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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민주화’시키지 않아요

  • 강은별 기자 hehestar@khplus.kr
  • 입력 2013.05.31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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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지난 2월 프리즘 코너를 통해 게임 속 정치 발언 문제에 대해 이야기 한 바 있다. 그런데 최근 걸그룹 시크릿의 전효성이 라디오에서 ‘저희는 개성을 존중하는 팀이라 민주화시키지 않아요’라는 말을 내뱉었다.
5·18 민주화 운동 기념일을 앞두고 있던 터라 문제는 더욱 심각해졌다. 파장이 커지자 전효성은 인터넷 상에 거론되고 있는 특정 보수 사이트 ‘일베저장소’와 관련이 없다고 해명했다. 이 사이트에서 ‘민주화’라는 단어는 반대, 비추천의 의미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녀가 경솔한 발언을 한지 수일이 지났지만 파장은 쉬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그간 게임 업계에서도 한 프로게이머가 이 단어를 사용해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다. 하지만 대중에게 높은 영향력을 미치는 걸그룹의 발언에 비하면 새 발의 피에 지나지 않은 파급이었다.

이번 사태로 오히려 게임 내 불편한 정치 발언들이 활기를 찾은 모습이다. 싱글 플레이가 아닌 편을 나누는 게임은 사정이 심하다. 각자가 규정하는 ‘우리’가 아닌 관계에 대해서는 철저히 배척하는 모습이다.
이같은 편협한 정치 발언은 어떻게 보면 ‘부모님 안부’를 묻는 욕보다 죄질이 더욱 좋지 않다. 대한민국의 근간이 되는 민주사회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간 ‘민주화시키다’의 의미를 모르던 유저들의 일부까지 이같은 행태에 힘을 보태며 날로 유행어처럼 퍼지고 있다.
방송인에게 특히 많은 영향을 받는 청소년 게이머들이 걱정되기 시작한다. 수많은 게임 용어들처럼 언젠가 ‘민주화시키다’가 익숙하게 자리잡는다면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된다.
이제 우리가 나서서 올바른 문화를 정착해야 할 때다.
게임의, 게이머의 힘을 보여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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