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결제은행, “가상화폐 대신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혁신 장려해야”
국제결제은행(BIS)이 지난 1월 12일(현지시간) 자체 보고서를 통해 가상화폐 시장 수요를 억제하는 방법으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의 혁신 장려를 꼽았다.
중앙은행 디지털화폐를 실제 수요에 맞게 개선해 전통 금융에 대한 매력을 높이고 자산 전송 측면 등에 있어 가상화폐의 대안이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게 국제결제은행의 입장이었다.
국제결제은행은 보고서에서 가상화폐 투자자들의 상당수가 전통 금융의 대안으로 시장에 참여하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그러나 주요 가상화폐 업체들이 지난해 줄 도산함에 따라 시장 위험을 해결하는 것이 시급한 정책 문제가 됐다고 덧붙였다.
국제결제은행은 중앙화된 에프티엑스(FTX) 거래소 파산 속에서도 여전히 가상화폐 시장 참여자들은 탈중앙화거래소(DEX)를 지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탈중앙화 거래소는 개인간(P2P) 거래를 중심으로 하는 곳으로 사용자 간 거래를 중개하는 중앙화 거래소(CEX)와 차이를 갖는다.
국제결제은행은 “가상화폐가 저절로 사라질지 의심할 만한 이유가 있다”라며 “에프티엑스 사태에 대해 많은 가상화폐 지지자들은 문제보다는 분산화와 탈중앙화 거래소 등 기본 블록체인 기술에 해결책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보고서는 보관 방식을 설명하며 가상화폐의 위험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가상화폐 거래를 위해선 스테이블코인이 필요한데, 은행 등의 기관이 아닌 개인이 직접 스테이블코인을 관리하는 건 위험성을 내포한다는 견해였다. 스테이블코인은 법정화폐 또는 특정자산의 가치를 일대일로 추종하는 가상화폐다.
국제결제은행은 “가상화폐 중개자의 경우 위험성 관리와 고객 자금 처리 과정에서 심각한 결함에 직면하기도 한다”라며 “몇몇 가상화폐 사업 모델은 명백한 다단계(폰지) 사기로 밝혀지기도 했다”라고 언급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페드나우(FedNow)’는 국제결제은행이 거론한 가상화폐 대안책 중 하나였다. ‘페드나우’는 연방준비제도가 구축하는 실시간총액결제(RTGS) 방식의 소액결제 시스템이다.
국제결제은행은 “미국의 ‘페드나우’와 유로존의 ‘단일유로결제지역(SEPA)’ 등 실시간총액결제 시스템 도입을 통해 가상화폐 대안책을 개발해야 한다”라며 “전통금융의 건전한 혁신을 장려해 신뢰 제공이라는 중앙은행의 임무를 뒷받침 해야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중국 인민은행이 발행한 디지털화폐는 현지 전체 공급 잔액의 0.13%를 차지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12월을 기준으로 발행 중국 디지털화폐는 136억 1천만 위안(한화 약 2조 5,084억 원) 규모다.
홍콩 매체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디지털화폐의 경우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현금 계좌 예금 및 통화 정책에 미칠 영향에 대해 오랜 시간 논의를 거쳤다고 짚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