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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들어갈 때 다르고 나올 때 다르다

  • 안일범 기자 nant@khplus.kr
  • 입력 2016.04.26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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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되고 난 뒤 세 번째 총선을 맞이했다. 매 번 선거 캠프를 쫓아다니며 멘트 한마디 따려고 별의 별 미친짓을 다했다. 대부분 정치인들에게 녹음기를 들이 밀면 ‘그럼요 팍팍 밀어야죠’라고 말한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박근혜 대통령도 마찬가지였다. 지금까지 녹음기를 들이 민 인물 중 유일하게 유시민 전 장관을 제외하고는 모두 게임을 민다고 했다. 그러나 불이 꺼진 뒤 그들의 행보는 오간데 없다. 일명 ‘명텐도’를 개발하겠다던 공약도, ‘기능성 게임을 발전시키겠다’던 약속들은 흩어진 지 오래고 돌아오는 것은 ‘4대 중독법’에 ‘1%징수법’, ‘웹보드게임 규제’ 등 족쇄들만 가득 하다.
세계를 호령하던 게임 업계는 이미 중국에 추월당했고, 몇몇 게임들이 지탱하고 있는 글로벌 수출 성적은 더 이상 늘어나지 않는다. 
CEO들은 중국에 기업을 팔고 캐시 아웃 하기를 희망하며, 청년들은 창업은 커녕 일자리를 구하기를 희망한다. 더 이상 메마를 열정조차 없는 상황에서 그들은 ‘중독 물질 개발자’라는 딱지 까지도 받아야 했다.
지칠대로 지친 게임 업계인들에게 지난 4월 13일 한줄기 희망과 같은 빛이 열렸다. NHN게임스를 거쳐 웹젠 의장을 맡고 있는 김병관 후보가 당선, 금뱃지를 달게 됐다. 앞서 당 대표들과 자리한 연석 회의에서 강력한 어조로 게임 규제 철폐와 인식 개선을 부르짖은 그 이기에 기대가 크다.
업계 입장에서는 드디어 제대로 된 대변자를 구하게 됐다며 환영 의사를 표한다. 김 당선자 외에도 총선에서 게임 공약을 내 건 지역구 후보 4명이 당선돼 국회로 향한다. 이번 만큼은 들어갈 때와 나올 때가 같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소한 잠을 잊어 가며, 온 몸을 쥐어 짜며, 노력 하는 이들이 욕을 먹으면서 사는 일은 더 이상 없도록 만들어 주기를, 그들에게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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