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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좀 벌땐 하루에도 “형님, 형님” 몇 번씩 전화하더니...

  • 지봉철 기자 janus@kyunghyang.com
  • 입력 2004.12.21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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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업종에 있다가 지난해 게임업계로 투신한 A사장의 독백이 최근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내용을 잘라서 요약하자면 ‘누구시더라?’ 사연인데요. 자신이 당한 일이 하도 어이가 없는지 술자리 마다 이 이야기를 한다고 합니다.

이야기인즉, 과거 함께 근무했던 B사장을 오랬만에 A사장이 마주쳤다고 합니다. 술을 좋아하기로 소문난 A사장은 평소 B사장을 동생처럼 보살펴 줬는데요. 몇 년전만 하더라도 국내에서 몇 손가락으로 잘 나가던 A사장에게 B사장은 하루에도 몇 번씩 안부전화를 하곤 했답니다. 별 내용도 없는 그야말로 ‘목소리 들이밀기’였던 거죠. 그러나 사세가 기울고 회사마저 남의 손에 들어가게 된 이후로는 B사장의 연락이 뚝 끊겼다고 합니다. 그래도 A사장 마음 한켠엔 ‘그게 아니겠지’ 하는 마음이 있었는데요.

얼마전 공항에서 A사장과 B사장의 운명적인 조우가 이뤄졌습니다. 공항 에스컬레이터 반대 방향에서 서로 마주친거죠. A사장은 반가운김에 무의식적으로 손을 들어 반가움을 표시했습니다. 그러나 곧 반가움은 분노로 바뀌었습니다. 손을 든 A사장의 눈길이 마주치자 마자 B사장이 고개를 돌려 외면한 거죠. 한마디로 ‘누구시더라?’ 한 거죠.

A사장은 복수를 하겠다며 무슨 수를 쓰던 게임만 뜨게 해달라고 애원을 하고 다닌답니다. B사장에게 똑같이 해주겠다고 벼르고 있다는데요. B사장이 A사장에게 복수를 당하게 될지는 현재 개발중인 게임에 달려 있겠지만, 인간의 예의보다 돈이 먼저인 게임업계의 비정한 현실을 보는 것 같아 웬지 씁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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