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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마케팅을 바꾸는 건 결국 소비자

  • 정광연 기자 peterbreak@khplus.kr
  • 입력 2013.11.29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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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로 일하는 지인에게 들었다. 한 때 대형 서점의 눈치만 봤던 출판 시장이 조금씩 변하고 있다고.
대형 서점의 자리 장사가 책 판매량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던 시절이 있었단다.
예를 들어 이달의 베스트셀러 코너나 화제의 책 섹션, 심지어 소위 ‘매대’라고 불리는, 통로 한 가운데를 차지한 책장에 꽃히느냐에 따라 매출이 요동을 치기 일쑤였다고 한다. 물론, 이 자리는 모두 ‘비즈니스 영역’에 속했다.
물론 지금도 완전히 자유롭지는 않다는 설명이다.
그래도 절대적인 영향력만큼은 상당 부분은 사라졌다. 대형 서점 말고도 책을 알릴 수 있는 공간이 많아지기도 했고 작가(혹은 출판사)가 개인적으로 독자들과 만남을 가지기도 한다. 책을 좋아하는 순수한 파워블로거가 늘어나기도 했고 결정적으로 e북이라는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하며 변화의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인은 무엇보다 독자들의 태도가 바뀐 것이 결정적이라는 입장이다.
예전처럼 그냥 서점에 와서 눈에 띄는 책을 읽고 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를 확실히 하고 충분한 검색을 거치며 주변의 평가까지 들어본 뒤 책을 사기 때문이란다. 책을 읽는 사람들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반대로 여전히 책을 읽는 사람들의 수준은 높아져 잘 보이고 눈길을 사로잡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왔다는 분석이다.
마케팅의 핵심 중 하나는 노출이다.
대상이 상품이라면 더욱 그러한데 아무래도 잘 보이고 자주 눈에 띄고 관련 이야기가 많을수록 끌리기 마련이다. 이유 불문하고, 모든 수단을 알려 노출에만 집중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마케팅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은, 결국 기존의 마케팅 수단이 더 이상 소비자에게 통하지 않을 때 시작되지 않을까. 소비자가 더 똑똑하게 치밀해진다면 가식적인 마케팅은 자연스럽게 사라질 수밖에 없다.
돈이 없어서 좋은 게임, 잘 만든 게임이 소리 소문없이 사라진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구조적인 변화도 필요하지만, 결국 변화의 주체는 유저 자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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