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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비 필드] 희귀본 해상시뮬레이션 게임...손맛 '짜릿'

  • 경향게임스
  • 입력 2002.08.23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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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온라인 게임들 안에서 해상 전투를 온라인으로 기획한 ‘네이비 필드’는 다른 게임을 제치고 게이머들의 눈에 띨만 하다. 생명체가 나와 전투를 벌이는 것이 아니라 2차 대전에서 사용된 전함이 등장해 해상에서 포격전을 벌이는 것은 밀리터리 매니아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한번쯤은 눈길을 잡아끌 수 있기 때문이다.
‘네이비 필드’는 온라인 게임으로는 드문 해상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게다가 실제 데이터를 이용하는 국내엔 흔치않은 전문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그동안 국내에선 시뮬레이션 게임의 제작이 그리 많지 않았는데 이것은 전문성 부족이라는 면 이외에도 시뮬레이션 게임을 즐길만한 게이머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참고로 전략 시뮬레이션과 시뮬레이션은 전혀 다른 게임이다).
시뮬레이션 게임은 다른 게임에 비해 게임을 시작하기 위한 일련의 작업에 상당히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하기 때문에 접근하기가 어렵다. 그런 면에서 ‘네이비 필드’의 시도는 아주 신선한 느낌을 받는다. 온라인 게임은 사용자가 쉽게 접근해야 한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지만 ‘네이비 필드’는 이 특징에 정면으로 부딪치는 시도를 하고 있다.
‘네이비 필드’의 시작은 다른 게임과 크게 다르지 않다. 게임을 시작하면 자신이 사용할 무기를 구입하게 된다. 함선의 본체를 비롯해 여러 가지 아이템을 구입한 뒤에 전장에 나가 다른 게이머들과 전투를 벌이면 된다. 게임진행방식의 접근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하지만 전투의 시작과 동시에 어려움을 느끼게 된다.||게임에서 사용되는 키는 상당히 많다. 시뮬레이션 게임에서 사용되는 키와 비교한다면 많지는 않겠지만 다른 온라인 게임에서 사용되는 키에 비해선 상당히 많다. 게임의 인터페이스도 함선의 계기판이 직접 등장하기 때문에 익숙하지 않아 초보사용자들이 보기엔 어려울 것이다. 전투를 진행하기 위해선 각종 계기판에 익숙해진 다음 키 조작을 익혀야 한다.
이동만이 아닌 속도의 강약조절도 해야 하고 탄두와 함포를 선택한 다음 이들의 발사 방향도 게이머가 직접 선택해줘야 한다. 여기에서 게이머는 ‘네이비 필드’의 가장 큰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액션과 아케이드에 바탕을 둔 여러 온라인 게임들은 전투의 과정에는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는다. 공격은 버튼의 누름과 동시에 시작되고 같은 화면의 반복과 수치상의 변화만으로 전투를 끝내게 된다. 공격의 성공은 게이머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프로그램내의 각종 함수의 결과 값만으로 이뤄진다. 그러나 네이비 필드의 공격은 일방적인 결정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게이머는 전투와 동시에 포대와 포탄을 선택하고 포대의 방향을 설정한다. 포대 방향의 설정과 포탄의 선택은 게이머의 선택에 따른 것이고 그 선택에 따라 공격의 성공이 결정된다. 그러나 ‘네이비 필드’의 손맛은 이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네이비 필드’에선 포탄 하나하나에 세세한 그래픽을 적용하였다. 적 함대에서 포탄이 발사될 때 눈으로 그 포탄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그 포탄의 움직임은 결코 빠르지 않다. 천천히 다가오는 포탄과 바다에서 더욱 천천히 다가오는 어뢰를 바라보면서 게이머의 함선이 그것을 피하기 위해 움직이는 모습을 직접 확인하게 된다. 바다 위에서 움직이는 함선의 특성상 그 함선 역시 천천히 움직이며 가까스로 적의 포탄을 피하게 된다. 적 공격을 피했을 때의 느낌과 성공했을 때의 느낌은 내 손으로 무엇인가를 성공했다는 손맛의 절정 감일 것이다.||‘네이비 필드’는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다른 온라인 게임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시뮬레이션의 장점을 잘 갖추고 있다. 또한 다른 사용자와 같이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온라인 게임의 장점과 아이템을 구입해서 자신의 능력을 올릴 수 있다는 아이템 수집의 욕구를 충실히 포함하고 있어 게임의 흥미적 요소는 충분히 가지고 있다.
그러나 다른 게이머와의 대전만을 통해서 자금을 획득할 수 있다는 요소와 그 자금을 통한 아이템의 구입과 능력치의 향상이란 요소의 결합은 ‘네이비 필드’가 가진 구조적 문제의 원인이 될 것이다.
전투에서 높은 승률을 얻기 위해선 좋은 함선과 능숙한 실력이 요구된다. 능숙한 실력은 게임을 접함에 따라 쉽게 늘어나지만 현재의 밸런스로는 좋은 함선을 얻기가 쉽지 않다. 게임의 시작과 익숙해지기까지의 시간, 좋은 함선을 구입할 때까지의 시간 등 이와 관련된 난이도가 높은 만큼 신규 게이머의 증가는 어려울 것이다.
다른 게이머와의 대전만으로 자금을 얻을 수 있을 만큼 신규 게이머가 적다면 그만큼 게임은 어렵게 된다. 온라인 게임은 흐르는 물처럼 신규 게이머가 들어와야 하기 때문에 아이템과 게이머와의 밸런스는 앞으로의 테스트를 통해서 지속적으로 개선해나가야 할 것.
흔히들 한국을 게임 강국이라고 한다. 그러나 제작측면에서는 게임 강국이란 말을 쓰기엔 부족함이 너무 많다. 그러나 ‘네이비 필드’는 그 부족함을 메울 수 있는 가장 적절한 게임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전하웅.게임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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