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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부 "문제게임 손보겠다"...'리니지'의「엔씨소프트」 '휘청'

  • 지봉철
  • 입력 2002.04.2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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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가 온라인게임에 대한 등급분류를 전면적으로 실시키로 결정해 ‘리니지’를 서비스하고 있는 「엔씨소프트」가 심각한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리니지’가 영등위에서 18세이용가(성인용) 판정을 받을 경우, 약 60%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PC방 영업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정부와 영등위가 등급분류 강화조치를 본격 시행하는 6월이 되면 그동안 폭력성과 사행성, 음란성 시비가 일었던 게임에 대한 집중 심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등급 심의는 4월중 마련되는 기준안에 따라 이뤄질 것이며, 각각의 게임은 전체이용가나 18세이용가(성인용), 또는 사용불가 게임으로 새로운 등급을 받게될 전망이다.
특히 그동안 각종 사이버 범죄의 온상이 돼 왔던 「엔씨소프트」의 온라인게임 ‘리니지’는 재등급 분류 시 성인용 등급 판정을 받게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정부와 영등위가 이처럼 온라인게임에 대한 등급분류를 전면적으로 실시키로 한 것은 그동안 리니지 등 온라인게임으로 인한 폭력, 사기, 사이버 매춘, 아이템거래 등이 사회범죄로 확산돼 위험수위에 다다랐기 때문. ||온라인게임 중 가장 많은 범죄를 발생시키고 있는 「엔씨소프트」의 ‘리니지’의 경우 각종 아이템이 많게는 수천만원에서 적게는 몇십만원까지 현금으로 거래된다. 게이머들 사이에서는 이미 게임내에 가상 사이버머니인 아데나가 실제 현금과 10대 1 비율로 거래되고 있다는 사실이 공공연히 퍼져 있는 상태다.
이처럼 아이템이 현금으로 거래되면서 게임외적인 부작용이 상당수 발생하고 있다. 돈만 받고 아이템을 주지 않는 사기 사건도 빈번히 발생하고 있으며 폭력사건도 급증하고 있는 것.이 뿐만이 아니다. 일부 10대 여성게이머들은 아이템을 얻기 위해 육탄전도 불사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아이템과 몸을 맞바꾼다는 것이다.
‘리니지’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는 한두가지가 아니다. 또 어제오늘의 일도 아니다. 본격적으로 문제가 제기된 것은 지난해부터. 이에 따라 언론을 비롯해 민간단체, 학부모, 교사 등은 정부와 영등위에 온라인게임 사전등급분류 제도를 강화해 줄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했다. 특히 온라인게임에 대한 심의는 기존 아케이드게임이나 PC게임과 달라 형평성의 문제까지 제기돼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영등위는 온라인게임 산업 보호 차원에서, 또 사후 규제를 담당하고 있는 정보통신윤리위원회와의 업무중복 문제를 일으키지 않기 위해 등급분류 강화 조치를 유보해 왔다. 그러나 최근 ‘리니지’에서 비롯된 각종 사이버 범죄 행위가 빈발하면서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상황을 맞게됐다. 언론은 물론 여론과 해당 업체들도 이대로는 안된다는 의식이 확산됨에 따라 과감히 결단을 내린 것.
문화부는 등급분류 강화 조치 이후에도 개선하지 않는 게임에 대해서는 음반·비디오물 및 게임물에 관한 법률에 의거해 해당 기관에 즉각적으로 행정조치 및 형사처벌 등을 의뢰할 방침이다. 정부의 이번 조치는 온라인게임의 심의를 영등위로 일원화하는 동시에 온라인게임에 대한 감시, 감독을 철저히 하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리니지’는 공성전 등 캐릭터끼리 서로 죽이고 죽는 PK(Player Killing)가 게임의 핵심을 차지한다. ‘리니지’의 경우 아이템 현금거래가 없으면 게임의 의미가 없다는 게 게임업계 일반적인 평가다. 한마디로 부작용을 수반할 수 밖에 없는 게임이라는 얘기다. 그런데도 해당업체는 지금까지 뒷짐만 진채 나몰라라하고 있다.
때문에 벌써부터 이번 문화부의 조치가 실효를 거둘지에 대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서비스 업체의 전향적인 태도변화 없이는 온라인게임으로 인한 부작용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전히 해당업체의 미온적인 대응으로 신뢰를 하지 못하겠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해당업체는 문화부의 발표가 있자 부랴부랴 진화에 나섰다. 「엔씨소프트」의 김주영 팀장은 “4월내에 실명화 조치 등 ‘리니지’로 인한 사회문제에 대한 가시적인 조치를 취할 예정이며 5월중에 새로운 ‘리니지’ 에피소드가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문제는 따로 있다. 예고없이 밝힌 ‘5월중 에피소드 발표’는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이는 6월 이후 발표되는 것에 원칙을 적용하겠다는 문화부의 예봉을 피해가겠다는 뜻이 숨겨져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번 조치로 6월이후에 발표되는 모든 온라인게임은 영등위의 심의를 받게된다. 추가로 패치할 때도 마찬가지다.따라서 「엔씨소프트」가 5월 중 ‘리니지’의 새로운 에피소드를 발표한다고 밝힌 것은 어물쩡 넘어가려는 의도를 깔고 있다고 보는 견해가 많다. 6월 전에 새로운 에피소드를 발표한 후 3~4개월 동안 서비스를 하다보면 사회적인 여론이 잠잠해질 것이라는 속셈이 배어있는 게 아니냐는 것. 이와관련 문화관광부의 김갑수 과장은 “이번 조치는 강력하게 시행될 것으로 믿는다”며 “해당업체들이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관계자들에 대한 형사처벌 및 즉각적인 행정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결국 「엔씨소프트」는 이번조치로 ‘리니지’ 서비스에 대한 추가비용부담을 받게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리니지’에 대한 전면적인 수정 혹은 서버 추가가 이뤄질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올 하반기 나올 ‘리니지2’도 공성전 등에 대한 대폭적인 수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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