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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콘텐츠 부속품으로 전락한 ‘서사’

  • 채성욱 기자 luke@khplus.kr
  • 입력 2015.09.11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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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게임은 MMORPG를 중심으로 급격한 성장을 이뤘다. 이 MMORPG의 특징이 바로 엔딩이 없는 게임성이다.
서사란 무릇 기승전결의 기본 구조를 갖는다. 그러나 MMORPG의 경우 가장 핵심적인 마무리 서사구조가 사라지게 된다. MMORPG에서의 스토리는 단지 배경과 세계관 그리고 레벨링을 위한 가이드로 박제된다. 물론 이는 해당 장르의 최대 강점이기도 하다. 유저는 자신이 만들어가는 서사를 게임 내에서 완성해간다. 
이런 특성은 국내 게임 개발에 있어 스토리를 등한시 하게 만든 핵심 배경이 됐다. 물론 게임은 다양한 영역이 융합된 종합 콘텐츠이다. 특히나 이를 구현해 내는 시스템과 비주얼 구현 기술이야말로 가장 핵심적인 요소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우리는 영화를 영상으로만 보지 않고 드라마를 배우로만 보지 않는다. 콘텐츠에서의 서사란 이를 접하는 이가 전에 없던 새로운 경험과 재미를 ‘흥미롭게’ 받아들이고, 보다 생동감 있게 몰입할 수 있는 최고의 나침반이다. 그리고 이 나침반으로 찾아낸 보물이 바로 ‘감동’이다.
우리는 사실 나침반을 잃어버린 시대를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전 패키지 게임의 감동을 마치 그 옛날의 전설처럼 간직한 게임키즈들의 푸념이 그래서 더 가슴 아픈지 모르겠다.
우리시대 서사에 대한 가치를 돌아보게 된다. 이야기가 돈이 되지 못하는 사회 구조와 이를 당연히 여기는 시대상은 모든 콘텐츠의 원형이 되는 이야기를 앙상한 부속품으로 만든다.
이야기 산업은 감동의 산업이다. 이제 보다 적극적인 원천 스토리 인력이 존중받고 함께 협업하는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기술력은 언제나 하나의 틀을 제공한다. 그러나 스토리는 구전과 서적을 넘어, 방송 영상, 영화, 게임의 형태를 갈아타며 진화한 유전자와 같다. 이제 보다 근본적인 노력을 통해 이런 원천 인력을 보강해 나갈 진중한 시기가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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