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다 문 열어. 도 넘은 장난 법 심판대로
FBI다 문 열어. 도 넘은 장난 법 심판대로
  • 안일범 기자
  • 승인 2021.05.04 14: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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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BI다 문 열어. 일종의 유행어(밈)처럼 회자되는 단어다. FBI가 현장에 등장한 뒤 테러범을 잡을 때 쓰는 단어로 유명세를 탔다. 알고 보면 이 밈은 사연이 있다.

지난 2013년 한 FPS게임 스트리머 집에 FBI가 들이닥쳤다. FPS게임을 즐기는 소리를 총기 난사 소리로 오해한 FBI가 신고를 받고 출동하면서 일어난 헤프닝이다. 그저 게임을즐기던 스트리머는 난데 없이 체포를 당했고 이 장면이 고스란히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된다.

이 영상은 전 세계로 퍼저가나가 파장을 일으킨다. 테러 대응 기관에 일종의 ‘장난 전화’를 걸어 제보한 이들이 첫 번재 지탄 대상이 됐다. 두 번째는 FBI가 문제가 됐다. 게임 속 총기 소리와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는 부분이 가장 큰 조롱거리다. 여기에 게임한 죄 뿐인 일반 시민을 게임한 죄(?)로 진압한 점도 공분을 산다. 

마지막으로 이를 악용하는 이들이 크게 늘었다. 일종의 놀잇거리삼아 장난 전화를 하기도 하며, 게임에서 지거나, 빚 관련 문제 등으로 ‘복수(?)’를 하기 위해 쓰기도 한다. 

라이브 방송을 보다가 상대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FBI에 총기소리가 난다고 신고한 뒤 그가 체포되는 장면들을 구경한다. 일명 ‘스와팅’이라는 명칭으로 수 차례나 전파를 탔다. 결국 수 많은 스와팅이 진행되면서 사람들은 점점 무감각해지며, 이를 범죄가 아닌 장난으로 받아들인다. 
 
결국 큰 사고가 터진다. 지난 2017년 ‘콜 오브 듀티’를 플레이하던 한 유저가, 스와팅에 당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다. 허위 신고를 한 인물이 분명히 가장 큰 문제지만 경찰의 과잉 진압 논란도 함께 일면서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와팅’은 현재까지 끊이지 않는 문제로 자리잡는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 스와팅이 게임사를 향해서도 번저 나간다는 점이다. 일례로 캐나다 몬트리얼 유비소프트는 스와팅에 자주 시달리는 기업 중 하나다. 이 회사가 개발한 게임 ‘레인보우 식스’가 폭발적인 인기를 얻으면서 개발사역시 주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를 스와팅한 용의자가 최근 특정됐다. 엉뚱하게도 지구 반대편 프랑스에서 일어난 일로 보인다. 프랑스 매체 라 프레세(La Presse)가 독점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현재 용의자가 특정됐고 재판이 진행될 예정이다. 무죄추정원칙에 따라 일단 범죄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다. 

용의자 Y는 ‘레인보우 식스 시즈’ 악성 유저다. 유비소프트에 의해 총 80회가 넘게 차단된 전례가 있다. Y는 수차례 선을 넘는다. 먼저 ‘레인보우 식스’ 짝퉁 사이트를 만든 뒤 이 사이트에 계정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유저들의 계정을 탈취한다. 또, 특정 유튜버를 공개 저격(?)해 계정 탈취를 시도하고 해킹 위협을 가한다. 종래에는 스와팅 시도를 통해 특정 유저들을 저격하기도 하며, 별의 별 수단을 다 동원해 사람들을 괴롭힌다. 

수범은 점점 과감해진다. 어느날 그는 유비소프트에 전화해 폭탄 테러 위협을 가한다. 200만달러를 보내지 않으면 건물을 폭파하겠다고 밝혀, 프랑스 당국이 출동해 대대적인 작전을 펴게 만들기도 했다. 유비소프트 몬트리올 직원 400명과 당국 출동 병력들이 모두 피해를 입었다. 

뿐만 아니라 유비소프트 직원을 사칭해 게임 운영자 권한을 탈취하는 시도를 하기도 하며, 별의 별 협박전화들을 건 것으로 알려져 있다. Y는 라 프레세와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계정에 1,500달러를 썼으니 차단을 해제해달라’고 요구했다.

한 심리학자는 소위 ‘악플러’들을 분석하면서 ‘온라인상의 인격과 현실상의 인격을 분리해서 생각하는 현상’이 있다고 분석했다. 게임이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과도한 행동을 해도 현실의 나에게는 영향이 없다고 생각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때문에 익명의 그늘에 숨어 과격한 행동을 할 때도 있다고 한다. 

게임은 경쟁을 주제로 하는 요소들이 다수 있다. 경쟁이 과열되면 분쟁으로 번지기도 한다. 분쟁이 과열되고 감정이 고조되면 꼭 사고가 발생한다. 그 책임은 반드시 본인에게 돌아온다.
결국 온라인상의 나도, 현실상의 나도 둘다 동일한 인물이라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 글을 남기기 전에, 서로 싸우기 전에. 한번 쯤 그 다음에 일어날 일을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

[경향게임스=안일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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