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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훈 게임인재단 이사장, “게임은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는 미래산업”

인재가치 인정받는 사회조성 위해 ‘도우미’ 자처

  • 윤아름 기자 imora@khplus.kr
  • 입력 2013.12.20 11:16
  • 수정 2013.12.20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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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산업에 종사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게임을 좋아한다. 그 자체로 행복한 사람이다”
남궁훈 게임인재단 이사장이 ‘게임인’들에 대해 이렇게 평했다.
아이러니하게도 남궁 이사장이 보는 시각과 달리 요즘 게임업계 현실은 서늘하다. 사회 저변에 깔린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큰 탓이다.
더구나 게임종사자들이 나서 입장을 밝힐 수 있는 자발적인 움직임이나 오픈된 공간도 부족한 상황이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남궁훈 이사장은 마치 영웅처럼, 혹은 해결사와 같이 ‘게임인들을 위한 재단’을 만들었다. 재단은 게임업계 상생을 도모하고, 게임인들의 위상을 제고하며, 후학 양성에 힘쓰겠다는 취지다.
이는 게임 교육사업에 뜻을 품었던 그의 꿈을 향해 한걸음 내딛는 출발점이기도 하다. 인생은 타이밍이라는 말처럼 남궁 이사장에게는 설레임이 가득한 도전이고, 게임인들에게는 어려운 시기에 ‘우리’를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반갑다.
게임 종사자들의 든든한 지원군이 된 그가 진정으로 행복한 ‘게임인’이 되기위한 조건은 무엇인지 솔직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대기업 출신인 남궁훈 이사장이 열명도 채 안되는 직원과 마주보며 일을 한다. 파티션도 없고 막힌 회의실도 없는, 게임인재단은 모든 것이 ‘열린 공간’이다.
그래서일까. 재단의 방향성부터 최근 논란이 된 게임중독법에 대한 이슈까지 자신의 생각을 막힘없이 훌훌 털어내는 그의 모습에서 상당히 오랜기간 고민하고 실천에 옮긴 진심이 묻어났다.

‘우리 게임인’ 자부심 느끼는 날 기다렸다
“게임과 관련된 교육사업은 원래부터 하고 싶었던 것이었고, 소소하게 장학재단으로 출발하려고 했어요. 카카오 김범수 의장과 고민하는 과정에서 무심사 입점 기회를 주겠다는 얘기가 나왔고 NHN 이준호 회장도 도움을 주겠다고 하면서 ‘어라, 이거 괜찮은데?’라며 속으로 좋아했어요(웃음). 그렇다면 제대로 해보자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남궁훈 이사장이 도움을 주고자 하는 주체는 ‘사람’에 있다. 게임인재단이라는 명칭도 그가 직접 만들었다. 과거 CJ E&M 재직시절, 계열사 동료가 ‘우리 영화인’이라는 표현을 자연스럽게 쓰는 것을 보면서 그 말투에 묻어난 자부심이 부러웠다는 게 남궁 이사장의 얘기다.
사회적으로 존중받는 분위기가 게임업계에는 아직 없다는 것이 늘 아쉬움으로 남아있었다.

 

“‘게임인’들이 어떻게 대우 받기를 원한다는 구체적인 희망사항보다 사회에서 우리를 인정해주고 반대로 우리가 인식 개선을 위해서 노력했으면 좋겠다는 바램이에요. 만약에 게임 종사자들을 위해 캐리커쳐를 그리면 어떻게 보여질지 현실을 직시하고 우리 스스로가 느끼고 좋은 쪽으로 바꿔보자는 거죠.”
그는 미국 게임사들을 예로 들었다. 현지 중소개발사들의 경우 사무실에 침상을 두는 등 일부러 연출을 한다고 전했다. 투자자들로부터 열정적으로 게임을 개발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남궁 이사장은 우리나라 게임 개발사들의 일상적인 풍경이 편견없이 보여지는 대로 인정받길 원했다.
“게임인재단은 그런 측면에서 게임인들의 위상을 높여주고 당당히 존경받는 직군으로서 가치를 키우는 도우미 역할을 하고 싶어요. 대기업에서 도와주고 이를 바탕으로 중소기업들이 성장하는 이상적인 산업 구조를 만들기 위해 재단이 윤활유가 된다면 더욱 좋겠죠.” 

‘게임은 미래산업’ 사회와 소통 방식 바꿀 것
현재 재단은 힘찬 출발을 알렸지만 구상하고 있는 사업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서는 준비해야 할 것이 많다. 최소 2년은 위메이드에서 후원해 준 자금으로 재단을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남궁 이사장은 재단 사업이 활성화되면 기업, 개인이 기부나 후원금 형태로 자발적인 도움의 손길이 이어질 것이라고 믿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오는 1월부터 가시화되는 ‘힘내라 게임人상’을 통해 재단의 필요성을 업계에 각인시키는 것이 우선이라는 생각이다. 이 상은 중소게임업체들의 게임개발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어 관련업계가 주목하고 있기도 하다.
특히 남궁훈 이사장이 위메이드에서 모바일사업을 진행하면서 배웠던 경험담을 바탕으로 제정된 상이어서 자신도 남다른 의미와 기대를 품고 있다. 
“중소개발사의 경우 자사 게임을 만들 줄만 알았지 상품으로 내기까지 포장하는 방법을 잘 몰라요. 퍼블리셔와 마찰을 겪는 부분도 이 때문이죠. 이를테면 고객언어적인 접근이 부족하달까. 그런 부분들을 조금이나마 재단이 채워줄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재단의 지원이 법인이 설립된 회사에 한해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인디 개발자들을 위한 산학연계 프로그램도 있고 좀더 활성화된다면 남궁 이사장이 꿈꾸는 교육 커리큘럼도 선보일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가 정말로 꿈꾸고 있는 게임고등학교 설립은 보이지 않는 미래에 있지만 그리 멀지 않을 수도 있다.
게임 교육에 대한 그의 의지, 왜 그렇게 악착같이 매달리는 것일까.
“현재 학부모들은 게임중독법에 대해 아무도 반대하지 않아요. 교육열이 높은 사회 분위기 때문에 이에 반할 것 같은 불안요소들을 제거하고 싶은 것이 부모 마음이니까요. 하지만 교육을 받는 진짜 이유는 잘먹고 잘 살기 위해서고, 그 수단 중 하나가 취업이잖아요. 취업으로 향하는 문(門) 중에 가장 크게 발전하고 있는 것은 게임산업 아닌가요.”
남궁 이사장은 결코 산업 논리로 사회 전반의 부정적인 인식을 맞대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어느새 ‘애니팡’이 길거리 노점상이나 택시 운전수들 손에서 보여지듯 점차 생활로 스며드는 ‘게임’을 일깨우고 싶다는 희망이다.
“우리가 첨단산업에 있고 게임이 미래라는 사실을 소통해야 합니다. 궁극적으로 게임인들이 행복해지는 길이 아닐까요.”

* 남궁훈 이사장 프로필
● 서강대 경영학과 졸업    
● 2006년 NHN 엔터테인먼트 사업부장    
● 2007년 NHN 게임 총괄   
● 2008년 NHN USA 대표이사
● 2009년 CJ인터넷 대표이사   
● 2010년 CJ E&M 등기이사   
● 2011년 CJ E&M 게임부문 대표이사    
● 2013년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     
● 현재 재단법인 게임인재단 이사장

■ ‘게임인재단’에 대하여

 

지난 11월 29일 설립된 게임인재단은 '중소게임업체 게임개발 지원 : <힘내라 게임人상> 제정', '게임 인재 양성 지원 : <나의 꿈 게임人 장학금> 지원 및 산학연계 프로그램 지원, '문화산업 내 게임문화 리더십 구축 : 음악, 미술, 공연과의 문화 교류 사업'을 중점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힘내라 게임人상>은 중소형 게임개발사를 위한 무상 지원 프로젝트로  상금 최대 1천만 원 지원, 카카오 게임하기 무심사 입점, NHN엔터테인먼트 서버 및 네트워크 지원, 크로스 프로모션 툴로써 데브시스터즈 ‘쿠키런’ 및 선데이토즈의 ‘애니팡’ 쿠폰 지원, 와이디온라인 고객서비스(CS) 지원을 골자로 한다.
현재 게임인재단은 남궁훈 초대 이사장을 필두로, 이사진에 문태식 마음골프 대표, 정욱 넵튠 대표, 이지훈 데브시스터즈 대표, 이정웅 선데이토즈 대표, 감사에 케이큐브스벤처스 임지훈 대표가 임명됐다.

사진 김은진 기자 ejui77@khpl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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