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채굴업자 도운 중국 공산당 간부 ‘유죄’

2022-12-30     유동길 기자

중국의 한 공산당 관계자가 현지 비트코인 채굴업자를 도운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았다. 
 

사진=경향게임스

지난해 9월 중국 정부는 비트코인 채굴업을 법적으로 금지했다. 중국 현지매체인 신원롄보(新闻联播)는 지난 12월 29일 푸저우시의 전 공산당 서기였던 샤오이(小性)가 저장성 항저우 중급인민법원에서 비트코인 채굴업자 관련 부패 혐의를 인정했다고 밝혔다. 
샤오이 전 서기는 지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공산당에 재직하며 보조금 형태로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채굴업자를 지원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사건을 맡은 항저우 인민검찰원은 샤오이 전 서기의 가상화폐 채굴업자 지원은 현지 국가 규정인 신개발론을 위배한다고 봤다. 
가상화폐 채굴업자에 대한 불법적인 보조금 사용이 공공 재산에 막대한 손실을 초래했다는 게 항저우 인민검찰원의 입장이었다. 샤오이 전 서기는 가상화폐 채굴업체 지원 외에 1억 2,500위안(한화 약 181억 6,945만) 규모의 뇌물 수수혐의도 인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1억 2,500만 위안 이상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샤오이 전 서기는 법정에서 유죄를 인정했다(사진=신원롄보)

항저우 중급인민법원의 선고는 다음 회기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이번 사건은 최근 중국에서 발생한 가상화폐 관련 사고와 성격이 다르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했다. 올해 중국에서 일어난 가상화폐 관련 사건은 자금세탁 관련 내용이 주를 이뤘다. 
최근 중국 내몽골 지역의 한 일당은 가상화폐를 이용해 수십억 달러의 자금을 세탁하다 현지 공안에 체포됐다. 내몽골 경찰은 가상화폐를 사용해 120억 위안(한화 약 2조 2,513억 원)을 세탁한 63명의 용의자를 체포했다고 밝힌 바 있다. 
가상화폐 세탁에 쓰인 자본은 현지 건설사인 스무위안(Shi Mouyuan)의 자금 추적 과정에서 발견됐다. 지난 9월에는 후난성 헝향현에서 400억 위안(한화 약 7조 9,572억 원) 규모로 자금 세탁을 시도한 일당이 현지 공안에 덜미를 잡혔다.
형향현 공안은 체포된 일당이 유선 사기 및 불법 도박으로 가상화폐를 구매한 후, 다시 미국 달러로 환전하는 방식을 통해 자금을 세탁했다고 설명했다. 400억 위안 가상화폐 자금 세탁과 관련해 체포된 인원은 93명이며, 연관된 100개 이상의 전자기기가 압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헝양현 공안이 자금세탁 범죄 집단 사건을 해결해 93명의 범죄 용의자를 체포했다”(사진=현안현 공안)

중국 당국은 가상화폐 채굴 및 사용 금지를 통해 시장은 단속하고 있지만, 현지 시장은 여전히 암암리에 운영되는 모양새다. 
블록체인 분석업체인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는 지난 10월 올해 중국의 가상화폐 시장 거래량이 31.1% 감소했음에도 여전히 전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규모라고 전했다. 당시 중국에서는 몇 달 동안 위축되었던 가상화폐 거래 활동이 회복되기 시작됐다는 게 체이널리시스의 분석이었다. 
체이널리시스는 “중국에서 가상화폐 거래활동이 회복 중인 현상은 가상자산 전면 금지 발표나 이와 수반되었던 중국인민은행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라며 “가상화폐 채굴 활동 역시 부활의 기미가 보인다”라고 말했다. 
데이터를 통해 들여다본 결과 중국에는 여전히 가상화폐 초창기의 ‘반체제 정신(anti-establishment ethos)’이 남아있다는 것이 체이널리시스의 견해였다. 
 

사진=체이널리시스

한편 중국 사이버공간관리국(CAC)은 지난 8월 현지 소셜네트워크 내 1만 2천 개의 가상화폐 홍보 관련 계정 삭제를 명령했다. 
현지 매체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당시 중국 사이버공간관리국이 현지 소셜네트워크 플랫폼에 ‘금융혁신’이라는 명목으로 가상화폐를 광고하는 계정 삭제를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웨이보, 바이두, 위챗 등의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는 현지 규제 당국으로부터 계정 삭제를 지시받은 플랫폼이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 규제당국에 의해 삭제된 가상화폐 홍보 관련 계정 중 약 1천 개는 소셜네트워크 이용자를 대상으로 직접적인 투자를 안내했던 것으로 드러났다”라며 “가상화폐 투자 광고 이외에도 거래 및 채굴 방식을 공유한 계정까지 규제 대상이었다”라고 덧붙였다. 
 

중국이 금지된 디지털 자산을 대상으로 한 새로운 청소 캠페인에서 12,000개의 가상화폐 관련 소셜 미디어 계정을 싹쓸이하고 있다(사진=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