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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래프트] 시대를 읽는 눈

  • 경향게임스
  • 입력 2004.03.01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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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래프트’라는 생소한 이름의 게임의 데모판이 널리 퍼졌을 때 이 게임을 접한 게이머들의 한결 같은 반응은 바로 “뭐야, ‘듄2’ 베낀 게임이잖아”라는 것이었습니다.
RTS(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라는 쟝르의 개념 자체를 정립한 게임이 ‘듄2’인 만큼 RTS의 흐름을 그대로 이어간 ‘워크래프트’라는 게임이 아류작으로 느껴진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을 겁니다.

당시로선 웨스트우드에 비해 지명도가 한참이나 떨어지는 ‘블리자드’라는 생소한 이름의 회사에서 개발한 것인만큼 유행에 편승한 아류작이라는 인상이 더 깊을 수밖에 없었죠.
지금 생각하면 격세지감을 느낄 수 밖에 없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워크래프트’가 게이머들 사이에 조금씩 알려지면서 고유의 특징과 장점들이 서서히 알려지기 시작합니다.

‘듄2’에 비해 편리한 인터페이스라든지, 판타지를 배경으로 한 점이나 오크와 인간족의 장단점을 적절히 혼합해 밸런스를 구성한 점 등이 게이머들에게 어필하기 시작한 거죠.
특히 현재 RTS의 표준이 되는 편의성 위주의 인터페이스는 이때부터 많은 호평을 받게 됩니다.

게이머들 사이에서 조금씩 퍼져나가던 ‘워크래프트’ 인기는 ‘워크래프트2’의 출시와 맞물려 폭발적으로 변하게 됩니다. 이때가 워크래프트 인기의 절정기인 동시에 RTS장르에서 블리자드의 위상을 단번에 최고의 위치로 끌어올린 때이기도 합니다. 요즘은 RTS의 기본이 되어버린 멀티플레이 지원은 ‘워크래프트’ 인기에 불을 지핀 셈이었습니다.

이때부터 블리자드는 게임명가 웨스트우드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C&C’ 대 ‘워크래프트’ 대결구도의 한가운데 위치하게 됩니다. 시리즈와 확장팩을 번갈아 발표하며 한치의 양보없는 경쟁을 벌이던 두 타이틀은 당시의 최대 핫 이슈 중 하나였죠.

물론 이 대결구도는 ‘워크래프트2’의 끝없는 인기몰이와 ‘스타크래프트’의 성공으로 블리자드의 완벽한 한판승으로 끝나게 됩니다.

EA에 흡수합병된 웨스트우드와 세계최고의 게임개발사로 거듭난 블리자드의 현재를 보면서 시대의 요구를 정확히 짚어내는 눈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다시한번 느끼게 됩니다.

박성준 | roco@esof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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