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정부, 현금 사용 제한 결정 … 디지털 화폐 개발 속도붙나
이스라엘 정부가 이달부터 불법행위에 맞서고 디지털 결제를 중심으로 하는 결제 생태계를 활성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현금 사용을 축소하는 법안을 시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매체인 더미디어라인(The Media Line)은 지난 7월 27일(현지시간) 보도를 통해 이스라엘 정부가 테러 자금 조달과 돈세탁 및 세금 미납부 등의 범죄를 방지하는 방법으로 상업적 거래에 6천 셰켈(한화 약 232만 원) 이상의 현금 사용을 금지했다고 보도했다. 개인 간 거래 내 현금 사용도 1만 5천 셰켈(한화 약 581만 원) 이하로 제한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더미디어라인은 현지 국민의 금액 전송 규모가 이스라엘 정부가 지정한 금액을 초과할 경우 직불카드 또는 디지털 송금을 통해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스라엘 내 현금 사용 제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며 상업적 거래의 경우 기존 1만 1천 셰켈(한화 약 426만 원)의 한도액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 세무 당국 관계자는 더미디어라인을 통해 “현금 사용 축소는 범죄조직이 주로 현금에 의존하기 때문에 유동성을 줄이는 차원에서 결정됐다”라며 “현금 사용이 제한될 시 범죄를 저지르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현금 사용 제한과 관련해 현지에서는 은행 계좌 미보유 인구가 전체의 10%를 차지한다는 점을 언급하며 정부 당국의 발표가 공평하지 않다는 의견도 존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스라엘 정부가 현금 사용 축소를 결정함에 따라 현지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 개발은 더욱 속도를 붙일 전망이다. 이스라엘 중앙은행(BOI)는 지난달 홍콩 금융관리국(HKMA) 및 국제결제은행(BIS)과 함께 정부 발행 디지털 화폐(CBDC)의 타당성 조사를 시작한 바 있다.
세 곳의 기관은 사이버 보안이 구축된 환경에서 디지털 화폐 사용 시 발생할 수 있는 비용과 위험성에 대해 조사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의 이름은 ‘디지털 셰켈’로 지난 2017년 말부터 개발되고 있다.
‘디지털 셰켈’ 개발에 대한 이스라엘 중앙은행의 행보는 현지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도출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지난 5월 이스라엘 중앙은행이 디지털 화폐 출시와 관련해 실시한 대중 의견 수렴에서 결제, 금융 및 통화안정, 법률 및 기술 문제 측면에서 호응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 중앙은행의 ‘디지털 셰켈’ 관련 의견 수렴은 관련 업계 33곳으로부터 의견을 취합했으며 이 중 열일곱 개의 의견은 현지 기술금융(핀테크) 커뮤니티에서 나온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디지털 셰켈’ 발행과 관련해 언급된 우려사항으로는 익명성 보장 범위를 포함한 개인 정보 문제 관련 사항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앤드루 아비르(Andrew Abir) 이스라엘 은행 부총재는 지난해 6월 현지 언론인 예수살렘 포스트(The Jerusalem Post)를 통해 ‘디지털 셰켈’ 시제품 프로그램 검증 소식을 알리며 5년 내 발행 확률을 50% 미만으로 시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