 출시전부터 블리자드가 글로벌한 전략을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온게임넷은 국산 종목 리그를 한층 확대·운영할 방침이다. 올 초 부임한 온게임넷 이현수 본부장은 “주력 사업으로 국산 게임을 빅리그화시키는 데 노력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현재 온게임넷이 운영하고 있는 국산 종목 리그는 카트라이더 리그와 스페셜포스 리그 등 10여개 정도. 이 가운데 카트라이더와 던전앤파이터는 꾸준히 유저들이 몰리고 있어 장기적으로 리그를 키워나갈 방침이다. e스포츠 시범 종목으로 등록된 일부 게임들도 조만간 방송 프로그램으로 제작할 예정이다. 지난 19일엔 부산 벡스코에서 스타리그 야외투어와 맞먹는 비용을 들여 ‘스페셜포스’ 랜파티를 진행해 관심을 모았다.

따라서 온게임넷이 협회 쪽으로 옮겨간 e스포츠 주도권을 다시 쟁취할 수 있을 지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게임단 관계자 반응

협회 떠맡기기 식 대처로 ‘눈살’

- 관계자 회의 불참 등 역행... 실무적인 내용조차 ‘나 몰라라’

후기리그 일정 조율에 대해 게임단 관계자 대부분은 기존 일정을 고수하자는 반응이다. 일부 이사사는 온게임넷이 중계를 거부하더라도 주5일제 원칙을 지켜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말 뿐이지 구체적으로 갈등의 해결책을 제시하는 등의 움직임은 없는 실정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 17일 협회 사무실에서 게임단 관계자 회의가 열렸다. 하지만 관계자 회의에는 MBC게임을 비롯해 몇몇 게임단이 회사 사정을 이유로 불참해 회의에 참석한 관계자들의 원성을 샀다. IEG와 온게임넷의 중계권 미계약 건도 온게임넷이 공개적인 자리에서 밝히기 전까지 몰랐던 관계자가 더 많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 게임단 관계자는 “온게임넷이 독단적으로 행동하고 있다고 욕을 하고 있지만 정작 관계자들이 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적극적인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무조건 협회에게 책임을 떠맡기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협회는 이달 말 임시 이사회를 열고 후기리그 잔여 일정 방안과 중계권 문제에 대해 논의를 가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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