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섹션스튜디오 지미 윤 대표, “아트의 神들이 만드는 행복한 게임”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15.07.24 10:50
  • 수정 2015.07.24 10:59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예술성·게임성 극대화한 ‘제2의 갓 오브 워’ 개발 박차

 

섹션스튜디오는 세계 최고의 그림 장인들이 모인 곳이다. 국내 유저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미 이 바닥 개발자들에게는 그야말로 ‘괴물’들이 모여 사는 곳이다. 그래픽 디자이너들에게는 선망의 대상이자 목표처럼 비춰지기도 한다. 그들이 작업하면 뭔가 다르다. 세계 최고의 게임을 나열하다 보면 그 중 6~7할은 섹션 스튜디오의 손을 거쳤다. 소니온라인엔터테인먼트의 ‘갓 오브 워’와 같은 불후의 명작에서부터 전 세계를 발칵 뒤집었던 인디게임 ‘저니’까지 그들의 포트 폴리오에 들어 있다. 이 시대 가장 창조적이고 예술적인 개발자 집단이 바로 그들이다.
예술성을 높게 평가 받지만 실은 그들도 기업이다. 기업이라는 존재는 반드시 이윤을 추구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예술과 매출. 국내에서는 물과 기름처럼 느낀다는 그 주제를 들고 지미 윤 대표를 화상으로 만났다.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일을 우선시 했죠. 하나라도 최고가 돼 보자. 한 발 한 발 천천히 나아가다 보니 어느새 세계 최고의 개발자들을 만나게 됐고, 자연스럽게 매출도 늘어 났습니다. 예술하면 돈 벌기 힘든 게 사실이죠. 그러나 끝까지 우리가 추구하는 바를 지켜 나가다 보니 기회는 왔습니다.”

섹션스튜디오는 블루캔버스라는 미국의 창조집단에서부터 출발한다. 당시 이 프로젝트는 디자인을 하는 아티스트들이 함께 모여 책이나 잡지 등에 일러스트를 기고하면서 시작됐다. 이를 통해 전 세계 10개국에 관련 서적을 출간하기도 했고 전도 유망한 기업으로 손꼽히기도 했다. 그러나 출판 시장의 불황으로 변신을 시도 했고 그 과정에서 등장한 것이 섹션스튜디오다.
“블루캔버스가 출판물을 작업하는 분야였다면 섹션스튜디오는 ‘게임 섹션’입니다. 그래서 섹션스튜디오가 된 것이죠”

 

게임 개발에 뜻을 두다
“실은 설립 초기부터 저희 회사의 목표는 우리 손으로 게임을 개발하는 것이었습니다. 누구 보다도 뛰어난 비주얼을 선보일 자신이 있었고, 이제 우리가 보여주고 싶은 비주얼을 게임으로 만들어내는 일을 고민해야 하는 시점에 오게 됐습니다.”
어느 정도 회사가 안정세에 접어 들자 지미 윤은 이제 때가 됐다고 판단한다. 2012년부터 스마트폰 등을 통해 게임을 개발하기 위해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고 그는 말했다. 이를 통해 ‘이고르 코인퀘스트’와 같은 실험작에서부터 출발해 작품을 만들어 내기 시작한다. 사실 첫 작품은 크게 히트하지 못했다. 섹션스튜디오의 아트들을 담아낼 만큼 스마트폰 성능이 좋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미 윤은 이제 방향성을 달리 잡고 게임을 준비하기 시작한다.
“E3쇼에서 MCN출신 연예인(게임BJ)를 만나게 됐습니다. 그들은 400만 ~ 600만 시청자를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그들과 함께 게임을 개발하면 좋겠다는 판단이 들었죠. 우리가 게임을 개발해 당신들을 출현시켜 주겠다. 대신 당신들은 이 게임으로 방송을 해달라. 이렇게 개발된 타이틀이 ‘좀비 킬러 스쿼드’입니다.”
‘좀비 킬러 스쿼드’는 지난 2012년말 발매돼 전 세계 각국 게임 차트를 휩쓸어 버린다. 영국을 비롯 다양한 국가에서 1위를 기록했고, 미국 등지에서는 탑10을 기록하는 등 폭발적인 성공을 거둔다.

한 걸음씩 천천히
스마트폰 시장에서 성공을 거두자 이제 지미 윤은 PC게임 개발을 시도한다. ‘블라드’, ‘티너티아’ 등 다양한 게임들이 출시돼 쏠쏠한 성과를 거뒀다. 그렇다고 해서 ‘예술가 집단’이기에 게임을 오랫동안 개발한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의외로 뒤편에는 철저한 비즈니스 상의 계산이 숨어 있다. 첫 작품 보다 두 번째 작품이 더 크게, 두 번째 작품 보다 세 번째 작품이 좀 더 크게 그렇게 차근차근 볼륨을 높이면서 단계별로 소위 ‘공부’를 해 나가면서 성장한 것이다. ‘블라드’ 제작 비화를 들어 보면 지미 윤의 비즈니스 방식이 눈에 들어 온다.
“PC게임을 개발하는 것은 좋지만 회사 입장에서는 긴 시간을 투자할 수는 없었습니다. 우리가 가야할 길은 맞다. 그러나 3개월 이상 투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이 말을 전하자 서로 회의를 하다 보니 좋은 방법이 떠올랐습니다. 아티스트들이 회사 업무를 진행하면서 틈틈이 연필로 스케치 작업을 했고(드로우 나잇), 이렇게 연필로 작업한 내용들을 스캔해 게임 일러스트로 넣었습니다. 결국 4개월만에 완성했지만 그렇게 개발된 타이틀을 오히려 독특하다고 평가하는 사람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제2의 갓오브 워에 도전
연전 연승. 그들이 지금까지 해 온 일들을 본다면 이 말이 답인 듯 하다. 지미 윤의 탁월한 비즈니스 감각이 섹션스튜디오가 어느 정도 분량의 일을 할 수 있을지를 산정해 냈고, 아티스트들은 그에 걸맞게 훌륭한 작품들을 만들어 내면서 회사는 승승장구한다. 그리고 이제 ‘공부’가 끝난 모양이다. 섹션 스튜디오는 자신들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게임 중 하나인 액션RPG에 도전한다.
“전 세계적인 게임 시장을 확인해 봤을 때 지금이 바로 액션RPG를 출시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저희가 한국인의 피를 갖고 있지만 미국에서 일을 하고 있는 만큼, 동양과 서양의 느낌을 함께 아우르면서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게임을 선보이고자 합니다.”
이번에 개발중인 작품은 ‘갓 오브 워’가 생각날 만큼 화끈한 액션에 화려한 이펙트와 타격감을 무기로 갖고 있다고 한다. 한 가지 다른 점은 비즈니스 모델이다.
“캐릭터를 강화한다거나, 아이템을 산다거나 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좋은 건 사실입니다. 그러나 처음부터 이를 무조건 강요한다는 것은 그리 현명한 선택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조금씩 차근차근 단계별로 나아가면서 특정 지점에 왔을 때 필요한 아이템을 구매한다거나, 더 화려한 의상과 이펙트를 원하는 유저들을 만족시켜 나가는 형태로 게임을 준비해 보고자 합니다.”
‘갓 오브 워’시리즈의 별명은 ‘사양 파괴자’였다. 각 기기들이 낼 수 있는 극한의 성능을 끌어내 당대 최고의 그래픽을 선보이는 시리즈로 유명했다. ‘이 기계에서 이런 그래픽이 나온단 말야?’라는 말을 다시 한번 들을 수 있을까. 섹션스튜디오의 신작 액션RPG는 2016년 중순 경에 선을 보일 예정이다.

[CEO's ART FOCUS] 섹션스튜디오는 전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아트디렉터들이 뭉친 회사다. 이들의 작품은 캐주얼한 만화 캐릭터에서부터 마치 실사 사진을 방불케하는 콘텐츠까지 끝이 없다. 그 수많은 결과물 중에서도 대표 아트웍을 선택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기자가 이 아트웍을 선택한 이유는 주제 때문이다. 세기말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이 이미지는 폐허가 된 도시에서 쓰러진 한 사람을 붙잡고 있는 여성을 표현해 냈다. 살아 움직이는 듯한 주인공의 묘사 뿐만 아니라 마치 실제처럼 느껴지는 배경과 구름들, 멀리 보이는 건물의 사실적인 표현까지 진짜라고 해도 믿을 만큼 리얼한 표현이 인상적이다. 특히 빛 하나 들지 않는 어두운 배경을 표현하면서도 화면 중앙에 둔 주인공들의 표정이 그대로 살아나는 점이 인상적이다. 이 콘셉트 아트는 지난 2014년에 발매된 액션게임 니더(Nether)에 채용됐다.

 

* 지미 윤  섹션스튜디오 대표
● 2003 ~ 2005 前 삼성 C&T 아메리카 법무/회계    
● 2005 ~      現 우리 라이트닝 홀딩스 해외운영 총괄 디렉터    
● 2008 ~      現 블루캔버스 CEO    
● 2010 ~      現 섹션스튜디오 CEO

 

저작권자 © 경향게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