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결제은행 혁신허브 책임자,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지정학적 한계 가질 것”

2023-02-07     유동길 기자

세실리아 스킹슬리(Cecilia Skingsley) 국제결제은행(BIS) 혁신허브 책임자가 지난 2월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이하 디지털화폐)가 지정학적 한계를 가질 거란 견해를 밝혔다. 
 

국제결제은행

디지털화폐는 저비용과 고효율을 특징으로 하고 있지만, 실제로 국가 간 전송은 상호 제휴된 나라들 사이에서만 이뤄질 수 있다는 견해였다. 그는 이 경우 디지털화폐가 한 종류의 전자화폐로 남을 수 있다고 피력하기도 했다. 
세실리아 스킹슬리 책임자는 디지털화폐를 ‘지질구조판’에 비유하기도 했다. 전 세계 대다수 국가에서 디지털화폐 도입을 추진 중이지만 상호 제휴된 국가들 사이에서만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나온 표현이었다. 
그는 “디지털화폐가 완전한 상호 연결성을 갖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국제결제은행의 목표는 디지털화폐를 가능한 다양하게 활용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세실리아 스킹슬리 책임자는 세계 모든 국가들이 상호 협력할 준비가 되지 않았을 거라는 점에서 디지털화폐 통화시스템 역시 제한적으로 구축될 거라고 설명했다. 디지털화폐 시스템 신뢰도 구축은 그가 제시한 공공정책 목표였다.
 

세실리아 스킹슬리 국제결제은행 혁신허브 책임자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가 지정학적 한계를 가질 거란 의견을 밝혔다(사진=로이터)

국제결제은행은 지난달 자체보고서를 통해 가상화폐 시장 수요를 억제하는 방법으로 디지털화폐의 혁신 장려를 꼽았다. 디지털화폐를 실제 수요에 맞게 개선해 전통 금융에 대한 매력을 높여 가상화폐의 대안이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게 국제결제은행의 주장이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페드나우(FedNow)’는 국제결제은행이 거론한 가상화폐 대안책 중 하나였다. ‘페드나우’는 연방준비제도가 구축하는 실시간총액결제(RTGS) 방식의 소액결제 시스템이다. 
국제결제은행은 “미국의 ‘페드나우’와 유로존의 ‘단일유로결제지역(SEPA)’ 등 실시간총액결제 시스템 도입을 통해 가상화폐 대안책을 개발해야 한다”라며 “전통금융의 건전한 혁신을 장려해 신뢰 제공이라는 중앙은행의 임무를 뒷받침 해야한다”라고 언급했다. 
 

국제결제은행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의 건전한 혁신이 전통 금융을 더 매력적으로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사진=국제결제은행)

한편 연방준비제도는 지난해 11월 급여의 이론적 역할과 편의성을 디지털화폐 설계의 핵심 고려사항 중 하나로 지목했다. ‘이자’ 지불은 연방준비제도가 디지털화폐와 관련해 주목한 사항이었다. 
연방준비제도는 급여 수령자가 디지털화폐를 통해 ‘이자’를 받을 수 있을 경우, 더욱 매력적인 가치 저장고가 될 것이라고 짚었다. ‘보유 한도’와 ‘거래 금액 제한’ 등의 요소는 연방준비제도가 소개한 또 다른 고려사항이었다. 
‘보유 한도’와 ‘거래 금액 제한’은 향후 디지털화폐로 금융 불안 문제의 해결책으로 소개됐다. 연방준비제도는 디지털화폐가 예금 시장의 금융 마찰을 줄이고 금융 포용을 강화하며 복지를 개선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는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연방준비제도는 디지털화폐가 금융 포용을 통해 복지를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사진=연방준비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