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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나라] 세계 5개국 동시 서비스...한국 역사 알리기 '결실'

  • 이복현
  • 입력 2002.06.29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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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나라’는 매월 이어지는 우리나라의 명절과 각종 행사에 맞추어 게임 속에서도 ‘세시풍속 이벤트’를 하고 있다. 이미 진행되었던 정월대보름, 발렌타인 데이·화이트 데이 이벤트 이외에도 곧이어 돌아올 단오, 음력 7월의 ‘견우와 직녀’의 만남을 기리는 칠월칠석 이벤트, 8월에는 민족의 대 명절인 추석맞이 이벤트 등이 매년 진행되고 있다. 옛날에 비해 전통을 잊어가는 나이 어린 사용자들이 게임을 통해 자연스럽게 우리나라 고유의 명절과 그 풍습을 익힐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지난 96년 4월 4일 PC통신 상용화 서비스를 시작으로, 세계 최초의 그래픽 온라인 게임이었던 ‘바람의 나라’의 의의와, 그 동안의 발자취를 더듬어 본다.||‘바람의 나라’는 세계 최초의 그래픽 온라인게임으로 95년 12월 시범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우리나라가 온라인게임의 종주국으로 발돋음 할 수 있는 획기적 계기를 제공했다고 할 수 있다.
현재 국내 게임으로는 한국, 미국, 일본, 인도네시아, 프랑스 등에서 현지어로 서비스되고 있는 다언어 게임이다.||‘바람의 나라’는 만화가 김진씨의 역사 서사극 ‘바람의 나라’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만화 ‘바람의 나라’와 같이 고구려 2대왕인 유리왕의 아들 대무신왕 ‘무휼’의 정벌담에 그의 차비 ‘연’, 그녀의 아들 ‘호동왕자’와 ‘낙랑공주’의 사랑 이야기가 중심 스토리다. 즉 ‘바람의 나라’는 고구려 시대의 생활상과 건축물 등 고대 사회 우리 문화를 게임 속에 고스란히 담고 있다.
해외 진출시 경제적 성과 뿐 아니라 문화적 성과도 함께 거두고 있다. 게임을 통해 자연스럽게 우리의 전통 문화 및 역사도 세계로 함께 전파하는 ‘문화 전도사’로서의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바람의 나라가 미국에 서비스를 시작한 시기는 1999년 4월경이다. ‘바람의 나라’라는 이름이 아닌 ‘넥서스’라는 이름을 통해서다. ‘넥서스’ 이용자 홈페이지에 접속하게 되면 “유리왕을 소재로 한 영시(英詩)”가 등장한다. ‘한국 전통 혼례장면’은 물론 고구려, 신라, 부여 등 삼국시대 역사 가 자세히 서술되어 있을 뿐 아니라 한글로 된 삼국시대 지도도 만날 수 있다. 이런 이국적인 풍경과 스토리에 심취한 한 유저는 게임시작 단 이틀만에 자신의 상상력을 발화시킨 넥서스 홈페이지를 만들기도 했다.
좥넥슨좦 미국 현지법인의 이상백 지사장은 “많은 외국인들이 넥서스를 통해 우리의 역사와 문화에 관심을 갖는 모습에 신기하기도 하고 기쁘다. 외국인들이 10간 12지 등을 논하는 모습을 보노라면 희한하기까지 하다”고 말한다.
이용자들이 인터넷을 통해 한국의 고대사를 알아서 공부하는 것이지만 기본 토대는 게임에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고대사의 내용과 혹시라도 다른 정보가 잘못 전파될 것을 우려하여 미국 넥서스에서는 비정기적으로 게임 속에서 우리의 문화를 주제로 한 OX퀴즈도 마련하고 있다.
일본 던전 추가, 역사 왜곡 바로 잡아
2000년 12월, ‘일본 구석기 유물 발굴 조작사건’, ‘일본 도예작가 다니 순제이씨의 고려청자 복원 사기극’등 일본의 역사 왜곡 사건이 연달아 터지자, 좥넥슨좦은 고구려와 백제만 존재했던 ‘바람의 나라’에 일본을 추가하면서, 실제 역사에 근거한 이벤트를 개최, 우리나라와 일본의 게이머들에게 한국과 일본의 고대 역사를 바로 알리는 데 앞장섰다.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에 진행되었던 당시 이벤트는 ‘도자기 기술을 일본에 전수하라’ 와 ‘칠지도(七支刀)를 제작하라’라는 두 가지 퀘스트를 수행하는 것으로 진행되기도 했다. 주어진 두 가지 임무를 완성한 게이머는 귀중한 아이템을 획득하게 돼 한·일 게이머들에게 자연스럽게 역사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켜서 화제가 됐었다.||96년 4월, 상용화 이후 지금까지 5년이 넘는 기간 동안 PC통신 및 인터넷 인기 콘텐츠로 자리잡은 ‘바람의 나라’. 폭력적이지 않고, 화목과 화합을 중시하는 게임의 분위기로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연령이나 성별의 구분 없이 누구나 쉽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됐다.
때문에 가족 모두가 ‘바람의 나라’를 즐기는 경우도 흔하다. 분당에 사는 민동배씨 가족의 경우가 대표적인 예다. 이들은 ‘바람의 나라’를 함께 즐기고 있다. 이들 가족은 다들 상당한 랭킹에 들 정도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민동배씨(1959년생)와 송미옥씨(1960년생) 부부는 “무조건 게임을 못하게 막는 것 보다 부모가 함께 게임을 하면서 좋은 게임을 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 같다”며 “요즘 유행하는 게임은 모두 해 봤지만 ‘바람의 나라’만큼 캐릭터가 밝고 내용이 건전한 게임이 드물어 아이들이 계속 게임을 하도록 했다”고 전했다. ||지난 97년 4월, ‘바람의 나라’에서 게임 속 연인으로 만나 실제 부부의 연을 맺은 김종민 전성아 커플. 이들은 오프라인에서 만나자마자 그동안 게임 속에서 맞춰왔던 호흡을 실제로도 잘 맞출 수 있다는 것을 알아채고 결혼에 골인했다. 이후 속속 개발된 국내 온라인 머그 게임에서 만나 연인에서 부부로 발전한 커플들은 부지기수.
국내 온라인 게임 부부 1호였던 이들의 결혼으로, 게임을 즐기면서 상대방의 성격과 인품도 알 수 있는 좋은 기회도 제공하는 온라인 머그 게임의 특징이 당시 사회적인 화제가 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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