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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 재미와 학습효과의 조화

  • 경향게임스
  • 입력 2003.12.29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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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에 교육적인 요소를 접목하려는 시도는 오래전부터 시작되었지만 정작 원하는 효과를 거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게임 특유의 몰입성과 반복성은 교육적인 효과를 내기에는 그야말로 환상적인 조화로 여겨졌고 이 때문에 게임과 교육의 달콤한 밀회는 반복되었지만 그게 잘못된 만남으로 판명되는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았습니다.

애초 ‘재미’를 철학으로 추구하는 게임에 교육적인 요소를 첨부하는 것 자체가 이율배반적인 구석이 있었죠. 이처럼 교육을 내세운 게임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반면 순수한 재미로 출발한 게임이 교육적인 효과까지 덤으로 얻게되는 경우는 종종 있었습니다.

오늘 소개할 ‘문명’도, 명작으로 손꼽히는 게임성과 더불어 역사와 지리에 관한 해박한 지식까지 보너스로 안겨주는 게임입니다. 턴타임 전략시뮬레이션의 대명사로 군림하게 된 ‘문명’은 인류의 문명을 직접 일으키고 키워나간다는 설정 때문에 절대적인 인기를 끌었던 게임입니다.

난이도도 상당하고 배우기에도 어려운, 복잡한 게임이지만 탄탄한 게임구성과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개발자 중 하나인 시드마이어의 불가사의한 힘 덕택에, 잘 만들어진 예술작품 같은 게임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특히 ‘문명’ 특유의 내정 모드나, 문명의 발달을 시대에 맞춰 따라가지 않으면 도태되고 마는 사실적인 특징들은 이 게임이 게임 이상의 게임으로 주목받게 된 이유이기도 합니다. 게다가 태초 문명의 시작과 발달을 인류역사 흐름과 맞물려 게임속에 녹여넣다 보니, 역사를 체험적으로 가르칠 수 있는 최고의 교육용 소프트웨어로도 명성을 떨치기도 한 게임입니다.

‘문명’이라는 게임의 틀이 너무 완벽하고 탄탄해서인지 그다지 큰 변화를 보이지 못한 이 게임은 ‘문명2’에서 정점에 이르렀습니다. 그후 비슷한 아류작들과 개발사와의 이견으로 양분된 후속작들 틈에서 점점 그 힘을 잃어가게 됩니다.

감히 완벽하다는 찬사를 독차지했던 ‘문명’. 그 영광이 가볍고 단순한 게임이 득세하는 세상에서도 다시 한번 빛을 발하기를 기대해봅니다.

박성준 roco@esof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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