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무부도 테라폼랩스 권도형 대표 수사 착수
미국 수사당국 ‘테라/루나’ 가상화폐를 발행한 테라폼랩스의 권도형 대표를 대상으로 수사를 진행 중이라고 현지 일간지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 3월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법무부 산하 연방수사국(FBI)와 뉴욕남부검찰청(SDNY)도 테라폼랩스의 전직 직원을 대상으로 조사를 펼쳤다고 덧붙였다.
미국 법무부는 권 대표와 테라폼랩스가 ‘테라’ 스테이블코인의 위험성과 관련해 투자자들을 오도했다고 주장 중이다. 스테이블코인은 법정화폐 또는 특정자산의 가치를 일대일로 추종하는 가상화폐다.
현지 법무부가 직접 ‘테라/루나’ 생태계를 조사함에 따라 업계에서는 권 대표와 테라폼랩스가 형사 고발을 마주할 거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민사의 경우 지난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테라폼랩스와 권도형 대표를 증권 사기 조직 혐의로 기소한 상황이다.
증권거래위원회는 테라폼랩스의 스테이블코인과 관련해 수익률 광고를 문제 삼았다. 테라폼랩스가 ‘테라’ 스테이블코인과 관련해 최대 20%의 이자를 지불하는 것처럼 광고했다는 게 증권거래위원회의 입장이다.
개리 겐슬러(Gary Gensler) 증권거래위원장은 “테라폼랩스와 권 대표가 대중에게 ‘테라/루나’ 가상화폐에 대한 완전하고 공정한 정보를 진실하게 전달하지 못했다고 판단한다”라며 “그들은 허위 및 오해 소지가 있는 진술 반복으로 사기를 저질렀다고도 본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현재 권 대표에 대한 수사는 싱가포르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경제매체인 블룸버그(Bloomberg)는 지난 3월 6일(현지시간) 싱가포르 경찰로부터 권 대표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라는 이메일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권 대표에 대한 싱가포르 당국의 수사 상세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다.
우리나라의 경우 검찰이 지난해 9월 서울남부지검 금융범죄합수단 합수1팀과 금융조사2부로 이뤄진 수사팀을 통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권 대표에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국내 수사팀은 ‘적색수배’ 요청과는 별개로 외교부를 통해 권 대표의 여권 무효화하기도 했다.
한편 자오 창펑(Zhao Changpeng) 바이낸스(Binance) 거래소 최고경영자는 최근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의 ‘테라/루나’ 생태계 구성 계획이 적절했다고 평가했다. 권 대표는 지난해 5월 붕괴한 ‘테라/루나’ 가상화폐의 준비금으로 비트코인을 지정한 바 있다.
자오 창펑 최고경영자의 발언은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과 관련해 나왔다. 은행 역시 가상화폐 생태계 준비금 구축에 있어 위험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권 대표의 이전 계획을 적절했다고 평가한 것이었다.
그는 “권 대표는 사실 (준비금 마련과 관련해) 옳은 생각(The Right Idea)를 가지고 있었다”라면서도 “단지 실행에 실패했을 뿐이다”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