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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속에도 '벗기기 열풍' 분다

  • 이석 프리랜서
  • 입력 2002.07.30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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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사이버 공간서 유통 중인 누드패치는 10여개 정도. 종류를 살펴보면 다양하다. 캐릭터가 화장실에서 일(?)을 보거나 샤워하는 장면을 훔쳐보는 패치는 애교로 봐줄 수 있다. 음모를 노출한 채 스크린을 활보하는 ‘헤어누드 패치’ 등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누구나 쉽게 설치할 수 있다는 점도 게이머들의 열풍을 부추긴다. 업계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종전의 누드패치는 사용이 어려웠다. 한번 설치하려면 메모리카드 등 하드웨어 분야에도 어느정도 지식이 있어야 했다. 그러나 요즘은 인터넷에서 다운받아 설치하면 곧바로 사용이 가능하다.

누드패치가 가장 많은 종류는 이른바 ‘쪽쭉빵빵’ 미녀들이 등장하는 게임. 이중에서도 격투게임이나 액션게임의 비중이 높다. 1인칭 슈팅게임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리턴투캐슬 올펜슈타인’(이하 RTCW)이 대표적인 예. 이 게임의 배경은 2차대전 당시의 독일. 게임에는 ‘엘리트 카드’라는 금발의 미녀가 등장한다. 그런데 누드패치를 설치하는 순간 미녀는 입고있던 가죽옷을 모두 벗어버린다.
격투게임 중에서는 고전에 속하는 ‘데드 오어 얼라이브2’(이하 DOA2)도 누드패치가 나돌고 있다. DOA2의 경우 패치를 만드는 설명서와 함께 샘플 동영상이 함께 유포돼 한동안 화제가 됐다. 설명서에는 누드패치의 설치 및 조작 방법이 일본어로 빽빽이 적혀있다. 샘플 동영상에는 나체 상태로 상대방과 격렬한 격투를 벌이는 여주인공 ‘카즈미’의 섹시한 동작들이 고스란히 실려있다.
전문가들은 설명서 내용으로 미루어 문제의 프로그램이 일본서 흘러 들어온 것으로 추정한다. 물론 일부 웹진에서는 한글 설명서도 다운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 설명서는 한국에 들어온 후 변역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김나림 원광대 교수는 “대부분 격투게임은 일본이 본고장이기 때문에 게임 매니아들 중 상당수가 일본어에 유창하다”며 “DOA2 패치는 이들이 일본 웹사이트를 서핑하다 다운로드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디렉토리에 있는 데이터를 수정하거나 치트키만으로 누드패치를 만드는 예도 있다. 이 경우 전문적인 지식이 없어도 누드패치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젊은층 뿐 아니라 20∼30대도 많이 찾는다.
캐릭터 육성게임인 ‘프린세스 메이커2’나 전략시뮬레이션 게임인 ‘퇴마전설’이 여기에 속한다. 프린세스 메이커의 경우 디렉토리 목록에 있는 ‘××파일’을 삭제하면 주인공이 누드로 변한다. ‘퇴마전설’의 경우 간단한 명령어로 게임속 캐릭터를 올누드로 만들 수 있다. 이밖에도 1인칭 액션게임 ‘퀘이크’와 시뮬레이션 게임 ‘심즈’ 등도 누드패치가 나돌고 있다.

게이머들의 짓궂은(?) 공격에는 할리우드의 유명 배우도 속수무책이다. 전세계적으로 수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포르노 배우’ 줄리 스트레인이 한 예. 그는 미국 내에서 ‘포르노 영화의 여왕’이라 불릴 정도로 인기가 높다. 지금까지 출연한 영화나 비디오만 80여편이 넘는다. “줄리가 출연한 영화는 옷을 입는 것보다 벗는 장면이 더 많다”는 말은 더 이상 그녀에게 욕이 아니다.
그런 그녀를 난처하게 한 것은 성인 액션게임인 ‘헤비메탈’의 ‘누드패치’가 등장하면서다. 헤비메탈의 경우 캐릭터가 스트레인을 그대로 본따 만들었다. 포르노 배우가 원판이다 보니 게임속 캐릭터의 노출 수위는 혀를 내두르게 한다. 그러나 누드패치가 인터넷에 떠돌면서 아슬아슬하게 그녀의 몸을 가리던 옷마저 사라져 버려 당사자를 난처하게 만들었다.
영화 ‘툼레이더’에 출연한 섹시 여배우 안젤리나 졸리도 한동안 애를 먹었다. 이 영화는 전세계 게이머들의 사랑을 받으며 5탄까지 출시했던 액션게임 ‘툼레이더 시리즈’를 영화화한 작품. 그러나 5탄을 제외한 나머지 게임의 누드패치가 공공연히 인터넷을 나돌면서 한동안 곤욕을 치렀다.

현재로써는 누가 어떤 목적으로 이같은 프로그램을 유포했는지 알려지지 않고 있다. 게임 길드를 운영하는 김성수(25)씨는 “사이버 공간에 나도는 누드패치는 모두 여성 캐릭터들을 대상으로 제작됐다”며 “남성 캐릭터는 한 개도 없는 것으로 보아 짓궂은 남성들의 장난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제작사가 게임 홍보를 위해 은밀히 누드패치를 제작, 유포했다”며 게임 개발사들의 음모론을 주장한다. 물론 해당 업체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요즘은 게이머들 스스로 이같은 프로그램을 만들어 유포할 수 있을 정도로 전문지식이 높다”며 관련 사실을 일축했다.
그러나 일부 게임의 누드패치는 내부 직원을 통해 게이머들 손에 넘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미 팬실바니아에서 유학중이라는 변모(16)군은 “지금으로부터 2년 전쯤으로 기억한다”며 “어느 회사라고 밝힐 수는 없지만 아는 사람이 게임회사에 있어 누드패치를 얻은 경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찰은 아직 누드패치의 유통 실태에 대해 모른다는 입장이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의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누드패치에 대해 수사를 한 적은 없다”며 “1차 검토 후 문제가 발견될 경우 엄하게 처벌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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