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 “비트코인 자산 가치 폭락 가능성도 열어둬야”

2022-12-01     유동길 기자

유럽중앙은행(ECB)이 지난 11월 30일(현지시간) 웹사이트 내 ‘비트코인의 마지막 저항(Bitcoin’s Last Stand)’이라는 게시글을 통해 현재 시세가 자산이 무의미해지기 전 마지막 발악일 거라는 견해를 내놓았다. 
 

유럽중앙은행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지지자들은 현재 자산 시세를 안정을 위한 조정 과정으로 보고 있으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게 유럽중앙은행의 입장이었다. 
‘비트코인의 마지막 저항’ 게시글은 지난 2010년대 중반 이후 비트코인의 가치가 필연적으로 오를 거라는 희망이 시장을 지배했으나 실질적으로 합법적인 거래의 결제수단으로는 사용된 적이 없다는 것을 피력했다. 
비트코인이 기존 통화 및 금융 시스템을 극복하기 위해 태어났으나 실제로 번거롭게 느리며 비싸다는 약점을 지닌 개념적 설계와 기술적 결점을 갖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유럽중앙은행은 가상화폐 시장에 대한 규제가 시장에는 승인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점을 조명하기도 했다. 
 

유럽중앙은행은 최근 ‘비트코인의 마지막 저항(Bitcoin’s Last Stand)’이라는 게시글을 발표했다(사진=유럽중앙은행)

유럽중앙은행은 지난 2018년부터 2021년까지 미국 내 가상화폐 로비스트가 115명에서 320명으로 늘었고 일부 의원들은 가상화폐를 신규 자산 등급으로 시사하지만, 여전히 규제 기관들 사이에서는 위험성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비트코인의 마지막 저항’ 게시글은 가상화폐 시장에 대한 규제 역시 잘못된 개념에 의해 형성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혁신을 위한 공간이 마련돼야 할 것이란 믿음이 완강하게 지속되고 있다는 관점이었다. 
유럽중앙은행은 “비트코인이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한다는 점에서 잠재력이 높을 것은 사실이다”라면서도 “블록체인 기술은 사회에 제한적 가치를 창출했으며, 유망한 기술의 사용은 그것을 기반으로 하는 제품의 부가가치를 위한 충분한 조건이 되지 못한다”라고 말했다. 
 

유럽중앙은행은 현재 비트코인 가격이 안정을 위한 조정 단계가 아닌 가치 손실 전 마지막 헐떡임이라고 표현했다(사진=유럽중앙은행)

‘비트코인의 마지막 저항’ 게시글은 비트코인 시스템이 전례 없는 환경 오염원이라는 점도 주목했다. 비트코인 채굴에서 발생하는 전력량이 오스트리아에 버금가는 연간 전력을 소비할 것으로 추정된다는 게 유럽중앙은행의 분석이었다. 유럽중앙은행은 비트코인과 관련해 발생하는 산업폐기물이 네덜란드 전체만큼이나 많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유럽중앙은행은 비트코인이 지불 시스템이나 투자 형태로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합법화돼서는 안된다고 못 박았다. 금융산업에는 시장 참여를 통한 단기적인 이익보다는 비트코인 투자로 얻을 수 있는 평판 손실을 고려해야 할 것이란 조언을 전달하기도 했다. 
 

유럽중앙은행은 전통 금융권의 비트코인 시장 참여는 기업 평판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짚었다(사진=유럽중앙은행)

한편 유럽중앙은행은 지난 8월 월간 보고서를 통해 10분 내외로 완료되는 비트코인은 결제 시점까지 가치가 변동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고액의 전송 수수료는 유럽중앙은행이 꼽은 비트코인의 또 다른 문제점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