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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준 작가, "게임 통해 새로운 문화산업 시장 열릴 것"

  • 채성욱 기자 luke@khplus.kr
  • 입력 2014.04.21 09:33
  • 수정 2014.04.21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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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유물 재해석한 작품 ‘게임 컷’ 활용 가능 
- 고유문화 아이콘화 한국문화 저변 넓힌다

 

한국 게임 시장이 성숙하면서 한국 게임의 해외 진출뿐 아니라, 외국계 기업의 국내 진출도 점점 늘고 있다. 이런 게임업계의 세계화 속에서 종합 문화 콘텐츠인 게임이 자연스레 국경을 넘나들고 있다. 게임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연출된 스토리, 배경, 소품, 음악 등의 다양한 문화적 요소들을 함께 내포한다. ‘문화의 컨테이너’라고 할 수 있는 게임은 알게 모르게 그 사용자에게 문화적 영향을 미친다. 이것이 바로 게임이 문화 콘텐츠로써 갖는 힘이다.
신준 작가는 그가 진행하고 있는 유물 일러스트 작품전 ‘800년 전’을 통해 화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로써 대중이 들여다보지 못했던 우리 문화의 진한 색채와 정체성을 알리고 싶어 한다. 그리고 본인이 재가공한 문화 콘텐츠가 더 널리 쓰이고, 융합되길 바란다. 보호라는 명분으로 박물관 안에 갇혀 점점 잊혀만 가는 우리 민족의 문화적 오브제를 현대적인 감각과 점층적 ‘모아레’ 화법을 통해 작품화했다. 그는 이런 ‘문화유물의 콘텐츠화’를 통해 단절돼있던 지난 800년의 역사적 간극을 대중에게 거부감 없이 전하려한다.

신준 작가는 이런 문화 콘텐츠의 힘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 그는 ‘국제원색’이라는 인쇄회사의 대표이자, 화가이며 일러스트레이터이다. 한 때 국산 애니메이션 ‘태권왕 강태풍’의 시나리오 작업에 참여하는 등 다양한 문화적 저변을 가지고 있다.

‘800년 전’ 통해 고대 한국 문화코드 퍼뜨릴 것
“우리 문화는 박물관이나 전시장이 아닌 바로 우리 대중의 곁에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문화유물이나 국보 등은 그 사진을 반출하거나 활용하는 것이 문화재보호법을 근간으로 금지돼 있습니다. 참 안타깝습니다. 우리가 우리 것을 마음껏 쓰지 못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의 작품 소재 대부분은 중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던 신라 말기부터 조선 초에 쓰이던 한반도의 유물들이다. 그는 5년 전 박물관에서 촬영한 유물들의 사진을 가공해 작품화했다.
“처음 사진전을 열어 우리조차 ‘백의 민족’이라는 틀에 갇힌 우리 문화의 다양한 색감과 형태를 보여주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법적으로 이런 활동이 불가능하더군요. 한국 사람인 제가 한국을 소개하려는 자릴 만들 수가 없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법적인 조문을 구하고, 중앙박물관을 끊임없이 설득해 결국 이 전시회를 열었다. 그는 사진을 기반으로 마치 모레로 층층이 성을 쌓는 듯한 ‘모아레’ 기법을 사용해 작품을 가공했다. 거기에 강렬한 색감과 포커스를 부여함으로써, 단조로울 수 있는 유물 모습을 낯설면서도 강렬한 이미지로 탈바꿈시켰다.
그는 이 작품전의 의미를 단순 전시가 아닌 문화의 전달매체로 생각하고 있다. 아이콘화된 우리의 문화가 더 다양한 문화적 저변을 확보하는 장으로, 특히 게임과 같은 문화 융합 콘텐츠의 주요 모티브로 크게 활용되길 바란다. 게임이 바로 우리만의 색채를 담아 세계로 전달하는 문화 매체 역할 을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한국 고전적 문화 코드에 대한 새로운 수요 있을 것
“최근 ‘별에서 온 그대’가 아시아 시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면서, 자연스럽게 노출된 조선 시대의 모습이 크게 주목받았습니다. 중국과 대만의 반응이 몹시 뜨거웠죠. 이런 환경을 통해 한국의 고전 문화에 대한 새로운 수요가 생기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게임업계에게 가장 많은 러브콜을 보내는 시장 역시 바로 중국과 대만 시장이다.
‘별그대’의 주인공은 한국에 400년을 산 외계인이다. 이런 스토리를 통해 자연스레 조선시대 배경의 일화가 전달됐고, 그 이미지는 콘텐츠에 인기에 힘입어 크게 주목받았다. 그들이 보지 못했던 한국만의 감각적인 ‘문화코드’를 전달한 것이다.
그러나 문화에 대한 우리의 저변은 과연 어느 정도일까. 그는 이런 문화 산업의 확대에 꼭 필요한 작업이 바로 대중의 ‘문화 소유’를 위한 문화의 콘텐츠화라고 말한다.   
“갑주를 입은 가야의 장수를 보고 일본의 무사냐고 묻는 젊은이가 있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대중과 역사의 단절이며, 이런 단절을 막아주는 것이 바로 콘텐츠입니다. 우리 자신이 우리 문화와 가치를 콘텐츠에 담아 되살리고 재해석함으로써 더 큰 가치를 창출해 이어 갈 수 있는 것입니다. 게임은 이런 문화적 유전자를 품은 고급 콘텐츠입니다.”

 

그는 이런 시도들 속에서 한국만의 새로운 가치가 완성된다고 믿는다. 중국의 삼국지와 서유기가 수많은 게임의 모티브가 되는 것, 그것은 아이콘화된 그들 작품의 끊임없는 재탄생과 융합이 일궈낸 산물이다.
역사 문화는 박물관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선조들의 삶이었고 문화였다. 그의 이번 시도는 단지 시작에 불과하다. 이제 겨우 1.0 버전이라고 말하는 그의 작품들은 현재 엔터식스 왕십리 역사점 ‘일라지오’에서 전시 중이다. 전시회는 5월 13일까지 계속되며 이후 일라지오 대치점를 통해 지속될 예정이다.

* 신준 작가 프로필
● 93년 관동대 미술학과 졸업
● 96년 매킨토시 동아리 ‘매토’ 활동
● 96년 컴퓨터 그래픽 대전 ‘은상’ 수상
● 현재 ‘국제원색’ 대표

■ ‘800년 전’은 어떤 전시회

 

신준 작가 개인전 ‘800년 전’은 신라 말기부터 조선 초, 대략 800년 정도 시기의 문화제를 점층적 ‘모아레’ 화법과 일러스트기법을 사용해 현대적인 작품으로 재탄생 시켰다. 그리고 이번 작품을 열린 공간안에서 감상할 수 있는 전시회이다. 작품의 주요 특징은 모래알 같은 점을 층층이 쌓아 마치 3D 매직뷰 같은 느낌을 주는 ‘모아레’기법을 사용해 표현물의 질감을 매우 섬세히 살려 냈으며, 기존에 촬영된 문화제를 2차 가공해 콘텐츠화 함에, 팝아트적인 색감과 포커스를 가미해 현대적인 감각을 인상적으로 표현해 냈다. 

 

 

사진 김은진 기자 ejui77@khplu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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