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소매 디지털화폐 이용자 5만 명 돌파

2023-02-09     유동길 기자

인도 정부가 지난 12월 소매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이하 디지털화폐) 시제품을 발행한 가운데 이용자가 5만 명을 넘어섰다는 소식이 나왔다. 
 

인도

소매 디지털화폐는 현금이나 수표 등 지급의 대안이 될 수 있는 자산이다. 현지 통신사인 이코노믹타임즈(Econimic Times)는 지난 2월 8일(현지시간) 인도 소매 디지털화폐 시범사업의 이용자와 가맹점이 각각 5만 명과 5천 개를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이코노믹타임즈는 인도 규제 당국이 최근 정책 기자회견을 통해 소매 디지털화폐의 첫 공개 이정표를 발표하며 사업을 천천히 진행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인도 금융당국이 사업을 천천히 실행하겠다고 언급한 배경에는 소매 디지털화폐 관련 잠재적 영향을 완전히 탐색하겠다는 계획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발표까지 인도 소매 디지털화폐는 지난해 12월 1일부터 약 77만 건의 거래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인도 정부는 현재 다섯 곳의 도시에서 소매 디지털화폐 시범사업을 펼치고 있다. 현지 소매 디지털화폐 사용 도시는 향후 아홉 곳까지 늘어날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인도 소매 디지털화폐 기반구조(인프라)는 현지 국립결제공사(NPCI)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소매 디지털화폐 시제품 사업에는 인도국립은행(SBI), 바로다 은행, 인도 유니온 은행, 주택개발(HDFC)은행, ICICI은행, 코탁 마힌드라 은행, 예스 은행, 퍼스트은행 등이 참가 중이다. 
 

인도 디지털화폐 시제품 사용자가 5만 명을 돌파했다(사진=이코노믹타임즈)

인도 소매 디지털화폐를 제공하는 은행의 경우 향후 ‘페이니어바이(PayNearby)’와 ‘뱅킷(Bankit)’ 등의 지불 플랫폼을 통해 거래를 지원하고 있다. 
인도 정부는 소매 디지털화폐 출시 한 달 전 시점에 도매 디지털화폐를 출시하기도 했다. 
도매 디지털화폐는 은행예금이나 지준을 대신해 환매계약이나 증권 매입 등에 사용된다. 도매 디지털화폐 출시 이후 로이터 등 일각에서는 시장에서 시제품 사업이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이지 못한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도매 디지털화폐가 지난해 11월부터 은행 및 기관 간 거래에 사용되고 있지만 이해관계자들은 뚜렷한 이점을 보고 있지 못하다는 의견이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현지 국영은행 관계자는 ‘디지털 루피’ 거래량이 적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현금 관리 체계 및 서류작업 등의 업무가 발생해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인도 중앙은행이 지난해 11월 1일부터 도매용 디지털화폐 시제품 사용 실험을 시작했다”(사진=로이터)

한편 세실리아 스킹슬리(Cecilia Skingsley) 국제결제은행(BIS) 혁신허브 책임자는 지난 2월 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디지털화폐가 지정학적 한계를 가질 거란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디지털화폐는 저비용과 고효율을 특징으로 하고 있지만, 실제로 국가 간 전송은 상호 제휴된 나라들 사이에서만 이뤄질 수 있다는 견해였다. 그는 이 경우 디지털화폐가 한 종류의 전자화폐로 남을 수 있다고 피력하기도 했다. 
세실리아 스킹슬리 책임자는 디지털화폐를 ‘지질구조판’에 비유하기도 했다. 전 세계 대다수 국가에서 디지털화폐 도입을 추진 중이지만 상호 제휴된 국가들 사이에서만 사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나온 표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