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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현 기자의 프리토크 - 게임물 등급위원회 정책팀 전창준 팀장] 게임위는 업계 포졸이 아닌 ‘머슴’입니다

  • 김상현 기자 AAA@khan.kr
  • 입력 2009.03.30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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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간 장르별 통계 발표로 게임시장 분석 가능 … 등급심의 국제 표준화 목표로 정진


지난 16일 게임물등급위원회(이하 게임위) 등급 심의 수수료 인상안 시행됐다. 그 동안 준비를 철저히 했고 업체들에게도 충분히 고지한 만큼 큰 무리 없이 등급 심의 신청이 진행됐다. 그러나 아직도 일부 업계에서는 심의 수수료 인상을 두고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특히 모바일 업체들의 경우 이번 인상안이 매우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게임위 측은 충분히 이해는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번 인상안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상안에 대해 2년 전부터 외부 용역 업체에 의뢰해 충분한 검토를 거쳤고 업계 의견 또한 수렴했다는 것이다. 특히 업계 의견을 충분히 듣고 이를 반영해 인상 폭을 약간 낮췄고 심의의 85%를 차지하는 중소기업들에게 30% 감면 혜택을 줬다.

게임위 정책팀 전창준 팀장은 “당장 업체들이 받는 부담감은 크겠지만, 향후 게임산업의 발전의 밑거름이 된다는 생각을 가져줬으면 하는 바램”이라며 “심의 서비스 질 개선과 국제 표준화 등급심의 등 글로벌 진출에 힘이 될 수 있는 게임위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전창준 팀장은 1997년 KTH에 입사해서 신사업기획팀장, 게임사업본부 퍼블리싱 팀장을 거쳐 게임위에 입사했다.

게임업체에서 10여년간 일했기 때문에 누구보다 게임업체들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누구보다 이번 심의 수수료 인상안에 대해서 철저히 고심했다. 그는 이번 심의 수수료 인상안에 대해서 좀 더 넓게 봐줄 것을 부탁했다. 게임위가 단순 심의 등급기관이 아닌 게임산업 발전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기관으로 탈바꿈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는 것이 그의 계획이다.



[심의 서비스 질 개선에 집중]
등급 심의 수수료 인상 발표 며칠 전, 게임위 홈페이지가 DDoS(분산 서비스 거부 공격)에 곤욕을 치뤘다. 중국 해커의 공격이 의심되지만, 게임위 심의에 불만을 품은 이들의 공격일 수도 있다는 것이 전 팀장의 설명이다.


“사실 게임위 자체 예산이 턱없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지금은 서버를 바꾸어서 정상적으로 서비스하고 있지만 언제 또 공격을 받을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이럴 때 자체 예산이 필요합니다. 게임위는 이익을 창출하는 집단이 아닙니다. 수수료 인상으로 얻게 되는 예산은 서비스 질 개선에 대부분 투자될 것입니다.”



머리로는 이해가 가지만, 당장 힘들어하는 중소 개발사들에게는 수수료 인상안이 부담일 수 밖에 없다. 한국게임산업협회에서도 이번 인상안에 대해 메이저 업체는 상관없지만 중소업체들의 경우 70% 감면을 요구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심의의 건수의 85%가 중소 개발사입니다. 물론 그들의 고충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예산 확보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30% 감면 이외에도 중소 개발사들에 대한 다양한 혜택을 고민 중에 있습니다. 업체들이 심의를 받는데 불편함을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당장 홈페이지에서 모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 전 팀장의 설명이다. 업체들이 어려워하는 심의 과정을 온라인에서 쉽고 빠르게 진행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작업 이외에 어떤 것을 준비하고 있는지 궁금했다.



“심의 등급 세계 표준화 작업을 기획중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등급심의를 받은 제품은 다른 나라 서비스를 할 때 별도의 심의 없이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입니다. 동남아시아의 경우 우리나라 심의 등급에 관심을 보이고 있고 온라인 쪽 심의 프로세서는 세계 최고라고 자부합니다.”


게임위는 올 6월부터 동남아시아 국가 공무원들을 게임위에서 6개월간 교육시킨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문화 한류가 이제는 정책 한류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전 팀장의 설명이다.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바코드 시스템’]
게임물 등급 조회가 많이 편리해졌지만, 아직까지도 등급 조회를 할 때 불편한 점이 많다. 게임사 명과 타이틀 명 등이 중복되거나 검색이 아예 안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시스템을 보안할 대안이 있는지 궁금했다.


“2년 동안 심의를 진행하면서 게임물에 대한 상당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런 데이터를 좀 더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논의를 하고 있습니다. 이 중 하나로 기획되고 있는 것이 ‘바코드 시스템’입니다. 게임위에서 만든 바코드를 갖고 있으면 심의 년도, 장르, 등급 등을 알 수 있게 계획중입니다.”



주민등록 번호와 같은 게임물 번호를 만들어 관리의 효율성을 높인다는 것이 전 팀장의 설명이다. 이는 해외 표준화 작업에도 큰 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이 같은 체계적인 데이터 관리 시스템이 정착됐을 때 게임산업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 팀장은 강조했다.


“연간 심의 받는 게임들의 장르와 등급 등만을 통계내도 한눈에 게임시장의 흐름을 읽을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이는 향후 게임업체들이 어떤 장르를 개발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덜어줄 수 있을 것입니다. 아마 기사를 쓰실 때도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웃음).”


심의 데이터를 활용해 게임시장의 트렌드를 미리 예측할 수 있고 향후 정책에서 지원부분을 정할 수 있는 등 게임산업 발전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새로운 플랫폼에 대한 준비]
게임의 새로운 플랫폼이 나오고 있다. IPTV는 물론, 아이폰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게임들이 구동되고 있다. 특히 최근 앱스토어에서 아이폰 전용 게임들이 팔리기 시작하면서 국내에서도 아이폰과 아이팟 게임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새로운 플랫폼에 대해서도 물론 예측하고 대책을 마련 중입니다. 다만 방식에 대한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조금 더 고민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아이폰 전용 콘텐츠에 대해서는 일차적으로 공급자와의 긴밀한 협의가 필요합니다. 한국 서비스에서는 등급 심의를 받은 게임들만을 올린다든가. 자극적인 소재나 선정적인 게임들에 대해서는 자체적인 필터링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게임시장이 커지는 만큼 최대한 빠르게 대응해 우리나라가 피해 보는 일이 없도록한다는 것이 전 팀장의 설명이다.


“지난번 기자 간담회에서 이수근 위원장이 이야기하셨지만, 우리는 제재 기관이 아닙니다. 게임산업 발전을 돕는 서비스 기관이라는 마인드를 갖고 일하고 있습니다. 아케이드 게임 역시 사행적인 목적이 없다면 심의를 진행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습니다.”


올해 5월부터 성인용 아케이드 게임 심의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는 것이 전 팀장의 설명이다. 운영정보표시 장치 부착으로 효율적인 사후관리 또한 할 수 있기 때문에 건전한 아케이드게임 문화 정착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전창준 팀장 프로필


● 1971년 서울 출생  
● 한국외국어대학교 영어과 졸업  
● 1997년 KTH (구.한국통신하이텔) 입사
● 2003년 KTH 기획조정실 신사업기획팀장  
● 2004년 ~ 2006년 KTH 게임사업본부 퍼블리싱팀장
● 현 게임물등급위원회 정책지원팀장


사진 김은진 기자  ejui77@kh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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