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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온 오픈 100일, 무엇을 남겼나] 정체된 한국 시장에 활로 마련한 ‘일등공신’

  • 봉성창 기자 bong@khan.kr
  • 입력 2009.02.23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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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동 사냥 프로그램과 전면전 최대 이슈 … 올해까지 MMORPG 열풍 계속 주도할 것


2008년 최대 기대작으로 손꼽히며 온라인게임 업계 판도를 바꾼 엔씨소프트의 MMORPG ‘아이온’이 2월 18일부로 오픈 100일을 맞았다. ‘아이온’은 개발 기간 내내 숱한 화제를 뿌리며 ‘아이온마저 안 되면 답이 없다’는 게임업계의 공감대를 이끌어낼 정도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그 결과, 보란 듯이 오픈 직후 인기가 수직상승하며 100주 이상 1위를 차지하던 ‘서든어택’을 끌어내리는 기염을 토했다.


뿐만 아니라 엔씨소프트는 오픈 이후 상용화를 거쳐 안정적인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MMORPG 서비스의 교과서로 불러도 좋을 정도로 안정적인 서비스와 탁월한 마케팅을 선보였다. 과연 지난 100일간 ‘아이온’이 한국 게임업계에 남긴 것은 무엇이며, 향후 한국 온라인게임 업계에 미칠 파장에 대해 전망했다.



‘아이온’이 서비스 되면서 엔씨소프트가 일관되게 추진한 정책은 바로 ‘자동사냥 프로그램(일명 오토)’ 척결이다. 오픈 이틀 만에 법적 대응까지 불사하겠다는 발표를 시작으로, 유저들의 반발을 감수하면서까지 5천여 개의 계정을 대거 영구 삭제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 4일에는 게임물 등급 위원회와 함께 주요 오토 프로그램 배포 사이트 차단하기도 했다. 그동안 온라인게임 업계의 숙원사업 중 하나였던 ‘오토 프로그램’ 근절에 대해 선두기업인 엔씨소프트가 나선다는 사실은 업계의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Auto - 자동사냥 프로그램과의 전쟁 선포]
이 뿐만이 아니다. 게임업계 최초로 돈을 목적으로 24시간 게임을 플레이하는 일명 작업장 유저 및 오토프로그램 사용자들을 근절하기 위해 월정액 요금제를 채택했음에도 불구하고 300시간이라는 시간 제약을 걸었다. 이러한 새로운 요금제 발표가 있은 직후 일부 유저들은 심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그러나 상식적으로 평범한 유저가 하루 10시간 이상 매일 플레이하기는 어렵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새로운 요금제는 자연스럽게 정착되는 분위기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오토 프로그램 사용 시 얻는 이득을 최대한 줄이고, 일반 사용자들에게 보다 혜택을 주는 피로도 시스템을 도입하기도 했다.


이러한 엔씨소프트의 굳건한 의지는 게임업계 전반에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그동안 많은 수의 MMORPG들이 오토 프로그램으로 인해 게임 내 경제시스템이 무너져 막대한 피해를 입었기 때문이다. 최근 이러한 의지의 일환으로 진행된 계정 삭제를 두고 한국소비자보호원과 마찰을 빚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엔씨소프트의 강경한 입장은 결코 변하지 않고 있다.





■ 아이온 100일 일지
- 11월 11일
오픈베타서비스 개시, 첫날 동시접속자 10만명 돌파, 엔비디아, SK브로드밴드 등과 제휴상품 일제히 발표





- 11월 12일
PC방 게임 순위 1위 차지(게임트릭스 집계 기준)

- 11월 13일
자동사냥 프로그램에 대한 법적 대응 의지 표명

- 11월 16일
동시접속자수 20만명 돌파

- 11월 17일
PC방 점유율 20% 돌파

- 11월 18일
서비스 일주일만에 정식 서비스 일정 및 계획 발표

- 11월 19일
강회된 커뮤니티(레기온) 서비스 발표




- 11월 20일
신한카드와 ‘아이온’ 신용카드 출시




- 11월 25일
정식 서비스 개시

- 12월 12일
중국 비공개 테스트 실시




- 12월 16일
2008 대한민국 게임대상 ‘대상’ 수상




- 1월 13일
자동사냥 프로그램 사용자 계정 대거 영구 삭제

- 1월 30일
테스트 서버 오픈

- 2월 3일
델과 함께 ‘아이온 전용 데스크톱 PC’ 출시




- 2월 4일
6개 오토프로그램 배포 사이트 폐쇄 발표




- 2월 10일
테스트 서버 통해 피로도 시스템 공개

- 2월 13일
4/4분기 엔씨소프트 실적발표, ‘아이온’ 매출 97억원 기록





[Impact - 경쟁작과의 연 이은 대결서 ‘승리’]
‘아이온’의 서비스 시기가 11월 11일로 정해지자 업계는 술렁였다. 당시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이하 와우)’의 두 번째 확장팩인 ‘리치왕의 분노’가 일찌감치 11월 18일 서비스를 예정해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보통 대작들이 충돌을 피하기 위해 서비스 일자를 멀찌감치 떼어놓는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레적인 결정이 아닐 수 없었다. 당시 비슷한 시기에 서비스할 것으로 알려진 CJ인터넷의 ‘프리우스 온라인’은 ‘와우’와 ‘아이온’을 의식한 듯 서비스 시기를 10월 28일로 일찌감치 앞서 잡기도 했다. 결국 ‘아이온’과 ‘와우’의 승부는 ‘아이온’의 한판승으로 끝이 났다. ‘아이온’이 서비스 된지 일주일이 지난 후 예정대로 ‘와우’ 확장팩이 공개됐지만,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고 회원 수가 계속 증가했기 때문이다.


관심을 모았던 ‘서든어택’과의 승부 역시 싱겁게 끝이 났다. 100주가 넘도록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켰던 ‘서든어택’이 이렇게 쉽게 1위 자리를 내줄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상할 수 없었다. 그러나 ‘아이온’은 오픈베타 첫날 가볍게 ‘서든어택’을 따돌리고 전체 점유율 1위(게임트릭스 집계)를 차지한 이후 한 번도 자리를 내주지 않아 게임업계를 놀라게 했다. 결국 ‘아이온’은 짧은 서비스 기간에도 불구하고 지난 12월 16일 2009년 대한민국 게임 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Offline - 높은 인지도 바탕으로 오프라인 프로모션 적중]
‘아이온’의 성공 뒤에는 엔씨소프트만의 독특한 마케팅 기법이 한 몫 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물론 ‘아이온’은 서비스 이전부터 각종 매체에서 기대작 1순위로 꼽으며 높은 인지도를 보유하고 있었던 만큼, 여타 게임과 출발선상 자체가 달랐다. 그러나 엔씨소프트가 온라인게임 마케팅의 필수코스로 꼽혔던 포털 광고를 일절 하지 않은 점은 호사가들 사이에서 숱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그만큼 ‘아이온’의 흥행에 대한 자신감을 반증하는 사건이기 때문이다.


‘아이온’의 마케팅은 오프라인 중심으로 이뤄졌다. 우선 서비스 시작과 동시에 엔비디아와 SK브로드밴드를 통해 아이온 관련 상품을 쏟아냈다. 뿐만 아니라 동서식품과 ‘아이온’의 이름을 딴 음료수를 선보여 PC방 시장을 공략했고, 상용화를 앞두고는 신한 카드와 제휴해 요금을 할인해주는 ‘아이온’ 신용카드를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었다. 최근에는 다국적 컴퓨터 메이커인 델컴퓨터와 아이온 전용 PC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러한 전략은 대체로 적중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이미 높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아이온’은 익명의 다수를 상대로 막대한 광고비를 지출하기 보다는, 실제 매출을 일으킬 수 있는 유저 층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해 충성도를 끌어올리는 방법이 훨씬 효과적이었다는 것이다.



[Next - 차기 MMORPG 대권 경쟁 치열]
‘아이온’으로 촉발된 MMORPG 대세론은 2009년에도 전체 게임 시장을 이끌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포스트 ‘아이온’의 자리를 누가 차지할 것인가를 두고 벌써부터 설왕설래가 지속되고 있다. 넥슨, NHN, 네오위즈, CJ인터넷 등과 같은 대형 퍼블리셔들도 ‘아이온’의 아성을 뛰어넘기 위해 각자 연내에 대작 MMORPG들을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현재 ‘아이온’의 하늘 높은 줄 모르는 인기는 별다른 변수가 없는 한 올 한해 계속 이어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무엇보다 정식서비스 이후 오히려 동시접속자수가 오르는 기현상을 보일 정도로 ‘아이온’에 대한 유저들의 충성도가 높기 때문이다. ‘아이온’이 그동안 선보인 대작 MMORPG들의 재미요소를 철저히 분석해서 개발된 ‘완성형 MMMORPG’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지금까지 가지고 있던 고정관념을 완전히 탈피한 다음 세대 MMORPG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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