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발행이 은행산업 및 거시경제에 미치는 영향’ 논문 공개
한국은행 연구조정실이 지난 12월 31일 계간논문집 ‘경제분석(經濟分析)’을 통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발행이 은행산업 및 거시경제에 미치는 영향’ 논문을 소개했다.
논문 저자는 연세대학교 강기윤, 최병호 교수 및 가톨릭대학교 장인기 교수였다. 저자들은 디지털화폐가 도입될 때 시장 유동성 및 은행 파산위험성에 따른 영향을 분석했다. 기존 시장 유동성이 부족해질 경우 디지털화폐의 온라인 거래량은 감소할 것이란 게 논문의 결론이었다.
저자는 기존 시장의 유동성이 부족해질 경우, 예금계약을 위한 은행 비용 증가로 인해 예금 규모가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은행 파산위험성은 예금이자율과 함께 거론됐다.
논문은 “디지털화폐가 존재하는 시장에서 파산위험성이 높아지면 은행은 예금규모의 감소에 대해 높은 예금이자율 제공으로 대응할 수 있다”라며 “이는 디지털화폐의 수요자가 은행예금규모를 늘리게 할 유인을 제공한다는 결과도 도출됐다”라고 말했다.
저자는 논문을 통해 두 가지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했다. 첫 번째는 온라인 거래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계좌형 디지털화폐의 시범적 도입과 관련이 있었다.
논문은 “온라인 거래의 증가라는 구체적인 경로를 통해 디지털화폐의 도입이 사회후생의 극대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침을 보였다”라며 “이는 온라인 거래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계좌형 CBDC의 시범적 도입에 대한 정책적 근거를 제공한다”라고 언급했다.
두 번째 시사점으로는 투명하고 일관된 커뮤니케이션(의사소통) 정책이 거론됐다. 은행파산위험에 대한 잘못된 신호(시그널)가 시장에 전달되지 않도록 투명하고 일관된 커뮤니케이션 정책이 필요함을 시사한다는 게 논문의 두 번째 정책적 시사점이었다.
논문은 “최근 강원도의 레고랜드 사업과 관련된 기관의 잘못된 신호(시그널)가 자본시장의 경색을 초래했다”라며 “디털화폐라는 새로운 통화수단의 존재는 혼란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올바른 의사소통(커뮤니케이션) 정책에 대한 논의가 함께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라고 피력했다.
저자는 디지털화폐의 향후 보험과 자산운용 산업 내 예상 사용 방법도 제시했다.
논문은 디지털화폐가 도입될 경우 보험 산업은 유동성 부족의 해소로 인한 수익성 개선 장점과 예금이자율 증가로 인한 수익성 악화라는 단점을 안게 될 것으로 짚었다.
자산운용업의 경우 디지털화폐 자체가 독립적인 포트폴리오 자산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현재 금리 수준이나 주체들의 위험선호에 따라 예금 또는 국공채를 대신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한편 미국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은 지난 12월 22일(현지시간) 디지털화폐 연구인 ‘프로젝트 해밀턴(Project Hamilton)’을 마쳤다. ‘프로젝트 해밀턴’은 보스턴 중앙은행이 미국 메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와 공동으로 실시한 실험이다.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프로젝트 해밀턴’은 디지털화폐를 관리하고 전송하는 데 사용되는 기술의 기능과 한계를 이해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프로젝트 해밀턴’ 연구의 골자는 ‘오픈 디지털화폐(OpenCBDC)’ 거래 처리 소프트웨어 개발이었다.
‘오픈 디지털화폐’ 소프트웨어는 누구나 코드를 검사, 수정, 강화할 수 있도록 공개 라이선스 형태로 만들어졌다.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은 지난 2월 메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와 ‘오픈 디지털화폐’ 소프트웨어와 초기 연구 결과를 공개한 바 있다.
당시 프로젝트의 연구자들은 초당 170만 건의 거래를 처리할 수 있는 코드 베이스를 포함해 두 가지의 소스 코드 모임을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