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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OM] 알파벳 ‘D’만 봐도 식은땀이…

  • 봉성창 기자 wisdomtooth@kyunghyang.com
  • 입력 2006.10.02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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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이 보급되기 전, PC통신을 기억하는 세대라면 다들 한번쯤 머드게임에 대해서 들어보셨을 겁니다. 머드란 ‘Multi User Dungeon’의 약자로서 풀이하면 ‘다중 접속 미궁’ 정도 될까요? 직역하면 어색하지만, 따지고 보면 현재 온라인게임의 원류가 된 방식입니다. 당시 게임들은 그래픽이라고는 거의 없고 단지 텍스트로만 화면 구성이 되었음에도 무한한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며 마치 판타지 소설을 읽는듯한 재미를 선사했습니다. 여기에 한 단계 더 거슬러 올라가 머드게임의 유래를 따져보면 바로 ‘로그라이크’ 게임이라고 불리는 아스키코드 기반의 그래픽을 가진 PC게임을 들 수 있습니다.

따라서 ‘로그라이크’ 게임이 현재 MMORPG의 원조가 되는거죠. 그리고 그 게임들 중 최고봉은 단연 ADOM(Ancient Domains Of Mystery)을 꼽습니다. 여러분은 시뻘건 불을 내뿜는 거대한 용을 보고 두려움에 떠십니까? 최근 게임들은 실제 용을 방불케 하는 그래픽 덕택에 이러한 느낌이 들 법도 합니다. 그러나 ‘ADOM’에서 용은 단지 ‘D’라고 표시될 뿐입니다. 그럼에도 이 ‘D’를 보고 두려움에 떤다면 당신은 정말 ‘ADOM’의 매력에 빠져들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래픽 부분을 제외한다면 ‘ADOM’은 정말 게임내 모든 사람을 죽일 수 있는 환상적인 자유도와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굶어 죽는 현실감을 동시에 지니고 있으니까요. 10종의 종족, 20개의 직업, 12개의 별자리를 통해 완벽한 캐릭터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며 100여명의 NPC와 아이템 역시 수백 종에 달하기 때문에 아무리 플레이해도 질리지 않는 방대함을 자랑합니다. 조작 역시 키보드의 모든 키를 사용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복잡합니다. 예를 들어 귀를 판다던가 얼굴을 닦는다던가 하는 세세한 동작까지도 별도의 단축키가 존재할 정도였니까요. 압축용량이 고작 1.24메가 밖에 안 되는 점을 감안한다면 정말 놀라울 따름이죠.

사실 그래픽도 게임을 오래하다 보면 어느 순간 정겹게 느껴져, 게임 진행에 그다지 방해되는 요소는 아닙니다. 오히려 사무실에 앉아 직장상사 몰래 게임을 하실 분이라면 외양상 게임의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아 장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게임 그래픽 경쟁이 극에 달하고 있는 요즘 같은 때에 ‘ADOM’과 같은 로그라이크 게임만 보더라도 결코 그래픽이 게임의 재미와 비례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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