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국제 혼란 속, 내실 다진 '비트코인' 주목
비트코인이 2022년 1분기에 걸쳐 미국 뉴욕증시 기술주 지표인 나스닥100보다 스탠다드 앤드 푸어스 500(Standard and Poor’s 500, 이하 S&P 500)과 더 유사하게 움직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비트코인과 나스닥 기술주는 투자 시장 내 위험도가 큰 대표적인 종목으로 올해 초까지 높은 상관관계를 가졌다.
2022년 4월 5일 현재 비트코인은 지난 1월 1일과 비교해 2.4% 하락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반면 나스닥 100 지수는 같은 기간 8.94%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S&P 500의 경우 지난 1분기에 걸쳐 4.62% 침체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결과적으로 봤을 때 투기상품으로 치부되던 비트코인이 지난 분기 가장 안정적인 결과를 만들어냈다.
지난 1월 비트코인과 나스닥 지수 사이에는 동조화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해당 시기 두 지수 사이에는 0.40이라는 100일 상관 계수(Correlation coefficient)가 관측됐다. 지난 2011년 이후 최고 수준의 동조화였다.
원인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eral Reserve Board, FRB)의 기준 금리 인상 전망과 소비자물가지수(Consumer Price Index, CPI) 폭등에 따른 시중 금리 상승이었다. 코로나 19와 관련해 인플레이션 회피처로 지목되던 두 자산이 경기 부양 정책 마감 임박에 따라 약세를 보이게 된 것이었다.
(사진=MarketScreencer)
유사한 추세의 두 지수가 상반된 양상을 띄게 된 시점은 지난 2월 말경이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비트코인은 다시 한번 국제 사회의 화두거리로 거론됐다. 우크라이나 정부의 가상화폐를 통한 후원금 요청도 화제였지만 러시아가 세계 경제 제재 속 비트코인을 자금 회피처 및 조달처로 사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대두됨에 따른 결론이었다.
러시아의 비트코인 우회 이용 가능성은 각국 정부 및 국제기관의 비트코인 규제 움직임에 도화선이 됐다. 미국과 유럽연합(European Union, EU) 등은 가상화폐를 규제하는 법안과 연구하는 행정명령 등을 승인했다.
미국과 유럽연합의 규제안은 우크라이나 사태 이전 발의됐다. 하지만 가상화폐 시장이 전쟁 자금 등의 명목으로 거론된다는 점에서 검토를 위한 연기보단 시행을 선택했을 확률이 컸을 거란 분석이다. 세계정세 혼란 속 가상화폐 시장 규제 논의는 비트코인의 소폭 상승 랠리를 이끄는 촉매제로 작용했다.
지난 1분기의 비트코인 상승추세는 역대 폭등과 비교해 화제가 될 만큼 주목받지 못했다. 하지만 거시 경제의 상황과 맞물려 돌아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경제 제재로 궁지에 몰린 러시아가 원유와 천연가스 수출 대금을 비트코인으로 받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도 해당 가상화폐의 가치를 입증하는데 한몫을 더했다.
일각에서는 비트코인 시장 규제가 블록체인의 최우선 가치인 탈중앙화를 훼손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표명하기도 한다. 그러나 최소한의 규제 틀이 없이 시장이 방치된다면 극단적인 경우에 지난해 중국 정부가 당국 내 가상화폐 산업을 뿌리 뽑은 것과 같은 결말을 맞이할 수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경향게임스=유동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