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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기획] ‘온라인게임을 고집하는 이유’ 중견 온라인게임 개발사 대표 4인에게 묻다

  • 윤아름 기자 imora@khplus.kr
  • 입력 2014.12.19 12:00
  • 수정 2014.12.19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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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사 성공 경험 삼아 성장동력의 근원지
- 확보된 유저풀·미래 시장성 ‘도전의 이유’

국내 온라인게임 개발사가 예년에 비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저마다 모바일게임으로 사업 모델을 전환하거나 시장 악화로 문을 닫은 까닭이다. 올해 온라인게임 신작을 낸 중소개발사는 ‘코어마스터즈’, ‘영웅의 군단’을 비롯해 최근에 출시한 ‘검은사막’ 등 손가락으로 겨우 꼽을 정도로 소수에 불과하다.
이처럼 열악한 시장 상황에도 불구하고 몇몇 온라인게임 개발사들은 여전히 차기작을 준비하고 있다. 근 2~3년 간 국내·외 게임 시장에 불어닥친 모바일게임 열풍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꿋꿋하게 말이다. 엑스엘게임즈, 엘엔케이로직코리아, KOG, 한빛소프트가 그 대표적인 게임사들이다. 이들 기업의 공통점이라면 적어도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이 활황세를 이어갈 때 그 흐름을 타고 최고점을 찍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또 다른 공통점은 ‘개발력’이다. 온라인게임에서만 적어도 1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다.
시장의 끈을 놓지 않고 담금질을 이어가는 중견 온라인게임 개발사 4인 대표의 입을 통해 미래를 준비하는 현재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왜 온라인게임인가] “회사의 경쟁력은 쉽게 놓을 수 없는 무기”
“시장에서 소위 말하는 ‘대박’의 성과를 이룬 I·P를 쫓기보다는 우리 회사만의 경쟁력이 될 수 있는 독특하면서 신선한 아이디어가 결합된 게임 개발에 주력하고 치중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빛소프트 김기영 대표는 현재 모바일게임 시장이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루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분명 온라인게임 또한 아직까지 시장성은 충분히 살아있다고 보고 있다. 그에게 있어 온라인게임 개발은 자사 경쟁력이다. 킬러타이틀인 ‘오디션’을 기반으로 온라인게임 시리즈물을 출시하거나 축구 매니지먼트 게임 ‘FC매니저’를 모바일게임으로 컨버전한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다.
엑스엘게임즈 송재경 대표도 간단명료하지만 확실한 입장으로 ‘가장 잘 하는 분야이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송 대표는 국내·외의 각종 개발자 콘퍼런스에 강연자로 나서 동료 혹은 후배들에게 온라인게임을 지속적으로 개발하는 이유에 대해 여러차례 생각을 전한 바 있다.
1세대 온라인게임 개발자로서 가져야 하는 확고한 신념이 한 길을 고집하게 만드는 근원으로 보인다.
그와 같은 고민은 KOG 이종원 대표도 마찬가지다. 그는 플랫폼을 떠나 좋은 게임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에 회사 설립 때부터 손을 댄 온라인게임 개발을 놓을 수 없다고 전했다. 물론, 이들 모두 온라인게임 만드는 개발자이지만 중견 기업인으로서 시장의 트렌드를 놓칠 수는 없게 마련이다. 사업가의 눈으로 냉철하게 시장을 바라봐야 한다는 의미다.
그러한 측면에서 엘엔케이로직코리아 남택원 대표는 온라인게임 시장에 남아있는 여전한 가능성을 놓치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모바일과 달리 온라인은 유저들의 개발사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편이다. 사업의 연속성이라는 측면에서 생각한다면 모바일은 항상 새로운 출발선에서 시작해야 하고 온라인은 그동안 확보한 I·P 및 개발력만큼 유리하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몰입도와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온라인이 월등합니다. 이처럼 온라인이 주는 보편적이고 월등한 재미를 모바일에서 구현하는 것은 요원하기 때문에 온라인게임을 지속해서 개발할 것이다.”

[우리의 강점은 무엇인가]
“독특하고 신선한 아이디어”
엑스엘게임즈, 엘엔케이로직코리아, KOG, 한빛소프트 4개사는 각각 개성있는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 기업인에게 자사의 강점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온갖 수식어를 붙일 필요없이 뚜렷한 자사의 색깔을 얘기한다.
KOG의 경우 ‘그랜드체이스’, ‘엘소드’, ‘히어로’ 등 자사 타이틀의 장르적 특성은 다르지만 ‘액션’이라는 한 가지 공통점을 모두 내포하고 있다. 향후 출시될 신작들 역시 ‘액션’을 기반으로 한다는 모토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남택원 엘엔케이로직코리아 대표도 자사 게임에서만 볼 수 있는 세계관 구축과 심도 있는 스토리 라인 전개는 독보적이라고 자신한다. ‘붉은보석’ 시리즈와 ‘거울전쟁’ 등 보유한 온라인게임 타이틀은 모두 남 대표의 상상력을 기반으로 풀어낸 스토리를 담고 있다.
그는 “개발사는 유저들에게 매력적이고 새로운 재미를 끊임없이 제시해 줘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고 본다”면서 “그런 면에서 앞으로는 게임의 본질에서 재미를 확장해나가는 접근법도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즉, 고전적인 개발 방식만 고집하기보다는 온라인과 패키지 개발에서 터득한 재미의 요소와 모바일에서 유저가 매력적으로 생각하는 부분을 잘 융화해 나가야겠다는 설명이다.
‘바람의 나라’, ‘리니지’를 거쳐 ‘아키에이지’까지 MMORPG의 다변화를 추구하는 송재경 엑스엘게임즈 대표는 새로운 것에 도전하길 좋아하는 자신을 강점으로 삼았다. 최근 그가 개발 중인 ‘문명온라인’을 통해 “MMORPG의 본질은 모두가 함께 플레이하는 재미”에 있다고 밝혀 해당 장르에 대한 확고한 자기 철학을 내세우기도 했다.
한빛소프트 김기영 대표도 타 회사와의 차별화를 위해 아직까지 시도되지 않았거나 보기가 힘든 장르의 타이틀에 대한 도전을 계속 이뤄나가겠다는 입장이어서 이들 기업의 색다른 ‘개발DNA’는 계속될 것이라는 게 분명해 보인다.

 

[미래를 예측한다면] “다양성과 도전 가능성은 늘 열려있다”
“윈도우가 플랫폼으로서 더 발전할 것이므로 새로운 기회가 생길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KOG 이종원 대표는 이에 따라 게임성에 있어 좀 더 깊이있는 온라인게임들이 출시될 것으로 예측했다. 어쩌면 더 마니악한 게임들이 나올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웹과 모바일을 넘나드는 유무선 연동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게임이 일반화된다거나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상용화되면 온라인게임도 시도되지 않은 새로운 콘텐츠 개발이 가능해질 지 모를 일이다.
물론 이것들이 대중화되기 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도 있다.
그러나 온라인게임의 다양성 측면에서는 가까운 미래를 기대해볼 만하다. 엑스엘게임즈 송재경 대표는 “모바일게임에 비해 온라인게임 시장이 침체돼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온라인게임 유저는 존재하며 그 수는 더 많다”면서 “그 유저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온라인게임에 현재 필요한 것은 ‘다양성’”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흥행만 노리는 것이 아니라 도전을 기치로 한 새로운 시도가 많이 나와야 할 것”이라면서 “지난 2014 지스타에서 선보인 온라인게임 중 그와 같이 새로운 시도를 한 게임들이 보인 점이 고무적”이라고 덧붙여 눈길을 끌었다.
이와 달리 나머지 두 대표는 현실적인 미래를 내다봤다.
우선 한빛소프트 김기영 대표의 경우 대형급 타이틀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LoL’을 뛰어넘는 동종 장르 게임이 아직 없는 것과 같이 이를 넘어설 수 있는 스케일의 게임성을 시장에 선보이기 위해, 각 회사들이 1년에 한두개 타이틀이라도 보다 선택과 집중을 해서 출시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엘엔케이로직코리아 남택원 대표는 제도권 안에 놓인 게임산업과 그에 따른 사회적인 분위기에 대한 당부의 입장을 조심스럽게 전했다.
“최근에는 국내 게임 규제와 맞물려 접근성이 최악으로 떨어졌다는 생각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거대 유저 풀을 확보한 회사만 살아남는 결과를 가져온다. 게임은 도전과 창의가 살아 숨쉴 때만 발전할 수 있다. 큰 금액의 지원책보다는 개방된 시장에서 누구나 경쟁할 수 있게 하는 게 중요하다. 세계 콘텐츠 시장에서 유례없이 경쟁력을 확보한 온라인게임마저 내주지 않으려면 과감한 규제 혁파가 필요하다고 본다.”

[Side Story] 중견 게임사 4곳이 준비 중인 온라인 신작은… 

 

엑스엘게임즈의 차기작은 ‘문명 온라인’이다.
이 게임은 세계적 게임 디자이너 ‘시드 마이어’가 개발한 인기 패키지 게임, ‘시드 마이어의 문명’ 시리즈를 온라인화 한 것이다. ‘문명 온라인’은 기존 ‘시드마이어의 문명’ 시리즈의 원더 건설, 문명 발전 등 고유한 재미 요소와, 플레이어들이 힘을 합쳐서 자신이 속한 문명을 승리로 이끌어 나가는 MMO요소를 결합해 세션제 MMO라는 독특한 장르에 도전한다.
회사 측에서도 기존 온라인게임과 전혀 다른 장르이기 때문에 콕 집어 무엇이다 말하기 곤란할 정도로 새로운 요소로 가득 찬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함께 엘엔케이로직코리아는 한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온라인 MMORPG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자사의 장수게임 ‘붉은보석’의 후속작을 선보인다. ‘붉은보석2-홍염의 모험가들’이 그 주인공으로, 전작의 세계관을 이어가는 대신 한층 강화된 시스템과 더불어 차별화된 게임성을 자랑하고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게임은 풀 3D MMORPG로, 지난 11월 말 첫 번째 비공개테스트를 통해 신규 콘텐츠를 대거 공개했다.
특히 전작에 개성 넘치던 캐릭터들을 독특하고 디테일한 툰 방식으로 구현해내 ‘붉은보석’의 특화된 캐릭터 변신 시스템에 입체감을 살린 점이 인상적이다. 이른바 키보드 액션 MMORPG라는 수식어를 단 KOG의 최신작 ‘아이마’는 최적화된 횡스크롤 전투를 기반으로 속도감 있는 커맨드 시스템을 통해 긴박감 넘치는 액션감을 선사한다. 이미 넥슨에서 국내 판권을 확보해 서비스할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KOG는 지난 하반기 자사가 개발 중인 온라인 레이싱게임 ‘얼티밋 레이스(UR)’를 최초 공개 했다. KOG의 경우 지난 2004년 ‘와이드 랠리’를 시작으로, 같은 해 ‘범퍼킹 재퍼’ 등 액션 장르와 더불어 레이싱 장르에도 도전을 지속해 온 바 있다.
특히 KOG가 개발해 온 모든 레이싱 게임은 자체 기술력으로 만든 게임엔진 및 물리 엔진이 사용되고 있어 눈길을 모은다. ‘얼티밋 레이스’는 정식으로 라이선스를 획득한 슈퍼카 레이싱 게임이다.
마지막으로 한빛소프트는 미공개 신작 2종을 개발 중이다. 자사의 강점인 ‘오디션’ I·P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캐주얼 게임을 포함한 다른 한 작품이다. 이들 게임에 대한 구체적인 소식은 내년 상반기 중 공개할 예정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지금까지 시장에서 선보인 적 없는 차별화된 작품을 공개한 만큼, 자사의 색깔을 반영한 기대작이 나올 것”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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