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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사막’ 펄어비스 김대일 대표, “만반의 준비 갖췄다면 온라인게임 시장은 여전히 기회의 땅”

  • 김상현 기자 aaa@khplus.kr
  • 입력 2014.12.26 10:55
  • 수정 2014.12.26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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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의 변화에 민감한 게임시장에서 꾸준히 한우물만 파며, 자신의 입지를 확고히 한 인물이 있다. 온라인게임 그 중에서도 유독 MMORPG 개발에 자신의 인생을 내던진 주인공, 그가 바로 펄어비스의 김대일 대표다.

‘릴 온라인’, ‘R2’, ‘C9’ 등을 개발하고 차세대 MMORPG ‘검은사막’을 최근 론칭한 김 대표는 국내 스타 개발자 중 한사람으로 꼽힌다. 김대일 대표는 현재 온라인게임 시장이 겪고 있는 문제들에 대해 남 다른 시각을 갖고 있다. 그는 “모든 플랫폼 게임이 위기라면 위기고, 기회라면 기회라 생각한다”며 “위기라 생각하는 이유는 어떤 플랫폼이든 장르의 고착화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고, 기회라 생각하는 이유는 어떤 플랫폼이든 좋은 게임이라면 그 시장을 석권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여전히 기회는 열려있고, 잘 만든 게임은 시장에서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좋은 게임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기존보다 더 많은 자금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충고도 잊지 않았다. 더불어 경쟁력에 대한 충분한 자신감이 반드시 수반돼야한다고 덧붙였다.

잘 나가는 스타 개발자였던, 김대일 대표는 지난 2010년 8월 자신의 이름을 걸고 ‘펄어비스’를 설립했다. 진정으로 자신이 개발하고 싶었던 온라인게임을 위한 도전이었다. 수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그렇게 혼신을 다한 작품이 바로 차세대 MMORPG로 주목받고 있는 ‘검은사막’이다. 12월 17일 신작을 론칭한 그는 어느 때보다 긴장돼 보였지만, 특유의 자신감만큼은 여전히 빛났다.

자본·실력·열정 없는 도전 ‘무의미’
개발자에서 대표로 변신했지만, 아직도 그는 자신을 프로듀서(PD)라고 칭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말한다. 실제로 ‘검은사막’ 프로그래밍을 직접 콘트롤하고 개발자들과 함께 밤새며 온라인게임을 만들고 있다. 때문에 누구보다 현재 온라인게임 개발사의 현실에 대해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 최근 신생 온라인게임사 설립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 그 역시도 안타까움을 표했지만, 시장의 흐름을 거스를 순 없다고 말했다.
“개발비가 과거에 비해 많이 올라간 이유가 가장 크다고 생각합니다. 게임이 점점 복잡해지면서 관리 감독 이슈가 많아졌습니다. 이러한 것들이 개발비 상승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때문에 대규모 개발비를 투입할 바엔 다른 부분에 투자하자는 쪽으로 흐름이 바뀐 것 같습니다.”
대작 MMORPG가 출시되고 성공한다 하더라도 당장 이런 흐름을 바꿀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결국 문제 해결의 ‘키’는 온라인게임 개발사가 갖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내년 정도엔 모바일에서도 온라인게임 이상의 퀄리티를 가진 작품들이 출시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결국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온라인게임 개발사는 ‘혁신적인 게임’을 개발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시장을 바꿀 수 없다면 그 시장을 뛰어넘는 극한의 퍼포먼스를 스스로 증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예로 ‘GTA(Grand Theft Auto)5’를 들었다. 이런 고퀄리티 게임을 만들 수 있는 개발사는 없기 때문에 그들이 시장을 독식할 수 있었다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중국 온라인게임의 퀄리티가 좋아지고 있다지만, 트리플A급 이상의 MMORPG를 개발할 수 있는 곳은 정해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런 개발사와 경쟁할 수 없다면 정통 MMORPG 개발은 무의미하고 생각합니다.”
대규모 자본과 완벽한 개발진 그리고 콘텐츠 개발에 대한 열정 등이 수반돼야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상황이다. 시장의 급격한 흐름을 탓하기 보다는 현재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역량을 먼저 돌아보는 것이 첫 번째라고 그는 강조했다.

기회를 ‘어떻게 살리느냐’가 중요
위축된 온라인게임 시장에서의 성공에 대해서 김 대표는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다. 앞서 말한 완벽한 조건을 갖춘 개발사가 있다면 성공 가능성은 분명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유저들은 항상 새로운 게임을 원합니다. 물론 기존 게임을 고수하는 부동층은 존재하겠지만, 기존에 있던 게임에 비해 완성도나 콘텐츠의 양적인 부분을 만족시켜 준다면 지금 상황에서도 충분히 온라인게임 신작이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검은사막’이 성공 조건을 만족시키냐는 질문에 김 대표는 “처음으로 만족스러운 게임이 나왔다”며 “충분한 콘텐츠를 생산했고 100% 완벽한 상태는 아니지만, 시간이 지나면 더욱 완성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검은사막’에서 게임 플레이 패턴의 변화를 만들고 싶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단순히 몬스터 사냥하고, 퀘스트 진행하고, 어느 정도 성장하면 또 다른 콘텐츠를 연결시키는 것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플레이 방식을 구상했고 어느정도 만족할 만한 성과를 냈다고 자신했다.
“예를 들면 탐험 노드 시스템을 꼽을 수 있습니다. 탐험 노드 시스템은 새로운 지역을 탐험해 투자하면, 새로운 콘텐츠를 확장할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이 시스템에 가장 신경을 많이 썼고, 실제로도 가장 어려웠습니다. 기술적인 어려움보단, 새로운 콘텐츠에 대해 개발진을 설득하고, 이러한 시스템으로 인해 대중에게도 인상적인 게임으로 남을 수 있을 거라는 설득 과정 자체가 가장 힘들었습니다.”
‘검은사막’ 개발로 여러 가지 시도를 했고, 이를 통해 자신에게 주워진 기회를 ‘어떻게 살리지’에 대한 고민을 가장 많이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검은사막’ 성공이 ‘시장 활성 촉매제’ 기대
‘검은사막’ 글로벌 진출에 대해서 그는 일단, 우리나라 성공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시아만 놓고 본다면 우리나라가 게임을 흥행시키기에 가장 좋은 시장인 것 같습니다. 태어나고 자라온 곳이기에 그나마 다른 나라에 비해 유저들을 잘 파악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게임을 흥행시켜야 된다는 부분에 있어 직관적으로나 객관적으로 접근하기 쉬운 시장은 확실합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시장이 가장 중요합니다.”
국내 론칭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짓고 해외 시장을 나가도 충분하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절대 서두르지 않고 차분히 준비한다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김대일 대표가 생각하는 온라인게임의 미래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그는 기술적인 트렌드가 온라인게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HUD(Head-up displays)로 돌아가는 새로운 디스플레이적인 U·I나, 마우스, 키보드, 패드를 제외한 새로운 입력장치에 의한 인터페이스, 혹은 플레이 버튼 하나만으로 플레이되는 부분을 차세대 트렌드라 생각합니다. 기획적인 부분을 자동화 해나가고, QA(품질관리)를 편하게 해나가는 등 프로젝트 관리적인 이슈에 대한 기술이 향후 온라인게임 개발에 핵심 주제로 떠오를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는 온라인게임 개발자로서 정부의 실질적인 정책에 대한 아쉬움 또한 토로했다.
“게임을 제대로 만들 수 있는 환경이 부족합니다. 실력이 검증된 개발사나 개발자에게 좀 더 많은 기회가 주어졌으면 합니다. 게임 개발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은 자금 확보입니다. 이러한 부분을 정책적으로 지원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있었으면 합니다. 이 문제에서 벗어나야 창의적인 게임이 나오고, 새로운 어플리케이션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비단 게임 회사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산업 전반적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김 대표는 자신 역시, 자금 부분에 많은 압박이 있었지만, 이를 잘 극복하고 좋은 파트너를 만난만큼, 꼭 기회를 살려 신생 개발사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고 밝혔다.
“‘검은사막’은 개인적으로 굉장히 의미가 많은 작품입니다.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한만큼, 게임플레이가 낯설고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딱 하루만 투자해보시길 바랍니다. 하루만 자유롭게 마음먹고 플레이해준다면, 그 이후의 재미는 반드시 책임지겠습니다.”
‘검은사막’의 성공이 당장 시장 트렌드를 바꾸진 못할 것이다. 그러나 그의 지론은 분명, 새로운 온라인게임사를 설립하는 이들에게는 용기를 줄 것이고 이는 온라인게임 시장 활성화에 촉매제로 작용할 것이라고 기대해본다.


 

* 김대일 대표 프로필
● 2002년 릴온라인 출시
● 2006년 ‘R2’ 출시, 디지털콘텐츠 국무총리상 수상
● 2009년 ‘C9’ 출시, 대한민국 게임대상 대상(대통령상), 기술창작상(그래픽, 캐릭터, 사운드) 수상
● 2010년 펄어비스 설립
● 2014년 ‘검은사막’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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